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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4일 화요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12월 마지막 주 부터 이번주 초 까지 기분전환을 할 생각으로 강원도를 다녀왔습니다. 정말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1. 이것저것

1-1. 고어텍스
고어텍스는 정말 좋습니다. 고어텍스를 개발한 사람들에게 무한한 축복이 있기를!

1-2. MRE
여행을 떠나기 전 동대문에 들렀다가 MRE를 떨이로 잔뜩 구매했습니다.



이걸 짊어지고 다니면 식비를 아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대량으로 구매했는데 원래의 목적은 달성했습니다만 짐이 많아졌습니다. 이걸 짊어지고 다니는 동안 군량을 짊어지고 행군했다는 우중문, 우문술의 수나라 별동대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진부령을 넘어갈 때는 꽤 힘들더군요.

1-3. 메모리카드
여행을 다니면서 처음으로 디카의 메모리가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메모리카드의 용량은 넉넉하면 넉넉할 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2. 구제역

원래는 강원도에서 경상북도 산간지역까지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구제역이 창궐해서 여행범위를 강원도 만으로 좁혔습니다. 그런데도 제가 강원도를 돌아다는 동안 강원도 곳곳이 구제역에 뚫려 버렸지요. 정말 우울한 일입니다.



3. 전적비

한국전쟁은 한반도에 본격적인 근대국가 들어서는 계기를 마련했고 그 이후 수십년간 전개된 북한과의 대결은 그 근대국가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중요한 사건인 만큼 이 사건의 흔적들은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각종 전적비와 기념비도 그것들 중 하나지요.

인제군 백골병단 전적비
고성군 향로봉지구전투전적비
고성군 당포함전몰장병충혼탑
속초시 수복탑
속초시 해양경찰충혼탑
속초시 제1군단전적비
속초시 통천군순국동지충혼비

북한과의 충돌은 현재 진행형이니 앞으로도 유사한 조형물이 계속 들어서겠지요.




4. 겨울바다

파도와 바람이 몰아치는 겨울바다는 정말 근사합니다. 겨울바다를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식욕도 솟아나지요.

고성군 거진항
속초시 동명항
양양군 하조대 해수욕장
양양군 기사문리항


5. 개

양양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아주 귀여운 강아지들을 키우더군요. (개라는 짐승이 그렇다지만) 나름 붙임성도 있고. 올 여름에도 이 친구들이 무사한지 한번 확인하러 가 봐야 겠습니다.



6. 기차

여행을 다니는 동안 가끔 기차를 이용했습니다. 사실 여행할때 기차처럼 즐거운 교통수단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강원도에 철도가 좀 더 늘어나면 좋을 텐데...



7. 눈

이번 여행에서 걱정 했던게 폭설이 오면 어떻게 하나 하는 것 이었는데 삼척을 제외하고는 날씨가 대체로 맑아서 별 탈 없었습니다.

삼척시 공양왕릉을 지나 황영조 기념공원으로 가는 길

8. 책

여행을 다닐때 책 한권 정도는 들고 갈 필요가 있지만 두꺼운 책은 필요가 없더군요. 하루 종일 걸어다니다 보면 피곤해서 몇장 넘기다 꿈나라 익스프레스를 타는게 다반사이니 말입니다. 무겁고 배낭 무게만 늘리는 두꺼운 책은 앞으로 들고 다니지 말아야 겠습니다.


별로 긴 여행은 아니었지만 꽤 즐거웠습니다. 2011년의 시작을 상쾌하게 했으니 남은 한해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 봐야 겠지요.

2009년 9월 11일 금요일

MRE에 대한 유명한 일화

C 레이션에 대한 아래의 글에서 MRE(Meal Ready-to-Eat) 이야기가 나왔군요. MRE 이야기가 나온 김에 MRE에 대한 유명한 일화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1991년 초, 걸프전 직후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구호활동 당시의 이야기 입니다.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라서 많은 분들이 잘 아실 것 같네요.

병사들은 피난민들에게 MRE를 공급했는데 대부분의 병사들과 마찬가지로 쿠르드족들 또한 이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쿠르드 피난민들은 MRE의 내용물을 낯설어 했으며 또한 그 맛에 대해서도 신통치 않게 생각했기 때문에 일단 아사의 위험을 피한 뒤에는 더 이상 그것을 먹기를 거부했다. 그 무렵 위생과 건강상태가 개선되었고 병사들은 감자, 밀가루, 설탕, 쌀, 그리고 식용유와 같은 식재료들을 보급받아 배급했다. 피난민들은 그 뒤로 자신들의 요리를 만들어 먹을수 있게 되었다.

Robert H. Scales. Jr, Certain Victory : The U.S. Army in the Gulf War, Brassey, 1994/1997, pp.345-347

과연 Meal Rejected by Ethiopians, Meal Rejected by Everyone이라는 명성에 걸맞는 일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