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2월 17일 일요일

남대문 화재 사건에 대한 잡담

어제 모처에서 문화재 담당 공무원으로 있는 후배를 만났습니다. 식사를 하다 보니 자연히 장안의 화제인 남대문 방화사건으로 이야기가 흘러갔습니다. 아무래도 식사하러 모인 사람들의 성향상 시니컬한 방향으로 대화가 흐르더군요.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어린양 : 남대문이 불에 타고 나니 전 국민이 문화재 애호가가 됐구만.

후배A : 낄낄. 아마 풍납토성 발굴 조사 때문에 아파트 공사가 늦어진다고 발광하던 새끼들도 숭례문 전소에 가슴 아파 할걸요.

어린양 : 어떤 교수 찾아가서 항의했다는 그 재개발업자들 말이냐. 아마 그럴것 같은데. 낄낄

후배A : 아니, 왜 한 예전에 경당지구에 불법으로 난입해서 굴삭기로 박살냈었잖아요.

어린양 : 아. 맞아 그랬었지.(잠시 마음속으로 반성)

후배B : 푸. 동래성 해자 소식은 들었냐? 거긴 지하철 뚫잖아.

어린양 : 하여간. 이벤트만 터지면 집단 발광하는 건 도데체 뭐람. 이럴 때 발광하지 말고 평소에 경복궁에 쓰레기나 함부로 버리지 말라지.

후배B : 아직 대한민국은 후진국이라.

어린양 : 생각하는 수준이 여전히 꿀꿀이죽 시절이라니깐.

이제 남대문 관련 소식들도 점차 잠잠해지는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한 두어달 지나면 새까맣게 잊혀지고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속에서 문화재 파괴를 계속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