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많은 박물관 처럼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에서도 항공우주관련 저술을 한 저자들을 초청해서 친필서명본을 판매하는 작은 행사를 하고 있었는데 제가 방문한 날은 미공군 예비역대령 새뮤얼(Wolfgang W. E. Samuel)씨가 와 있었습니다.
Wolfgang W.E. Samuel 미공군 예비역대령 |
가장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전후 Me 262를 시험한 미육군항공대 조종사들의 회고담이었습니다. 새뮤얼씨는 상당수의 시험조종사들이 Me 262의 성능을 높게 평가했고 특히 P-80보다 우수한 기종이라고 평가했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2차대전 당시 P-47을 조종했고 전후에 Me 262의 시험비행을 담당했던 밥 스트로벨(Bob Strobell)은 미육군항공대의 공식보고서에서 Me 262와 P-80의 비행성능이 거의 동등하다고 평가한 것이 틀렸다고 주장하고 Me 262가 P-80 보다 훨씬 우수한 기종이라고 말했다고 하는군요. 그리고 스트로벨 외의 다른 시험조종사들도 Me 262를 더 우수한 기종으로 평가했다고 합니다. 또다른 Me 262의 시험조종사였던 월터 매컬리(Walter J. McAuley)는 Me 262가 P-80보다 비행성능은 우수하지만 조종성과 기계적 신뢰성이 낮은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Me 262와 P-80의 비교평가에 대해서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척 예거의 평가가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예거는 두 기종의 성능이 거의 대등하다고 평가했지요. 두가지의 대립하는 주장을 보면 최고속력이나 상승속도 같은 계량가능한 지표 외에도 조종사의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많다는게 흥미롭습니다. 새무얼씨도 조종사 출신이다 보니 이 문제를 열심히 설명해 주었는데 제 영어가 짧은데다 항공용어를 섞어 쓰다보니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하여튼 새무얼씨도 개인적으로 기계적 신뢰성을 제외하면 Me 262를 매우 높게 평가한다고 하더군요.
새뮤얼씨는 그 밖에도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 주었는데 제 영어실력이 부족하다 보니 모두 알아듣지는 못했습니다. 그 덕에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서 사진에 나온 두권의 책을 다 사게 됐습니다. American Raiders : The Race to Capture the Luftwaffe's Secrets을 읽어보니 새뮤얼씨가 설명해 준 이야기 중에서 알아듣지 못했던 부분도 이해가 가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