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5일 일요일

김석원 준장 재임용 소문에 대한 미국 군사고문단의 반응

김석원이라는 군인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평가가 많은데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아직 공부가 부족해서 어떻게 판단을 내려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부정적인 평가가 많은걸로 봐선 당시에도 썩 좋은 평을 받지는 못 한 것 같다.

다음 문서는 미 대사관 문서군인 RG59에 들어있는 내용으로 미 군사고문단장이 신성모 장관에게 보낸 편지다. 꽤 유명한 문서고 한국전쟁과 관련된 저작들에 자주 언급되는 것 같다. 아마도 김석원에 대한 가장 신랄한 평가가 아닐까 싶다.

1950년 3월 18일

대한민국 국방부장관 각하

본관은 최근 김석원 전 육군 준장이 복직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경우 그가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될 것이라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각하(신성모) 께서도 기억하시겠지만 저는 지난해 7월과 8월 김석원이 공금횡령과 부정행위를 저질렀으며 부패하고 공직을 남용하는데다 장교에게 필요한 윤리와 도덕적 기준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음이 적발된 데 관한 저의 견해를 말씀 드린 바 있습니다. 이미 지적한 문제점 외에도 제가 직업군인의 관점에서 진지하게 평가하면 김석원의 군사 과학과 전술에 대한 지식은 매우 형편없습니다. 김석원은 그가 맡은 방어책임구역의 방어 준비를 하는데 기본적인 원칙조차 이해하지 못했으며 설사 말단 초급장교라 하더라도 용납 못할 정도로 전술원칙에 대해 근본적으로 무지합니다. 저는 김석원이 전술가로서의 능력이 형편없기 때문에 만약 그가 더 책임 있는 직위를 맡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안보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김석원은 도덕적으로도 해이한 인물이기 때문에 행정이나 재정을 책임지는 직위에는 결코 임명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김석원의 무능함에 대해서 더 지적하자면 우리 미국측의 관점에서 봤을때 김석원 장군은 고문단을 활용할 줄도 모르고 그럴 의사도 없었습니다. 그는 미국인 고문관을 신뢰하지 않았으며 한번도 솔직하게 의논한 적이 없고 고문관의 조언을 무시했습니다. 김석원은 한국 육군본부의 명령을 종종 무시했습니다. 제가 그의 직속상관이었을 때도 김석원은 명령을 따르지 않아 저는 몇 차례나 그를 군법회의에 회부하려 했습니다.

김석원을 채병덕 소장의 후임으로 임명하는 것이 국가에 해가 되는 일이기 때문에 각하께서 이 문제를 직접 다루셨으면 합니다. 각하께서 김석원 문제를 그냥 내버려 두신다면 김석원은 참모총창과 국방부를 무시하고 직접 이 대통령에게 음모를 꾸밀 것입니다. 김석원이 재임용 된다면 그의 입지가 더 커져 각하마저도 그에게 휘둘리게 될 것입니다.

김석원은 일본 장교집단이 가진 가장 추악한 특성은 모두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갖춘 직업군인적인 미덕은 하나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건데 김석원이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에 임명될 경우 한국군과 미국 군사고문단이 계속해서 효율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석원이 고위직에 임명된다면 한국에서의 임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김석원이 참모총장에 임명된다면 저는 본국에 저의 소환을 요청할 것이고 또 제 후임을 추천하는 것도 매우 난처할 것입니다.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각하께서 김석원을 복직시키실 경우 저의 반응에 대해서 관심이 있으실 것 같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육군이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각하를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각하께 저의 존경을 표하는 바입니다.

미육군 준장 W. L. 로버츠

대한민국 국방부 장관 신성모 각하께 
‘Activities of Brig Gen. Kim Suk Won’(1950. 3. 25), Enclosure 1; RG 59, Records of State Department


당시 한국군 장성 중 김석원 이상으로 미국측이 혐오한 사람은 또 누가 있으려나?

댓글 4개:

  1. 그는 미국인 고문관을 신뢰하지 않았으며 한번도 솔직하게 의논한 적이 없고 고문관의 조언을 무시했습니다.
    만약 김석원이 참모총장에 임명된다면 저는 본국에 저의 소환을 요청할 것이고 또 제 후임을 추천하는 것도 매우 난처할 것입니다.


    결론은 저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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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티앙팡 // 글쎄요? 단순히 미국 고문단과의 불화만 가지고 보기에는 김석원에 대한 평이 썩 좋지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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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꽤 강한데요? 어지간히 맘에 안 들어서는 저 정도로 막나가는 표현들을 안 썼을텐데.

    제가 읽었던 육방일보 쪼가리에도 지휘능력에 대해선 그다지 호의적이진 않게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확실하진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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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놀랍습니다. 얼마나 개판을 쳤길래 악평을 해도 이런 악평을 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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