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6월 14일 토요일

맹수 퇴치법


여기저기서 인용되는 꽤 유명한 이야기죠. 노르망디 전선에 새로 부임한 장교와 부관이 나눈 대화라고 합니다.

"독일군이 보유한 전차 중에서 가장 흔한건 뭔가?(What do the Germans have most of?)" 
"판터입니다. 판터는 1마일 떨어진 거리에서도 처칠의 장갑을 버터 자르듯 뚫어버리죠.(Panthers. Panthers can slice through a Churchill like butter from a mile away.)" 
"그러면 처칠 전차로 어떻게 판터를 잡나?(And how does a Churchill get a Panther?)" 
"먼저 천천히 접근합니다. 근접하면 판터의 포방패 아래 부분을 쏴서 도탄을 시키는 겁니다. 운이 좋으면 도탄된 탄이 조종수의 머리 윗부분의 얇은 장갑을 뚫게 됩니다.(It Creeps up on it. When it reaches close quarters the gunner tries to bounce a shot off the underside of the Panther's gun mantlet. If he's lucky, it goes through a thin piece of armour above the driver's head.)" 
"이걸 성공시킨 사람이 있나?(Has anybody ever done it?)" 
"있습니다. C중대의 데이비스입니다. 데이비스는 막 본부에 복귀했는데 정신을 추스리는 중입니다.(Yes, Davis in C Squadron. He's back with headquarters now, trying to recover his nerve.)" 
"처칠 전차로 티거를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How does a Churchill get a Tiger?)" 
"2백야드 이내로 접근한 뒤 관측창을 명중시키면 될 것 같습니다.(It's supposed to get within two hundred yards and put a shot through the periscope.)" 
"이걸 성공시킨 사람이 있나?(Has anybody ever done it?)" 
"없는데요.(No.)" 

John Buckley, British Armour in the Normandy Campaign 1944, (Frank Cass, 2004), p.106

댓글 5개:

  1. 다른 곳에서 본 버전에서는 데이비스가 정신을 추스리는 중이라는 것까지만 있었는데 티거 이야기까지 나오지 뭔가 표현하기 힘든 절망과 좌절감이 몰려오는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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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 이 이야기는 1950년대 중반에 나온 화염방사전차부대의 지휘관이 쓴 회고록에서 처음 나오는데 제가 인용한 버클리의 책에 실린 것은 조금 축약된 버전입니다. 원판은 예전에 도서관에 있는 책에서 읽었는데 데이비스 이야기 다음에 대화가 더 이어지다가 티거 이야기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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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판터나 티거나 둘 다 시궁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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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오우거라는 보드 게임이 생각나게 합니다.

    오우거라는 초중 인공지능 전차를 막기 위해 수십대의 전차와 자주포을 동원해서 핵을 쏴되며 싸우는 게 내용입니다. 포탄이 무려 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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