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나라 미국에서는 보행자가 필요하면 자동적으로 바꿔지는 신호등을 마음대로 눌러서 차를 멈추게 하고 길을 건늘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말하자면 보행자에게 우선권을 주고 보행자의 생명을 보전하는데에 만전을 기하자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이땅의 자동차는 보행자의 생명에 대하여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고 교통순경의 눈이 더 무서운 모양으로 순경만 안보이면 어떤 횡포한 짓이라도 감행할 권리가 무제한으로 부여되어 있는 것 같다. 참으로 이런 무법천지에 목숨을 유지하고 산다는 것이 꼭 기적만 같이 느껴진다.
자동차의 수량이 많아졌다고 하여 그것을 미국적이라고 생각 하기에는 너무도 비미국적인 것 같다. 자동차를 많이 들여오기에 앞서 우리는 자동차를 부리는데 필요한 정신적인 훈련을 쌓는 것이 좀더 급한 일이 아니었던가 생각된다.
鄭炳昱,「물과 기름의 對話 - 우리는 얼마나 美國的인가」, 『靑脈』5號(1965. 1),177쪽
요즘은 과거보다 많이 나아졌다지만 본질적으로 자동차가 보행자보다 우위에 있는 지랄같은 점은 변하지가 않았지요. 여행을 다닐때 자동차의 횡포에 분위기를 망친게 한두번이 아니라 더 공감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