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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주취폭력



우리가 중단되었던 점심식사를 하던 곳으로 채 돌아가기도 전에, 대혼란이 벌어졌다. 상황 전체를 갑자기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바꿔버릴 수 있는 이상한 사건 중 하나였다. 우리 왼쪽에 있는 연대에서 어느 장교가 우리와 연락을 취하려고 고함을 질렀던 것 이었다. 그는 격노에 휩싸인 것 같았다. 천성적으로 타고 난 용기가 술 때문에 광기로 발전한 듯 했다.

"영국놈들은 어디 있나? 제군, 저놈들을 박살내러 가자! 빨리! 누가 같이 갈 건가?"

격분한 그는 우리의 멋진 바리케이드를 파괴했고, 수류탄으로 길을 내면서 앞으로 돌진했다. 당번병이 그의 앞에서 참호를 따라 미끄러지듯 달리면서, 수류탄을 피한 자들을 소총으로 쏘아 쓰러뜨렸다.

두려움을 모르고 과감하게 자신의 몸을 던지는 용기는 언제나 감동을 준다. 우리 역시 그의 도취 상태에 전염되어 수류탄 몇 개를 거머쥐고 그 미친 전투에 뛰어들었다. 곧 나는 진지를 따라 질주하는 그의 옆에 있었고 다른 장교들 역시 내 중대의 소총수들을 데리고 주저 없이 달려나갔다. 폰 브릭슨 대위마저, 자신이 대대장이라는 걸 잊고 소총을 들고 선두에서 달리면서, 적군의 수류탄 투척병들을 쏘아 거꾸려뜨렸다.

에른스트 윙거/노선영 옮김, 『강철 폭풍 속에서』 (뿌리와 이파리, 2014),  264~265쪽.

2012년 11월 5일 월요일

맥아더 기념관 - 1

지난달 초에는 버지니아주 노퍽(Norfolk)에 있는 맥아더 아카이브와 기념관을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인터넷이 느려서 사진을 많이 올리면 브라우저가 상당히 버벅거리더군요. 그래서 내용은 별로 없지만 좀 나눠서 올립니다.



맥아더 아카이브의 소장 자료를 개략적으로 조사하러 갔는데 예상대로 특별히 NARA와 차별되는 자료는 없더군요. 대신 그곳에 간 김에 바로 옆에 있는 기념관도 함께 구경을 했습니다.

맥아더 기념관 구관. 바로 옆에 신관이 들어섰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을 묘사한 꽤 유명한 부조

그런데 마침 제가 방문했을때는 맥아더 기념관 신관이 개관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정확히 제가 방문하고 일주일 뒤에 개관했다고 하더군요.

맥아더 기념관 신관
곧 신관이 개관할 예정이었지만 구관도 아직 볼만한 전시물이 조금은 남아 있더군요. 일단 구관에 들어서면 먼저 맥아더와 그의 부인이 안치된 두개의 관이 관람객을 맞이 합니다. 주변은 맥아더가 참가한 전역과 그가 지휘했던 부대들의 부대기로 장식되어 있었는데 꽤 인상적인 배치였습니다.

상당히 인상적인 배치였습니다

맥아더와 부인의 관

전시관의 전시물은 비교적 평이한 편이었습니다. 맥아더의 이력과 당시 국제정세를 간략히 설명해주는 전시판과 관련된 전시물들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주로 복식, 군장, 소화기 등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설명은 필요가 없을 듯 싶으니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맥아더의 초기 군경력을 보여주는 전시판

1903년 경의 미육사 생도 제복
1차대전 시기를 다룬 전시실
맥아더의 초기 군생활을 다룬 전시실 다음에는 1차대전기 맥아더의 활동을 다룬 전시실이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군장, 소화기류 중심으로 전시가 되어 있는데 그래도 눈에 확 들어오는 전시물이 하나 있더군요. 1차대전 당시 서부전선의 참호를 1:1로 재현한 디오라마였습니다.

은근히 그럴싸 합니다.
상당히 괴로워 보입니다(?)
대부분의 전시물은 이런 군장류 입니다
가장 위에 있는 훈장이 맥아더가 1차대전 당시 수여받은 공로기장이랍니다
1차대전과 2차대전 사이의 전간기를 다룬 전시물은 대부분 설명문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내용은 상당히 알찬 편이지만 책에서도 알수 있는 내용들이라서 사진은 생략.

태평양전쟁 초기를 다룬 전시실도 특별히 다를 것은 없지만 재미있는 전시물이 아예 없지는 않았습니다. 맥아더가 코레히도르 시절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권총이 그 중 하나입니다.

맥아더가 코레히도르에 포위되어 있을 당시 소지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권총이랍니다
맥아더가 코레히도를 탈출할때 탑승한 PT-41의 모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