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올린 에드워드 러트웍의 기고문에 대한 반론이 여기 저기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러트웍의 글이 실렸던 포린 폴리시에 올라온 루벤 갈레고(Ruben Gallego)와 테드 루(Ted Lieu)의 반론을 소개합니다.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두고 미국 내에서 많은 논쟁이 이뤄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상황 자체가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봅니다. 미국내의 논쟁이 가능한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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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 갈레고, 테드 루
에드워드 러트웍은 얼마전 포린 폴리시에 기고한 글에서 핵을 보유한 북한과의 전쟁을 지지했다.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북한을 공격한다면 미국의 이익을 훼손하고 미국의 우방을 심각한 위험에 빠트릴 것이다.
우리만의 생각이 아니다. 작년 가을 우리는 국방부에 북한을 공격할 경우 발생할 위험성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국방부는 김정은이 보유한 핵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지상군을 투입해야만 하고 인구 2천5백만명의 한국 수도권이 북한의 포병, 방사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에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정도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면 의회조사국의 평가도 있다. 이에 따르면 전쟁이 시작될 경우 개전 초반에만 3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북한의 핵 시설을 타격하려 한다면 김정은은 고전적인 ‘핵을 쓰지 않으면 지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김정은도 핵 보복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수천문의 방사포와 야포 등의 재래식 수단을 동원해 수만명의 미국인, 일본인, 한국 민간인과 연합군을 죽일 수 있다. 김정은이 어떻게 행동하건 간에 우리는 말 뿐인 ‘승리’를 얻는데 그칠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패배한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핵 억지를 위한 여러가지 방법 중 진짜로 승리하는 것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러트웍은 서울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지하철역 등을 보강하자고 주장한다. 그는 대피소를 아무리 강화해 봐야 서울 시가지가 파괴되는걸 막지 못함을 모르는 모양이다. 대피소가 서울 시민은 물론 서울에 거주하는 미국인과 다른 국가 사람들로 북적이게 될 거라는 점도 생각을 않는 듯 하다. 재래식 전쟁이 시작되자 마자 서울이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다는 점도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확전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중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의 사이에 완충지대를 유지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중국이 국익을 수호하기 위해 개입하도록 하는 짓은 현명하지 못하다.
우리는 북한을 군사적으로 타격하기 보다는 비군사적 수단을 사용하는 쪽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는 이미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협상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한 정책과 선을 그었다. 이렇게 긴장을 완화하는 방식을 가능한 확대해 나가야 한다.
비군사적으로 성과를 거두려면 김정은 정권의 돈줄, 석유 공급원, 밀수 루트를 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합리적인 미국 외교관과 공무원들을 지원하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 북한 집권세력을 위해 돈세탁을 해 주는 중국 은행들을 공개해서 망신을 주고, 이들이 미국의 제재조치를 위반했다고 지명해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축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과 중국의 사이를 갈라놓는다면 김정은 정권도 그들의 목적 달성이 어려워 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보다 중요한 일은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의 국방력을 강화해 김정은 정권에 맞서 통일된 국제 전선을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의 동맹국들이 강력해야만 제재조치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국제적인 공조 체제를 만드는 것이야 말로 진짜 외교적인 수완이 필요하다. 트럼프 정권은 아직 이에 필요한 외교적 수완을 보여주지 못했다.
핵심은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불과 수일 만에 수십만명이 사망할 것이고, 전쟁이 끝날때 즈음에는 희생자가 수백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의 우리 동맹국들을 고려해야 하며 미군은 북한 핵문제에 있어 보다 현명하고 신중한 접근 방법을 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