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HEU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HEU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3월 12일 월요일

북핵 문제에 대한 안드레이 란코프의 최근 글 한편

재미있는 소식을 하나 접했습니다.

이해찬 "현정부 남북대결구도로 대북성과 사라져"

이해찬도 웃기지만 이종석이 북핵문제가 남북관계에서 분리시켜 다룰 수 있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더욱 재미있습니다. 이건 단지 북한 핵문제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최대의 약점이기 때문에 억지로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게다가 이종석은 당시 실무 책임자였습니다. 지난 정권 인사들에 대한 정나미가 더 떨어집니다.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노무현 정부 당시 이종석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고 했었죠.

사실 현 시점에서 북한 핵문제는 굉장히 손 쓰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매우 불편한데 뭔가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이는군요. 손을 쓸 수 있었지도 모르는 시기에 기회를 놓쳐버렸으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책임을 져야 할 인물들은 구차한 변명이나 늘어놓고 있군요.

이런 관점에서 살짝 불편한 글 한편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안드레이 란코프가 지난 3월 7일 포린 폴리시 인터넷판에 기고한 글 “Let North Korea Keep Its Nukes”입니다. 간단히 결론을 이야기하면 지금은 마땅히 취할 수단이 없으니 그냥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자는 내용입니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도록 내버려 두자(Let North Korea Keep Its Nukes)
안드레이 란코프

미국과 북한간의 가장 최근의 협상이 2월 29일 끝났다. 북한측은 미국이 식량 원조를 하는 대가로 자국의 우라늄 농축 계획을 동결하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데 동의했다.

서방 언론들은 예상했던 대로 핵 문제에 대한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나타냈고(물론 제한적이고 조건적이긴 했다), 미국 국무부는 협상을 “작은 첫 걸음(modest fist step)”으로 설명했다.

그렇다. 이 협상은 한 “걸음”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간에 전개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보이는 핵협상에 있어서 첫 번째 걸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도데체 무엇을 위한 걸음이란 말인가?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변함이 없다. 미국이 천명하고 있는 목표는 북한의 핵무장을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으며, 그리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해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지난 20여년간 변함 없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플루토늄 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고 (물론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못 했지만) 수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실행했으며, 그리고 상당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오늘날 까지도 비핵화는 요원하다.

이건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미국의 정책은 구제불능이라 할 만큼 비현실적이니까.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북한 정권은 힘들여 획득한 핵 능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왜 그래야 하는가?

북한의 핵 능력은 평양의 지도층이 사담 후세인이나 무암마르 카다피와 같은 비참한 운명을 당하지 않도록 보장해 주는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도 평양의 지도층은 후세인과 카다피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면 여전히 팔팔하게 권력을 잡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한때 서방의 외교관들은 북한의 당국자들과 소통하면서 카다피가 진행 중에 있던 핵 계획을 포기한 것을 본받아야 할 훌륭한 사례로 들고는 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고 그들이 옳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입장에서 핵무기는 엄청난 투자였다. 핵무기는 북한이 국제 사회로 부터 후하고 거의 무조건적인 원조를 받아낼 수 있는 핵심 수단이며, 내부적인 정치적 제약으로 인해 제기능을 할 수 없는 북한 경제를 개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의 생존에 중요하다.

북한의 핵공갈은 아주 잘 먹혀왔다. 최근의 협상만 봐도 된다. 북한은 핵 개발을 늦추는데 합의하는 대가로 조건없는 대규모의 원조를 얻어냈다. 북한은 핵 무장 능력을 갖추고 있는 덕에 협상을 해서 원조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므로 비핵화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당근만 쓸모가 없는게 아니다. 채찍도 마찬가지이다. 외부의 압박과 국제 제재는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만들지 못했다. 김씨 정권이 끝난 이후에나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된다면 정권 교체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사작전에 필요한 인적, 물적 대가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클 수도 있다.

중국이 제제 체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므로 제제도 실패할 것이다. 중국이 성실하게 협조한다 하더라도 주로 희생될 것은 북한인들인데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생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제재조치는 북한 정권의 정책 변경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단지 수많은 북한 농민들의 죽음만 가져올 것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와 같은 압박이 혁명을 불러올 수 도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백만에서 2백만명이 굶주림으로 죽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 만약 압박이 가해진다면 북한 정권은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척 하면서 또 다시 원조를 얻어내기 시작할 것이며 우리는 계속해서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들에게 제재조치란 유권자들에게 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재조치는 완전히 실패했으며 아마도 계속해서 실패할 것이다.

유일한 실질적인 해결책은 미국이 핵을 가진 북한과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 정권이 내재된 무능력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북한 외교관들은 그들의 현재 목표가 핵무기를 제한하는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북한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플루토늄과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계속 유지하는 대신 핵 계획을 동결하고, 추가적인 핵무기 생산을 중단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투발 수단을 개량하는 것을 멈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권은 그 댓가로 정기적인 식량원조와 2기의 경수로라는 당근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해결책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은 핵비확산조약에서 탈퇴하여 성공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길로 나간 유일한 국가이다. 만약 북한이 처벌을 받지 않고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다른 불량 국가들도 이 길을 따르게 될 것이다.

미국의 많은 정치인들은 북한이 이런 작은 조치를 취하는 것에 경제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에 극단적인 불쾌감을 느끼진 않더라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행위는 기생충 같은 공갈꾼(parasitic blackmailer)에게 보상을 해 주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정치란 좋은 것과 나쁜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두개의 나쁜 것 중에서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은 핵 문제에 대한 타협이 실제로 덜 나쁜 것이 될 수 있다.

미국이 무얼 하던지 간에, 북한의 핵 계획은 최소한 김씨 왕조가 북한의 통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동안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북한의 핵 계획은 갈수록 발전하고 위험해 질 것이다. 지난 수년간 북한의 핵 기술자들은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라늄 계획은 통제하고 억제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서 미국에게 더 높은 가격에 흥정을 할 수가 있으므로 개발에 나섰을 것이다.(실제로 우라늄 계획은 시작 단계에서 부터 가치를 빨리 높일 수 있는 수출 품목으로서, 궁극적으로 미국의 원조와 교환하기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만을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고집해 나가다면 우리는 북한의 핵 계획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북한이 시리아와 미얀마에서 벌인 모험에서 드러난 것 처럼 확산될 위험도 존재한다.

조만간에 미국은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은 포기하지 않은 채로 핵 계획을 동결할 뜻을 보이는데 대해서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정상적인 “보상”을 해 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 공식 발표에서는 궁극적인 비핵화에 대한 공약이 요란하게 강조되기도 할 것이다.

이런 거래가 금방 이루어 지지는 않겠지만, 만약 김씨 일가가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이상 북한의 권좌에 남아있게 된다면 이렇게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타협을 마지 못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의 핵 협상은 여기에 참여한 미국측 관계자들이 아직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사실상 이러한 방향으로 나가는 “작은 첫 걸음”이 될 것이다.

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What I Found in North Korea

며칠 전 언급했던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포린 어페어즈 기고문을 번역해 봤습니다. 이미 언론에도 많이 언급이 되어 뒷북인 감이 없지 않습니다만 ;;;; 일단 저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헤커 박사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이 글에서 언급하고 있는 사실들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제가 흥미롭게 생각한 부분은 별도로 붉은 색 표시를 했습니다.

지난 11월 12일, 내가 마지막으로 영변 핵 시설을 방문했을 때 북한 과학자들은 나와 나의 동료, 루이스(John W. Lewis)와 칼린(Robert Carlin)에게 작은규모의, 최근에 완성된 산업수준의 우라늄 농축시설과 건설중인 실험용 경수로를 보여줬다.

나는 두 곳의 케스케이드(cascade) 실에 2,000개의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것과 최신의 통제실이 갖춰진 것에 놀랐다. 그리고 먼길을 거쳐 평양으로 귀환한 뒤 이 발견의 정치적 의미가 파장을 일으켰다. 북한의 핵 개발을 제한하는 것과 한반도의 조용한 긴장상태가 지금보다 중요한 적은 없었다. 특히 지난달 하순 남북한이 서해에서 충돌한 사건을 고려한다면 특히 더 그러하다.

비록 나와 다른 비확산 전문가들은 오래전 부터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계획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한 근거에 의거해 확신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규모와 정교함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는 십수개의 1세대 원심분리기가 아니라 완전한 가동상태에 들어간 것이 틀림없는 최신형 원심분리기들이 셀수 없이 줄지어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북한측은 우리에게 원심분리기 시설은 2009년 4월 부터 건설을 시작했다고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특수한 원자재와 부속이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원활하게 가동되는 원심분리실을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북한의 주장은 신뢰할 수가 없다. 북한이 이러한 물자들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었는가는 국제적인 핵 비확산 체제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북한이 자체적으로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이나 강철합금, 고리자석, 베어링, 진공밸브 등을 자체적으로 생산할 능력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

가장 그럴듯한 가설은 이러한 설비들이 오래 전 부터 다른 장소에서 건설되어 가동에 들어갔으며 새로운 시설로 옮겨진 것은 비교적 최근이라는 것이다. 원심분리기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품목들은 파키스탄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복잡하고 광범위한 조달 체계를 통해서 조달된 것으로 생각된다. 파키스탄의 전직 대통령 무샤라프(Pervez Musharraf)는 그의 회고에서  파키스탄 과학자 칸(A. Q. Khan)이 2000년 즈음에 원심분리기 24대 분에 해당하는 농축 시작용 부품(enrichment starter kit)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칸이 2004년 체포되기 전에도 북한 과학자들이 칸의 연구소와 밀접하게 협력했으며 칸의 연구소는 원심분리설비에 대해 충분한 교육을 실시했다. 또 2001년 말에는 CIA가 의회 보고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 계획을 위해서 러시아와 독일로 부터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물자들을 획득하려 한다는 정보를 밝혔다. 그리고 최소한 몇몇 부품은 북한이 독자적으로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북한과 이란이 미사일 기술에 대해 밀접한 교류를 시작한 이래로 두 국가의 협력을 통제할 수 없었다. 북한의 원심분리 시설은 이란이 국제 사찰단에 공개한 것 보다 훨씬 정교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란이 차세대 원심분리시설을 건설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게다가 북한은 우라늄 처리와 원자로 기술에 있어 이란 보다 훨씬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이것을 이란에 제공하는 것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증거들은 비밀리에 진행되는 우라늄 원심분리 계획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설에 대한 사소한 흔적과 징후들은 평가를 골치 아프게 한다. 북한이 현재 어느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는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징표는 북한이 다른 나라, 이 경우에는 파키스탄으로 부터 물자를 조달하려는 활동과 기술협력을 살펴보는 것이다. 2002년, CIA는 이러한 징후들을 가지고 북한이 2000년대 중반 부터는 연간 두 개의 고농축 우라늄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 내린바 있다. 2002년 10월, 조지 부시 행정부는 이 증거를 가지고 북한과 대립했고 이로써 비핵화를 조건으로 궁극적인 관계 정상화로 나가려 했던 1994년의 합의 체제는 끝을 보게 되었다. 합의가 파탄나자 북한은 이를 구실로 핵비확산조약을 탈퇴하고 폐연료봉으로 폭탄을 생산하기 위한 플루토늄을 재처리해 첫 번째 핵폭탄을 만들었다.

이 때를 되돌아 보면 2002년 10월의 대립에서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된 원인은 정보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결과에 대해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합의 체제를 무너뜨린 부시 행정부의 잘못된 정치적 결단에 있다. 영변에서 북한측은 우리에게 나중에는 보다 큰 원자로를 만들 것이며 원자로 기술과 연료 문제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우리를 안내한 북한 외무성 관리는 북한이 과거 경수로를 만들고 자체적인 농축시설을 만들겠다고 위협했지만 “헤커 박사를 포함해서 어느 누구도 우리를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북한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미국의 행동이 그들을 이 길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북한에 경수로가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정책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북한은 1985년 소련과 두 개의 경수로를 제공받는 협정을 체결한 이래로 진지하게 경수로를 추진했다. 합의체제는 핵무기 제조에 유리하지만 원자력 발전에는 불리한 흑연감속로를 대체하려는 것 이었다. 반면 경수로는 폭탄 제조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전력 생산에는 매우 좋다. 2009년 4월 5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고 예상대로 UN의 규탄이 나오자 북한 정부는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주체적인 원료와 기술에 기반해 100퍼센트 작동하는 경수로를 개발할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이제 북한은 호언했던대로 25~3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소형의 실험용 경수로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나는 북한이 진짜로 원자력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비록 기술적으로는 경수로가 폭탄 제조용 플루토늄을 생산하는데도 쓰일 수 있지만 실제로 이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경수로에서 만들어낸 플루토늄은 기존의 흑연감속로에서 생산한 플루토늄 처럼 폭탄에 적합한 것이 아니다. 사실 북한이 플루토늄 폭탄에 필요한 연료를 더 필요로 한다면 경수로를 만드는 대신 기존의 흑연감속로를 재가동하면 간단한 일이다.  그러나 원자로의 건설은 몇 가지의 정책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수로는 농축 우라늄을 필요로 하는데 만약 원자로 연료로 사용할 농축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북한은 이것을 쉽게 고농축우라늄 폭탄의 원료로 전환할 수 있다. 이것은 미국 정부가 이란의 핵 계획에 대해 우려하는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 시설들을 공개하면서 미국의 정책 입안가들에게 진지하게 고려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이 경우 시설 공개는 핵 계획이 외교 정세에서 북한에 유리한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미국의 대선 일정에 맞춰 사전에 조율된 계획의 일부일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국제 사회가 2009년 4월의 로켓 발사를 비난한 뒤 공식적으로 6자 회담에서 탈퇴하고 국내 정치용으로, 그리고 국제 사회에 북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핵 기폭장치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게 위해 2차 핵실험을 실행했다.

동시에 북한은 소형 경수로를 설계하고 영변의 연료봉생산시설의 일부를 전환하고 원심분리기를 설치하여 농축 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북한은 우리의 방문 일정을 그들이 계획을 완료한 시점에 맞추었다. 북한은 이를 통해 오랫동안 품어왔던 전력 생산용 경수로에 대한 야심에 한발짝 다가서면서 우라늄 농축 계획의 필요성을 정당화 하려 했다.

진실은 북한이 처음 부터 핵무기와 전력 생산 두 가지 목적을 위해 플루토늄과 우라늄 계획을 함께 진행해 왔다는 것이다. 북한은 1990년대 초반 핵무기와 전력 생산 때문에 플루토늄 계획을 선호했었으나 동시에 1994년 합의 체제의 일환으로 미국이 전력 생산을 위한 경수로를 제공한다면 플루토늄 폭탄 계획은 맞바꿀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 북한은 칸 박사와 접촉하고 합의 체제가 매우 느리게 이행되면서 1990년대 후반 폭탄 생산을 위해 우라늄 계획을 다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무렵에는 많은 정보 보고서가 보여주었 듯 북한은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원자재와 부품을 본격적으로 조달하고 있었다. 2002년 10월의 외교적 대립은 북한이 2003년 플루토늄 폭탄 개발에 박차를 가하도록 만들었고 그 뒤의 핵실험을 통해 폭탄 개발에 성공했음을 보여주려 했다.

북한이 이번에 우리게에 보여준 현대화된 원심분리시설은 북한이 결코 폭탄 생산을 위한 우라늄 계획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북한은 충분한 원자재와 부품을 획득하였고 이것들을 가공하고 조립해서 작동되는 원심분리기를 만들었고 그 다음에는 은폐된 시설에 설치해 가동에 들어간 뒤 다시 영변으로 그것들을 재빨리 옮겨서 설치했다. 우리가 목격한 원심 분리 시설은 핵폭탄이 아니라 원자로의 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핵무기 생산시설을) 과거 한 차례 사찰을 받았던 장소에 설치해 놓고 외국인들에게 공개한다는 것은 이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농축 우라늄 생산을 위한 시설도 현재 북한의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것이 동북아시아의 안보문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이다. 우리가 추정하기로는 북한은 이미 네개에서 여덟개의 초보적인 핵무기를 만들기에 충분한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양의 고농축우라늄을 보유한다고 해도 북한의 위협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고농축 우라늄으로 폭탄을 만드는 것은 더 쉽지만 보다 복잡하고 소형의 폭탄을 만드는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북한이 현재의 폭탄 보유량을 유지하거나 폭탄을 조금 더 생산할 생각이라면 지금 가지고 있는 플루토늄 생산시설을 재가동하는 쪽이 나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북한이 핵무기 보유량을 본격적으로 늘릴 생각이라면 현재의 농축시설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거나 별도의 비밀 시설을 건설할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당장 원심분리기를 늘릴 수는 없을 것이다. 원심분리기를 늘리는 것은 중요한 재료와 부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사회는 북한의 광범위한 불법 조달 경로를 봉쇄하는데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늘리는 것 보다 더 골치아픈 것은 북한이 핵물질이나 핵물질 생산 시설, 특히 원심분리기 기술과 같은 것을 수출할 가능성이다. 게다가 북한은 경수로와 농축 시설을 공개함으로써 사실상 비핵화의 개념을 재정립했고 외교적 방식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북한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핵무기를 포기할 의사가 없을뿐만 아니라 경수로 계획과 원심분리시설도 계속해서 추진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플루토늄 계획을 포기하게 하는 것은 거의 성공할 수 있었지만 우라늄 계획은 그와 같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라늄 계획은 플로토늄 만큼이나 골치 아프지만 플루토늄 계획 보다 훨씬 그럴싸하게 평화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우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외무성의 관료는 북한이 2005년 6자 회담 공동성명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계속해서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시발점으로 미국이 2000년 10월의 북미 공동 성명을 재확인 해 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장기간의 외교적 과정의 최고점이었던 이 문서는 양국 정부가 상대국에 대해 적대적인 의사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과거의 적대 관계에서 자유로운 새 관계를 만들기 위해 함께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을 확인하는 것 이었다.

이제 미국은 동북아시아에 대한 정책을 핵 문제에 국한시키지 말고 전반적으로 재검토 해야 할 시점에 왔다. 근본적이고 항속적인 목표는 한반도의 비핵화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미국 정부는 내가 “세가지 No”에 대한 답으로 하나의 Yes 라고 부른 것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 (세 가지 No는) 더 이상의 핵폭탄 생산을 하지 않을 것, 핵폭탄의 개량을 하지 않을 것, 그리고 핵 물질의 수출을 하지 않을 것이다.(no more bombs, no better bombs, and no exports) (한 가지 Yes는) 미국이 북한의 근본적인 안보적 불안을 공동 성명의 취지 내에서 진지하게 다루는 것이다. 우리가 외무성의 안내인에게 북한이 세가지 No와 하나의 Yes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느냐고 명확하게 질문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제기한다면 우리도 이에 대답할 것 입니다.”

북한이 원심분리시설을 공개한 것은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그 어느 때 보다도 어려우면서 시급하게 하고 있다.

엉성한 날림 번역 이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요지를 전달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듯 싶습니다;;;;

일단 저는 북한이 핵 무장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헤커 박사의 제안에 대해서는 약간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특히 제 마음에 가장 걸리는 헤커 박사의 제안 입니다. 더 이상의 핵폭탄 생산을 하지 않을 것, 핵폭탄의 개량을 하지 않을 것, 그리고 핵 물질의 수출을 하지 않을 것(no more bombs, no better bombs, and no exports)은 전체적으로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긴 합니다만 우리에게도 마찬가지일지 의문입니다. 지나치게 부정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이 핵확산 방지를 위해 북한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핵 무기를 묵인하는 상황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앞이 깜깜합니다.

2010년 12월 12일 일요일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에 대한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글

며칠전 포린 어페어즈 웹사이트에 북한의 우라늄 시설을 방문한 시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조금전 RSS피드를 확인하다가 읽었는데 꽤 흥미로운 글이니 다른 분들도 한번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 조금 바빠서 전문을 번역하지 못하는 것이 유감입니다.

특히 제 개인적으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시기에 대한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북한이 2009년 부터 시설을 건설한 것이 맞으며 이명박 정부의 '강경책(?)'에 책임이 있다는 근거로 사용해왔습니다. 하지만 헤커 박사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2009년 4월 부터 건설했다는 북한의 주장은 '신뢰할 수 없다(That is not credible)'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야권과 야권 편향적 언론들은 2009년 부터 건설을 시작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면서 억지를 부리고 있으니 이 글은 한번 일독할 필요가 있습니다. 헤커 박사는 자신이 시찰한 시설의 설비들이 이미 훨씬 오래전에 만들어져 최근에 옮겨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대략 한번 훑어봤는데 골치아픈 이야기가 하나 둘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