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6일 토요일

007 - Quantum of Solace

주말이고 해서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어제 저녁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하는 ‘와일드 번치’를 볼 생각이었는데 약속이 하나 생겨서 보지 못 했습니다. 와일드 번치는 예전에 재상영 했을 때 극장에서 한 번 보고 DVD도 샀지만 극장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오늘 본 영화는 007 - Quantum of Solace였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온 지난번 007도 그랬지만 새 007은 이전 시리즈들 같은 황당한 맛이 없습니다. 왠지 007 답지 않더군요. 원작 소설은 어떤 형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영화판 007은 뭔가 황당한 짓을 하는 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007의 악당들은 소박하게 수자원 확보 정도에 열을 올립니다.(;;;;) 최소한 우주 병기를 가진 북괴군 정도는 나와 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전 시리즈들에서 줄기차게 나오던 007의 유치한 비밀무기도 없으니 더욱더 007 답지가 않았습니다. 007이 몸으로만 때우다니(;;;;;) 몸으로 때우는 첩보원은 이미 ‘제이슨 본’이라는 좋은 캐릭터가 있는데 007도 비슷한 짓을 하니 좀 별로였습니다.

나름 첩보물이라고 남미의 쿠데타나 미국과의 갈등 등 그럴싸 해 보이는 요소를 집어넣었지만 묘사 방식이 유치하다는 생각입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을 팔아먹는 강대국은 너무 많이 우려먹는 소재라 007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007은 007답게 여자를 꼬시면서 비싼 장난감을 가지고 황당한 악당을 때려잡아야죠. 진지하게 고민하는 척 하는 것은 007이라고 할 수 가 없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좋은 배우 같아 보이지만 그가 연기하는 007이라는 캐릭터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만약 제임스 본드가 아닌 다른 캐릭터였다면 불만이 없었겠지만 말이죠.

아. 물론 볼만한 영화이긴 했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007이 아니란 점이 문제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