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와일드번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와일드번치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2년 5월 28일 월요일

영어로 이야기하는 독일군이 주인공인 미국 영화;;;;;

정신이 어수선해서 기분 전환을 하려고 스티븐 킹의 『죽음의 무도』를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영화의 감정이입을 다루는 부분에서 샘 페킨파 감독의 영화를 예로 드는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페킨파 감독의 「와일드 번치」는 (미국) 관객들이 감정이입을 하고 보게 되는데 독일군을 주인공으로 한 「철십자 훈장」은 “하품을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부분을 읽고 나니 몇년전 개봉했던 톰 크루즈 주연의 「발키리」도 생각보다 부진한 흥행성적을 기록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저자가 공포영화의 감정이입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서 예로 들은 사례이긴 합니다만 제법 설득력 있게 들립니다. 한국에서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가 극장개봉을 할 수조차 없었던 점을 생각한다면, 평균적인 미국인이 “영어로 이야기하는” 독일군이 고뇌하는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영어로 이야기하는 소련군이 주인공이었던 「에너미 앳 더 게이트」도 마찬가지로 다소 신통찮은 반응을 얻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한때 같은편이었던 소련군이 이럴진데 독일군이라면 더욱 더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에서 제작한 영화 중 인간적인 독일군을 다루는 작품이 몇편 생각나긴 합니다만 그중에 블록버스터는 흔치 않았던 것 같네요.

2008년 12월 6일 토요일

007 - Quantum of Solace

주말이고 해서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어제 저녁에 서울아트시네마에서 하는 ‘와일드 번치’를 볼 생각이었는데 약속이 하나 생겨서 보지 못 했습니다. 와일드 번치는 예전에 재상영 했을 때 극장에서 한 번 보고 DVD도 샀지만 극장에서 한 번 더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많이 아쉽더군요.

오늘 본 영화는 007 - Quantum of Solace였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가 나온 지난번 007도 그랬지만 새 007은 이전 시리즈들 같은 황당한 맛이 없습니다. 왠지 007 답지 않더군요. 원작 소설은 어떤 형식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영화판 007은 뭔가 황당한 짓을 하는 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007의 악당들은 소박하게 수자원 확보 정도에 열을 올립니다.(;;;;) 최소한 우주 병기를 가진 북괴군 정도는 나와 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전 시리즈들에서 줄기차게 나오던 007의 유치한 비밀무기도 없으니 더욱더 007 답지가 않았습니다. 007이 몸으로만 때우다니(;;;;;) 몸으로 때우는 첩보원은 이미 ‘제이슨 본’이라는 좋은 캐릭터가 있는데 007도 비슷한 짓을 하니 좀 별로였습니다.

나름 첩보물이라고 남미의 쿠데타나 미국과의 갈등 등 그럴싸 해 보이는 요소를 집어넣었지만 묘사 방식이 유치하다는 생각입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약소국을 팔아먹는 강대국은 너무 많이 우려먹는 소재라 007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007은 007답게 여자를 꼬시면서 비싼 장난감을 가지고 황당한 악당을 때려잡아야죠. 진지하게 고민하는 척 하는 것은 007이라고 할 수 가 없습니다. 다니엘 크레이그는 좋은 배우 같아 보이지만 그가 연기하는 007이라는 캐릭터는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만약 제임스 본드가 아닌 다른 캐릭터였다면 불만이 없었겠지만 말이죠.

아. 물론 볼만한 영화이긴 했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007이 아니란 점이 문제였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