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2차대전 중 패튼은 기이할 정도로 셔먼에 대해 높은 신뢰를 보였습니다. 황당하게 들리지만 패튼은 전쟁 중 셔먼에 대해 “세계 최고의 전차”라고 평하기도 했다지요.* 물론 속으로는 그렇지 않더라도 허세를 부렸던 것 같습니다. 패튼은 독일 전차에 대한 ‘루머’가 전차병들은 물론 미국 본토에서 전차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우려해서 허세를 부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패튼과 셔먼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정말 패튼의 진심이 뭐였을지 궁금합니다. 전쟁이 끝나기 직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죠.
노년에 밴(플리트)은 일부 사람들이 뛰어나지만 기이하다고 생각한 패튼 장군의 뛰어난 쇼맨십 사례를 다음과 같이 회상하였다. 패튼 장군은 밴 플리트와 함께 이동하던 중, 밴의 제7기갑사단 전차가 포탑 전면에 모래자루를 덮은 채 지나가는 것을 목격하였다. 패튼 장군은 행렬을 정지시키고 마구 욕을 퍼부어 대며 대열의 첫번째 전차로 뛰어가 동체에 덮여 있던 모래 자루들을 길가로 던져 버렸다.
“너희 지휘관들은 모래자루가 전차의 포탄 충격을 증폭시켜 전차 승무원들이 모두 죽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단 말이냐?”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모든 전차가 모래주머니를 치우고 출발하였으며, 패튼 장군은 이 광경을 지프 위에 올라서서 쳐다보았다. 모래자루의 필요성은 논란거리가 될 수 있겠지만 패튼 장군의 이러한 행동은 모든 장병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것 만은 틀림없다.
폴 F. 브레임/육군교육사령부 번역실 옮김, 『승리의 신념 : 밴 플리트 장군 일대기』(봉명, 2002), 205쪽
제 개인적으로는 저게 전쟁이 거의 끝날 무렵에 일어났으니 말이지 만약 1944년에 미군 전차병들이 독일 전차에 골머리를 앓던 때 저런 짓을 했다면 전차병들이 가만히 있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패튼은 미국 전차의 성능에 대한 혹평이 이어지자 셔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We’ve got the finest tanks in the World!”. Daivd E. Johnson, Fast Tanks and Heavy Bombers : Innovation in the U. S. Army 1917-1945(Cornell University, 1998), p.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