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에 볼프강 슈나이더의 신작 Tiger im Kampf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땅크 중의 땅크, 티거에 대한 책이 나온다니 지르는게 의무라고 생각돼서 연말에 받은 원고료로 책을 지를때 함께 주문했습니다. 12월 말에 책이 도착했는데 이걸 받아서 펼쳐본 순간 약간 난감한 느낌이 들더군요. 뭐랄까, 살짝 실망감은 드는데 또 한편으로는 마음에 드는 구석도 있습니다;;;;;;
제3권은 1권과 2권에서 다루지 못한 내용을 다룬다고 광고를 하기에 무슨 내용이 들어갈 것인지 궁금했는데 제 예상과는 아주 살짝 다른 구성이었습니다. 구성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글이 너무 적고 사진 중심이라는 점이 아쉽습니다. 편집도 상당히 어수선한 느낌입니다. Schneider Armor Research가 작은 개인 출판사이긴 합니다만. 사진 설명이 충실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텍스트가 부족하니 많이 아쉽군요. 보는 분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수 있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기준에서는 쓸데없이 일찍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좀 더 싼 영어판 페이퍼백이 나올때 사도 괜찮을 구성이더군요.
텍스트가 많지 않아서 내용 설명은 간단합니다. 자잘한(?) 내용, 좋게 말하면 간지러운 곳을 긁어주는 내용이 많습니다. 아무래도 시리즈가 티거 전차에 관련된 자료집의 성격을 띄고 있으니 설명도 좀 단조로울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제3권에서는 거의 티거 I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간혹 기술적인 부분에서 티거 II에 대한 내용을 다루긴 하지만 비중은 부차적입니다. 그래도 대략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는 이야기 하는게 좋겠군요.
Tiger im Kampf 3권은 총 다섯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1장은 독일군 중전차대대의 편성과 지원부대의 역할, 초기의 기술적문제, 티거 생산 공정의 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독일군 중전차대대의 편성에 대해서는 1권에서도 간략하게 다루었는데 3권에서는 본부중대, 정비중대, 보급중대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춘 느낌입니다. 각 중전차대대에 배치된 베르게판터의 수량과 배치일시를 정리한 도표와 같은 흥미롭고 자잘한 정보가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1장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티거 개발 과정과 초기 생산공정의 문제점을 설명한 부분입니다. 티거 개발에 얽힌 흥미로운 증언과 함게 헨쉘사의 티거 생산공장에 대한 설명이 담겨있는데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그 중에서도 로베르트 페르투스Robert Pertuss 박사의 기록이 흥미롭습니다. 티거의 생산공정에 관해서는 공장의 평면도에 각 생산공정 과정을 담은 사진과 설명을 덧붙여 전체 생산공정을 이해하기 쉽게 구성해 놓은 점에 점수를 주고 싶네요.
제2장은 독일군 중전차대대의 병력 충원과 훈련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구성이 다소 난잡하다는 느낌인데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전차대대의 하나는 병력 보충과 훈련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독일 동맹국들의 티거 획득 시도와 운용입니다. 중전차대대의 병력 보충과 훈련에 관한 부분은 다시 제500보충전차대대Panzer-Ersatz-Abteilung 500의 편성 활동, 티거 전차 승무원의 훈련 과정의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500보충전차대대의 편성에 관한 내용은 상당히 유용합니다. 대대의 편성과 차량 수령에 대한 통계는 관심을 가질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제500보충전차대대의 훈련장 지도에 필자의 해설이 덧붙여져 있는데 이것도 꽤 유용한 정보입니다. 전쟁말기 제500보충전차대대의 작전은 제2권에서 설명했기 때문에 간략하게 언급만 하고 넘어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각 훈련과정에 대해서 1~2쪽 분량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내용이 조금 짧지만 정리는 잘 된 편입니다.
제 임의대로 분류한 두 번째 부분에서는 일본, 이탈리아 등 독일의 동맹국과 티거 전차가 관련된 이야기를 짧게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1943년 일본 군사사절단이 동부전선의 중전차대대와 독일 본국의 훈련부대, 헨쉘 공장을 방문해 티거를 시찰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사진이 꽤 많이 실려있습니다.(제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처음 본 사진도 여러장입니다.) 다음으로 1944년 여름에 이탈리아군이 티거 전차를 동반한 보전협동훈련을 하는 내용이 실려있습니다. 그리고 제2장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헝가리군의 티거 운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3장은 티거 운용과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인데 책 전체에서 가장 구성이 잘 되어 있고 설명도 충실합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흥미를 가지실 것 같습니다. 특히 디테일한 묘사를 좋아하는 소설가나 만화가들에게 유용할 것 같습니다. 다루는 내용이 꽤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4장은 실전 운용에 관한 부분입니다. 야전에서 각 승무원이 담당한 임무와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승무원의 보직별 임무, 공동 임무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만화가나 소설가들이 좋아할 것 같은 내용입니다. 그리고 제4장에서는 철도 및 선박을 이용한 티거의 수송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제5장은 중전차대대의 전술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제5장에서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티거에 대한 연합군의 대응을 설명한 부분입니다. 특히 1944년 6월~8월 기간의 제502중전차대대의 보고서를 정리한 내용이 재미있습니다. 실전에서 소련군의 각종 화기가 티거I에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급 및 정비에 관한 설명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티거 전차가 독일의 선전활동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책인데 제 입장에서는 염가판 페이퍼백이 나온 뒤에 사도 충분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티거 전차 애호가라면 당장 지르시길 추천합니다. 이 책에 실린 많은 사진들은 염가판 페이퍼백으로 보기엔 아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