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월 7일 일요일

빈 - 셋째날 : 빈 시내의 Flakturm 답사기

이제 빈의 마지막 날인 일요일이 밝았습니다. 전날과는 달리 화창한 날씨가 아주 좋더군요. 유감스럽게도 늦게 일어난 덕분에 빈 소년합창단의 합창을 듣지 못해 아쉬웠습니다만...

마지막 날은 빈 시내의 대표적인 2차대전 유적인 대공포탑(Flaktürme)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빈 시내에는 2차대전 기간 중 건설된 대공포탑이 세 곳에 양호한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첫 번째 대공포탑들은 Esterhazypark과 Stiftskaserne에 있는데 후자는 군사시설에 있어 구경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대공포탑들은 Arenberg 공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 대공포탑들은 Augarten 공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대공포탑"들"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대공포탑은 대공포가 설치되는 전투탑(Gefechtturm, 이하 G-Turm)과 사격관제를 담당하는 지휘탑(Leitturm, 이하 L-Turm)으로 나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두 개의 탑이 하나의 방공시스템을 구성하는 구조입니다.

※ 대공포탑에 대한 위키 항목

독일어 항목 / 영어 항목

독일어 사이트이긴 한데 이 사이트의 설명도 꽤 괜찮습니다.

Die Flaktürme in Wien


먼저 시내 중심가에 있는 Esterhazypark의 대공포탑을 갔습니다. 이 대공포탑은 지휘탑인 L-Turm 입니다. 전투탑은 위에서도 이야기 했듯 군사시설이어서 방문하지 못 했습니다.


이 지휘탑은 특이하게도 수족관으로 개조되어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더군요.




수족관 관람을 마치면 대공포탑 꼭대기로 올라갈 수 가 있습니다. 올라가는 계단 중간 중간 2차대전 당시 대공포탑의 건설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문이 붙어 있습니다.


빈 시내의 여섯개 대공포탑 중 유일하게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곳입니다. 대공포탑의 꼭대기는 빈 시내를 둘러볼 수 있는 전망대의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수족관과 꼭대기 구경을 마친 다음에는 대공포탑의 지하실에 설치된 고문기구역사박물관을 구경했습니다.



가족단위 관람객으로 북적대는 수족관과 달리 고문기구박물관은 관람객이 저 혼자 뿐이었습니다.



전시물이라고는 이런 것 뿐이니 가족단위 관람객이 있을 리가 없겠지요.

관람을 마친 뒤 다음 목적지인 Arenberg 공원의 대공포탑으로 갔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한국처럼 지하철이 매우 한산했습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Arenberg로 가는 길에는 소련군의 빈 해방 기념비가 있습니다. 오랫만에 이 놈을 보니 반갑더군요.




Arenberg 공원은 동네 놀이터 수준(?)이다 보니 찾아 가는 길이 약간 어려웠습니다. 가는 길에 군사서적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헌책방도 하나 찾았는데 일요일이다 보니;;;;

드디어 Arenberg 공원에 도착했습니다. L-Turm이 눈에 들어오는 군요.



그리고 바로 옆에는 G-Turm이 있습니다.



Arenberg의 대공포탑들을 구경한 뒤 간단히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마지막 목적지인 Augarten으로 향했습니다.

Augarten으로 가는 길에 한장. 다들 잘 아시는 프라터 공원의 회전관람차(Riesenrad) 입니다.


그리고 아주 유명한 분의 동상도 하나 있습니다.

바로 리싸(Lissa) 해전의 영웅인 테게토프(Wilhelm von Tegetthoff) 제독의 동상입니다. 예전에 왔을 때는 별 생각없이 지나친 동상인데 뒤에 리싸 해전에 대한 글을 읽은 뒤 이 양반에 대해서 알게 됐습니다. 어떤 인물인지 알고 나서 동상을 보게되니 또 다른 느낌이 드는군요.



테게토프 제독에게 인사를 한 뒤 아우가르텐 공원으로 갔습니다. 아우가르텐은 매우 규모가 큰 공원이어서 조금 전에 갔던 아렌베르크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더군요.



먼저 G-Turm이 눈에 들어옵니다. 아렌베르크의 것과는 모양이 다르군요.




일반인에게는 공개가 되지 않으니 바깥에서 구경하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탑 위에 올라가 공원 전체를 구경했으면 싶은데 그게 안되니 아쉽더군요.

다음으로는 L-Turm을 둘러봤습니다. L-Turm들은 모두 대략 비슷하게 생긴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빈 시내의 대공포탑들을 모두 구경한 뒤에는 편안하게 도나우강가를 거닐며 이런 저런 잡생각을 하다가 다시 저녁 무렵 시내 중심가로 돌아와 식사를 하고 빈의 야경을 구경했습니다.

빈을 마지막으로 여행은 끝났고 이제 빈 서부역으로 돌아가 뮌헨행 야간 열차를 기다리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이 즐겁게 끝나니 역시 남는 것은 아쉬움 이더군요. 밤 기차에서 좀체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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