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21일 화요일

그놈이 그놈!

뉘른베르크 전범재판 당시 미국측 자문단장이었던 토마스 도드(Thomas Joseph Dodd)가 1946년 7월 1일 아내 그레이스에게 보낸 편지 중 한구절.

내 사랑 그레이스,

지난 토요일에 재판은 한시까지 진행되었고 우리는 마지막 피고를 마무리 했어. 우리는 모두 우리가 중요한 단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하고 있지. 그런데 다시 문제가 생겼어. 예전에 러시아쪽에서 독일이 스몰렌스크 인근의 카틴 숲에서 항복한 폴란드군 장교 1만1천명을 학살했으므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던거 기억하지? 물론 독일쪽에서는 러시아에서 학살을 저질렀다고 주장해왔지. 이제 우리는 양쪽 모두로 부터 세 사람씩의 증언을 들어야 해. 이게 얼마나 걸릴지는 주님만이 아시겠지. 나는 그냥 동전던지기로 정해버리면 좋겠어. 독일과 소련 모두 범죄를 저지를 동기가 충분하니까. 그리고 어떻든 양쪽은 1939년에 힘을 합쳐서 폴란드를 유린했으니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해. 단지 단 하나의 사실, 한가지 “작은” 사실만은 이론의 여지가 없겠지. 1만1천명의 폴란드군 장교가 잔혹하게 집단으로 살해됐다는 점 말이야. 그리고 독일이나 러시아 둘 중의 하나가 범인이라는 건 확실하겠지. 내 생각에 세상은 독일과 소련이 논쟁을 벌이는 것엔 관심이 없을 것 같아. 하물며 역사의 관심도 받지 못하겠지.

(후략)

Christopher J. Dodd, Letters from Nuremberg : My father’s narrative of a quest for justice(Crown Publishing, 2007),  p.333

댓글 15개:

  1.  카틴 숲의 학살도 뉘른베르크에서 언급되기는 했군요. 막상 폴란드에서는 수십년동안 '독일의 소행'으로만 말해야 했겠지만.

    즐거운 추석되시기 바랍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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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길 잃은 어린양12:15 오후

    고맙습니다. 추석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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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네비아찌9:53 오후

    역사의 신이 무심치 않아 카틴 숲의 학살은 잊혀지지 않을 수 있었지만....하는 생각이 드네요.
    추석 잘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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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길 잃은 어린양1:40 오후

    저도 당시 소련쪽에서 카틴 숲 학살의 책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에 꽤 놀랐습니다.

    추석 즐겁게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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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티르빙11:43 오후

    <span>그나마 진실이 밝혀졌으니 다행입니다만, 편지에서 말한</span> '<span>1만1천명의 폴란드군 장교가 잔혹하게 집단으로 살해됐다는 점'이 참 안타깝네요.
    </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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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티르빙11:45 오후

    <span>그래도 진실이 밝혀졌으니 다행입니다만,  </span><span>1만1천명의 폴란드군 장교가 잔혹하게 집단으로 살해됐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으니 정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span>

    그나마 이러한 진실이 그들에게 넋두리라도 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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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이아스1:31 오후

    중간에서 죽은 사람들만 불쌍한 거지요 뭐...-_-
    추석 잘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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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길 잃은 어린양4:04 오후

    강대국의 논리로 역사의 진실이 수십년간 감추어졌던 대표적인 사례이니 아주 씁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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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길 잃은 어린양4:05 오후

    약소국의 설움이죠;;;;

    아이아스님도 추석 잘 지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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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위장효과7:53 오후

    추석때 서울 본가 올라갔다가 물폭탄 제대로 맞았...(으악!)

    카틴 숲 학살하니까...독소전 개전후 소련내 폴란드인 포로를 주축으로 공산계 자유 폴란드군을 편성하려고 시도했는데 당시 소련측이 세운 폴란드군 지도자-누구더라-가 "그럼 기간장교로 써야 하니까 포로중 폴란드군 장교였던 사람들도 좀 풀어주시오"라고 요구하니 베리야가 당황하면서 "아, 안되오. 우리가 그 사람들에게 몹쓸 짓을 했소."라고 했다는 일화도 있었습니다. (이걸 어디서 봤더라. 여하간 글 자체는 소련 붕괴되기 전, 카틴 숲에 "여기 나치 독일에게 잔혹하게 희생당한 폴란드인들이 묻혀있다."라고 비석이 서 있을 때 쓰여진 겁니다. 근 20년이 된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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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길 잃은 어린양11:46 오전

    아이쿠. 추석때 고생을 하셨군요.

    강대국 정치가 다 그렇다지만 소련의 경우는 후안무치함이 예술의 경지죠;;;;

    물론 체코슬로바키아 분할 때 폴란드를 끌어들인 뒤 다시 폴란드 침공때 "슬로바키아" 군을 동원한 히틀러도 만만치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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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그거 전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나왔던 얘깁니다. 카틴 학살이 있었다는 것은 거기서 처음 알았고 나중에는 '제3의 침팬지'에서 多翁도 언급을 하지요.

      그런데 대원수가 죽인 인간이 하도 많아서 러시아 사람들 입장에서는 '뭐 1만 명 갖고 그래? (우리는 4000만 명인데)' 라는 소리가 나올수도 (퍽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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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이봉석10:19 오전

    한쪽은 이긴 넘, 다른 한쪽은 진 넘.....

    쩝쩝쩝

    그나저나 소련의 뻔뻔함은 무척 경이적이군요

    추석 잘 보내셨는지요..... 저도 물폭탄 떨어진 옆동네에서 간신히 폭탄세례를 피하며 살아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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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길 잃은 어린양10:53 오후

    漁夫님 // 대원수께서 한번 시작하시면 십만단위로 날아가니 1만명은 정말 대수롭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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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길 잃은 어린양10:54 오후

    추석 물난리에 별 일 없으셨다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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