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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9일 월요일

쾰른 - 최악(???)의 날

아르덴느 구경을 마치고 다시 독일로 가기 위해서 리에쥬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리에쥬역의 매표소로 가니 프랑스에서 들어오는 쾰른행 국제선을 간발의 차이로 놓쳤습니다.

리에쥬역 국제선 매표소

결국 리에쥬에서 아헨으로 가는 단거리 열차를 타기 위해서 두 시간을 썰렁한 플랫폼에서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헨으로 가는 열차가 오지 않았습니다. 퇴근시간이 다 돼서 매표소는 모두 퇴근했고 야간 근무서는 역무원에게 물어보니 영어를 못 하더군요.;;;;;
다행히 영어를 할 줄 아는 Mons에서 왔다는 벨기에 친구가 자신도 아헨으로 친구만나러 간다면서 역무원에게 통역을 해 줬는데...

아헨행 열차가 없어졌답니다!

한동안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가 리에쥬역에서 밤 새는 것도 그다지 내키지 않아서 암스테르담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암스테르담 밤거리를 구경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더군요.

벨기에에서 네덜란드로 넘어간 뒤 다시 국경에서 아인트호벤으로 갔습니다.



아인트호벤에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마지막 열차를 탔습니다. 대부분의 막차가 그렇듯 사람이 없어 조용하고 좋았습니다. 열차에서 잠을 보충했습니다.

막차는 언제나 썰렁

암스테르담에 도착했지만 야밤이라 문 연 곳은 맥도날드 하나 뿐이었습니다. 밤거리를 싸돌아다니는 것도 기운이 빠져서인지 별로 재미가 없더군요. 한 두어시간 돌아다니다가 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썰렁한 암스테르담역


다시 암스테르담 역으로 돌아와서 첫차를 기다렸습니다.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고 정말 지겹더군요. 암스테르담에서 ICE를 타고 쾰른으로 들어왔습니다.


쾰른 중앙역

쾰른에 도착해서 아침식사로 소시지를 먹었습니다. 음. 언제나 그렇지만 이 어린양은 육식을 즐깁니다. Heil Currywurst!


아침을 먹은 뒤 쾰른 지도를 사서 시내로 나갔습니다. 쓸만한 서점을 찾아 몇 시간 돌아다녔는데 허탕만 쳤습니다.


결국 시간도 부족한지라 쾰른대성당 구경이나 하고 슈투트가르트로 가기로 했습니다.

크다!






성당내부에는 다른 많은 성당들이 그렇듯 예수의 생애를 형상화한 조각들이 있었습니다. 로마군인을 중세기사처럼 묘사한게 아주 재미있어 보이더군요.


하지만 성당에서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성당의 거대한 크기가 아니라 수많은 스테인드글라스들이었습니다. 유럽여행하면서 많이 구경하지만 스테인드글라스는 볼 때 마다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할 수 가 없습니다. 어린양 같은 무신론자의 마음에도 감동을 주는 것을 보면 예술에 있어서는 독실한 신앙심도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쾰른대성당 구경을 마친 뒤 슈투트가르트로 직행하려던 계획을 바꿔 먼저 코블렌츠를 들러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어차피 쾰른에서 책 살 돈을 쓰지 못 했으니 코블렌츠에 가서 책을 산 다음에 슈투트가르트로 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약간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줄이야...

다시 코블렌츠로!


코블렌츠 시내버스 노선도

전에 갔던 서점에 가서 아주 쓸만한 책을 건질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는데...

이때 까지는 좋았습니다

책 사고 역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졸았습니다.;;;;; 그리고 버스 종점까지 그대로 가 버렸지요. 결국 코블렌츠에서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기차를 놓쳤습니다.;;;;;; 여기서 하루의 계획이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일단 낭패감을 안고서 코블렌츠 역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어쨌건 슈투트가르트로 가려먼 다시 쾰른으로 돌아가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쾰른역에 도착해서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쾰른역 구내서점 구경을 했는데 역시 이곳 또한 군사서적을 많이 비치해 놓고 있었습니다.

德國人들의 훈훈한 尙武精神

쾰른에서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직행노선은 끊겨서 먼저 프랑크푸르트 공항역으로 갔습니다. 프랑크푸르트는 5년 전에 한달 정도 머무른 적이 있어서 이번 여행에서도 한번 쯤 들러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그냥 스쳐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많이 아쉽더군요.

프랑크푸르트 공항역

다시 이 역에서 슈투트가르트로 가는 막차를 탈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한참 전에 도착해서 슈투트가르트에서 여유있게 저녁을 먹고 시내구경을 했었어야 하는데... 에휴~

슈투트가르트 도착....

슈투트가르트에 막차로 도착한 다음에는 피곤하다 보니 아무 여관이나 들어가서 자기로 했습니다. 다행히도 적당한 가격에 아침식사를 주는 곳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샤워를 하고 TV를 틀어보니 낯익은 얼굴이 나오더군요. 윈터스 소령님이 독일어로 말씀하시는 것이 너무 신기했습니다.

윈터스 소령님의 유창한 독일어실력에 놀랐습니다.

2008년 5월 6일 화요일

아르덴느 - 바스토뉴, 만헤이, 우팔리즈

아른헴 일대를 벼락치기로 구경한 뒤 암스테르담으로 향했습니다.


저녁 까지 리에쥬로 가기 위해서 암스테르담도 역 근처(.....) 벼락치기로 구경하고 간단히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실수로 카메라를 배낭과 함께 사물함에 집어 넣어서 이날 암스테르담 사진을 찍지 못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다시 기차를 타고 브뤼셀로 향했습니다.


브뤼셀 역

리에쥬로 가려면 그냥 암스테르담에서 마스트리히트를 거쳐 들어가는게 더 빠른데 왜 시간을 더 들여 브뤼셀로 돌아갔냐고요? 동네 하나라도 더 구경하려고 욕심을 부렸거든요. 물론 브뤼셀에 도착하자 마자 다시 리에쥬행 열차가 도착해 브뤼셀은 역만 구경했습니다.;;;;;

비교적 여유있었던 리에쥬행 열차

리에쥬에 도착하자 마자 여관에 들어가 바로 잤습니다. 그런데 벨기에 사람들의 프랑스어 억양의 영어는 정말 알아듣기 어렵더군요. 여관 아저씨가 여권좀 보여달라고 하는데 t발음은 거의 들리지 않게 '빠스뽀~트'라고 하니 처음에는 여권 달라는 이야기인지 몰랐습니다. 버스는 '뷰~스'라고 하더군요.;;;;;;;

빠스뽀~트!

제가 묵은 방의 구조는 아주 기묘했습니다. 폭이 좁고 2층으로 된 구조였는데 텔레비젼은 1층과 2층 어디서도 보기 어려운 애매한 위치에 달린데다가 리모컨이 안보이더군요.;;;;

이걸 어떻게 보란 말입니까!

어쨌건 피곤해서 샤워만 하고 바로 잤습니다.(실은 리모컨이 없으니 TV를 볼수가 없었지요^^)

자고 일어나 아침을 먹었습니다. 이것 저것 푸짐한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와 달리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벨기에는 아침식사도 프랑스 식이더군요. 갓 구워낸 바게뜨에 치즈 정도. 그래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커피 맛도 아주 좋더군요.


그런데 바게뜨를 다 먹고 식당(호텔에서 식당도 겸하고 있었습니다) 아줌마에게 이게 다냐고 손짓으로 물어보니 이 아주머니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바게뜨를 한바구니 더 주십니다. 땡잡았습니다!

전날 묵은 여관

식사를 마친 뒤 버스정류장으로 갔습니다. 바스토뉴는 기차가 들어가지 않거든요. 정류장은 기차역 바로 옆에 있어서 찾기가 쉬웠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바라본 리에쥬역

리에쥬를 출발해 바스토뉴로 가는 길은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아르덴느 지역의 도로들은 하나같이 구불구불한게 마치 한국의 경상북도 어느 시골같은 느낌이더군요.


바스토뉴로 향하던 버스는 중간에 우팔리즈(Houffalize)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버스기사 아저씨가 화장실을 가는 모양이더군요. 그런데 버스 밖을 내다보니 아주 낮익은 물건이 하나 있는게 아닙니까.

우팔리즈의 판터

잽싸게 내려 사진 한장을 찍었습니다.

버스는 다시 바스토뉴를 향했습니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니 책에서 설명한 아르덴느 지역의 지형이 이해가 되더군요. 역시 百聞不如一見이라더니!


그리고 드디어 바스토뉴에 도착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나오니 바로 앞에 매컬리프 장군을 기리는 광장이 있더군요. 매컬리프 장군의 동상 옆에는 셔먼 한대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장군님의 존안

승리의 셔먼! 인줄 알았는데....

아니군요;;;;;

바스토뉴 시내는 꽤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시간 여유만 있으면 하루 정도 묵으면서 근처 구경을 하고 싶더군요. 바스토뉴 시가지를 벗어나서 바스토뉴 박물관으로 가는 길에 2차대전 당시 전사한 벨기에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있었습니다.


이 기념비를 지나 언덕을 올라가니 드디어 바스토뉴 박물관이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문 닫았습니다;;;;;

박물관 구경은 못 해도 야외 전시물은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M10이 아닌 아킬레스를 가져다 놓은 건지?

당신은 번지수가 틀렸어요!

심심해서 올라가 봤습니다.


야외 전시물 구경을 마친 뒤 박물관 옆에 있는 미군참전을 기리는 구조물을 구경했습니다.


각 기둥에는 벌지전투에 참전한 미군 부대들의 부대명을 기록해 놓았더군요.











이 구조물 위로 올라가 보니...


각 방향별로 당시 전투가 어떻게 전개됐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물관(건물) 구경을 마친 뒤 다시 바스토뉴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는 길에 아까 보지 못한 셔먼 전차의 잔해를 보게 되었습니다.



바스토뉴 시내로 돌아와 간단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특히 와플이 맛있었습니다. 벨기에 만세!


식사를 마친 뒤 다음에는 만헤이로 향했습니다.


만헤이로 가는 길은 날씨가 좋다 보니 아주 즐거웠습니다.

만헤이로 간 이유는 1944년 12월에 만헤이에서 벌어진 아주 흥미로운 전투 때문입니다.

Das Reich 기갑연대 4중대의 만헤이(Manhay) 전투

에른스트 바르크만의 만헤이 활극 - 채승병님의 글

바르크만이 진입한 방향에서 바라본 만헤이

만헤이에 도착해 보니 한국의 작은 면소재지 정도의 마을이었습니다. 한가하고 조용하더군요. 아마 바르크만이 쳐들어갔을 때와 비교해도 크게 변한것은 없을것 같았습니다.


바르크만은 저 멀리 보이는 숲 어딘가에 숨었었습니다.

익숙한 지명이 많이 보입니다.

만헤이는 생각 보다 훨씬 작은 동네더군요. 바로 그랑므닐로 갔습니다. 그랑므닐은 만헤이에서 대략 500미터정도 떨어진 더 작은 동네입니다. 그랑므닐은 폴 대위의 주력 부대가 향한 방향입니다.

만헤이에서 바라본 그랑므닐

그랑므닐로 가다가 주위를 살펴보니 길이 주변 초지들 보다 높더군요. 크노케의 전차가 왜 도로에서 벗어나다가 처박혔는지 이해가 갔습니다.


어슬렁 어슬렁 걸어서 그랑므닐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동네에 들어서자 마자 또 익숙한 무엇인가가 눈에 띄었습니다.

나무 사이를 잘 보세요

바로 만헤이 전투당시 지뢰를 밟고 격파된 2소대 소속의 판터였습니다.



그랑므닐을 구경한 뒤 다시 만헤이로 돌아왔습니다. 에레제 까지 갈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시간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더군요. 만헤이의 어느 카페에서 맥주 한잔을 마시며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생각해 보니 리에쥬까지 가도 독일로 가는 기차를 탈 시간이 남을 것 같아 다시 우팔리즈로 돌아갔습니다. 아침에 잠깐 본 판터를 구경하려고요.


이 전술기호는 대충 그려넣은건지 아니면 원래 있던대로 그려넣은건지 궁금하더군요


우팔리즈에서 버스를 타고 다시 리에쥬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가는 길 보다 더 빠르더군요. 벨기에 버스 기사들도 해 떨어지면 속도를 높이는 건지 궁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