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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5일 일요일

융프라우, 스위스 육군 기갑박물관

바로 전날의 베른 구경은 별 생각없이 걸어다니기만 해서 그런지 편안한 느낌 말고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이날은 날씨 부터 시작해서 아주 멋진 날 이었습니다.

아침일찍 융프라우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 인터라켄 역으로 나왔습니다. 슬금 슬금 해가 밝아오는 모양을 보아하니 이날의 날씨가 아주 좋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인터라켄 역에서 융프라우까지는 그냥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이곳은 많은 분들이 가 보셨을 테니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중간에 열차를 갈아타기 위해서 Kleine Scheidegg에서 내렸는데 음... 역시나 한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평창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라켄과 오쓰(大津)는 무슨 관계일까요?

도착했습니다!

융프라우요흐에 도착해서 전망대로 올라가보니 시간을 내서 한 번 와볼만한 곳은 맞는 것 같았습니다. 온난화로 다 녹아버리기 전에(?) 구경을 해야 나중에 후회가 안 되겠죠.






스위스 국기 구경까지 마치니 내려가는 열차 시간이 빠듯하더군요. 산 위에서 몇 시간 있다가 내려갔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이날 마지막 일정인 툰(Thun)의 스위스 육군 박물관을 구경하려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미인을 낚으려면 비싼 시계는 필수?

내려가는 코스는 조금 다르더군요. 올라올때는 라우터브루넨을 겨쳐 올라왔는데 내려갈 때는 그린델발트를 거쳐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인터라켄에 도착하자 마자 툰으로 가는 기차로 달려갔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탈 수 있었습니다.

스위스의 많은 동네가 그렇듯 툰으로 가는 길도 경치가 일품이었는데 사진 찍을 생각을 미처 못 했습니다. 툰도 호수와 산을 끼고 있는 곳이어서 매우 아름답더군요. 기차역 바로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스위스 육군 박물관에 대해 물어보니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해당 부대 지휘관의 방문 허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안내소에서 근무하는 분이 부대 지휘관의 전화번호를 알려 줘서 통화가 가능했습니다.

※ 제가 방문했을 때 기갑박물관이 있는 부대의 지휘관 전화번호는 033-228-43-63 이었습니다.

통화를 해 보니 박물관 자체가 군인들의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군사시설이어서 건물안으로 들어가려면 며칠 전에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전차들은 야외 전시물이어서 간단한 출입절차만 있으면 구경할 수 가 있다고 하더군요. 방문자가 몇 명이냐고 물어보길래 단 한명이라고 하니 잠시 난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탱크 구경하러(...) 한국에서 왔다고 이야기 하니 허가를 해 줬습니다. 통화가 끝나자 마자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기갑박물관이 있는 Kaserne Dufour로 갔습니다.


막상 도착해 보니 걸어가도 될 거리였습니다. 역에서 몇 분 안 걸리더군요.(아이고 돈 아까워라!) 부대 정문의 초소에서 경비병에게 부대 지휘관과 통화를 했다고 말하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부대내의 안내를 해 줄 병사를 불러왔습니다. 아주 인상이 좋은 Sandro Pletscher란 친구가 나오더군요. 어떤 미군 제독(Frank J. Fletcher)과 이름이 비슷하게 들린다니까 아주 좋아했습니다.(;;;;)

툰 기갑박물관의 전시물들 중에는 2차대전 이후에 스위스 정부가 프랑스로 부터 구입한 독일군의 전차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동 가능한 상태의 물건들만 들여온 탓에 전시물들의 상태가 아주 좋았습니다. 또 스위스 육군이 운용한 마이너한 기갑차량들도 많은 덕에 아주 눈이 즐거웠습니다.

Pz61. 애너미 앳 더 게이트에서 3호전차로 개조되었던 그 놈이죠

스위스가 면허 생산한 Hetzer, G-13

LT vz.38의 수출형인 LTH


이 박물관에서 구경한 물건 중 가장 재미있었던 녀석들은 바로 스위스가 2차대전 중에 개발한 자주포인 Nahkampfkanone 시리즈였습니다. 특히 Nahkampfkanone II는 설계자의 미적감각이 의심스러운 놈이더군요.

Nahkampfkanone I

Nahkampfkanone II

스위스 육군의 개성만점인 기갑차량 외에도 여러 국가의 물건들도 많은게 이 박물관의 장점입니다. 이렇게 구경거리가 많은데 공짜라니 얼마나 좋습니까.



승리의 셔먼! 승리의 셔먼!















중간에 썰렁하니 포 하나가 전시되어 있으니 기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러나 이 박물관에 온 진짜 목적은 2차 대전 중 사용된 독일 땅크들을 구경하기 위한 것 이었습니다. 대부분 상태들이 좋으니 눈요기를 아주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르노 R-35 전차에 체코제 47밀리 대전차포를 얻은 녀석(4.7cm PaK(t) auf R35)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어 아이템이죠.

허접해 보여도 귀한 몸이라우!



그런데 이 박물관에 들른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던 왕호랭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호랭이 나와라 오버!

그래서 안내를 맡은 플레처에게 왕호랭이의 소재를 물었습니다.

어린양 : 이봐. 왕호랭이 어디 있어?

플레처 : 나는 공병이라 땅크에 대해선 잘 모르겠는데.

어린양 : !!!(이게 뭔 선문답이냣!!!!!)

신나게 구경 잘 하다가 갑자기 핵심 아이템 하나가 보이지 않으니 섭섭했습니다. 아마 어디 수리를 하러 간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것 참;;;; 코블렌츠 박물관에 갔을 땐 판터가 트리어로 출장을 가더니만 툰에 오니 왕호랭이가 사라졌네요. 다음에 또 오라는 하늘의 계시(?)로 받아들였습니다.

날씨도 좋고 구경도 아주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모든 여행이 이렇게 즐겁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툰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베른으로 돌아와 밀라노행 CIS를 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절하게 부대 안내를 해 줬던 플레처(Sandro S. Pletscher)군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vielen Dank, Sandro!

2008년 5월 30일 금요일

베른

바로 전날 암스테르담에서 쾰른을 거쳐 슈투트가르트로 오는 동안 맥이 빠졌는지 늦잠을 잤습니다. 늦잠덕에 이날의 계획도 엉망이 됐습니다. 일어나서 시계를 보는 순간 맥이 쭈욱~ 빠지더군요.

왼쪽이 전날 묵었던 곳입니다

슈투트가르트역은 좀 답답하게 생긴것 같습니다. 크긴 큰데 너무 밋밋해서 별다른 감흥이 없더군요. 유럽의 기차역들은 나름대로 개성이 있는데 슈투트가르트 역은 밋밋한게 개성인 것 같습니다.



취리히행 ICE

어차피 일정대로 움직이기는 글렀으니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스위스로 들어가면서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했습니다. 스위스 국경으로 가는 길에 Singen이란 역이 있던데 참 멋진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일에서 노래를 가장 잘하는 동네???

스위스로 접어드니 지형이 확 달라졌다는 느낌이 옵니다.


원래는 취리히에 도착해서 한 서너시간 정도 시내 구경을 하고 베른으로 가려고 했는데 시간관계상 포기했습니다. 크. 역시 여행을 가도 부지런해야...


아무래도 이번 여행은 썰렁한 열차만 탈 팔자였나봅니다

취리히에서 베른으로 가는 길도 경치가 일품이었습니다. 쓸만한 사진을 거의 건지지 못한게 아쉽더군요.


베른역 도착

베른에 도착한 뒤에는 그냥 걸어다녔습니다. 원래는 베른에 도착해서 뭘 구경할지 생각을 했었는데 맥이 빠지니 그냥 걷고 싶더군요.







구토하는 독수리



대충 시내를 둘러보고나니 해가 떨어졌습니다.

저녁식사를 한 뒤 스위스로 놀러온 사람들의 필수코스(???)인 인터라켄으로 갔습니다. 한국인이 너무 많아서 강원도 평창쯤에 놀러간 기분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