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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27일 금요일

벼락치기 이탈리아 구경 - 밀라노, 베네치아

툰 기갑박물관 구경을 마친 뒤 다시 베른 중앙역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제 다음 행선지인 이탈리아로 넘어갈 차례가 됐으니까요.


일단 밀라노로 들어가기 전에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생긴것도 별로에 맛도 별로더군요.


맛없는 피자를 뱃속에 집어 넣은 뒤 밀라노로 가는 CIS를 탔습니다. 그런데 멋진 ICE에 익숙해 져서 그런지 CIS는 뭔가 좀 모자라 보이더군요.


밀라노에 도착하고 바로 제일 싼 호텔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형편없는 시설에도 불구하고 방값은 비쌌는데 과연 관광객의 등골을 빼먹는 이탈리아다 싶었습니다.


대충 씻은 뒤 김윤진이 이탈리아말로 떠드는 로스트 시즌 2를 보고 잤습니다.

이놈이 지난 밤에 잤던 호텔입니다.

다음날 일어나자 마자 두오모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중간에 중앙역을 다시 보게 됐는데 맑은 날씨에 보니 꽤 멋진 건물이더군요. 시설이 허접한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두오모 성당으로 가는 길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걸으면서 계속해서 독일과 비교를 하게 되더군요. 일단 알아보기 어렵게 붙여 놓은 도로표지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호텔에서 대충 한 시간 정도 걸으니 두오모 성당이 나왔습니다.

1차 목적지 도착!

그리고 두오모 광장 근처에서 늦은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크. 역시 먹는것 하나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이탈리아 만세!


승리의 이탈리아! 승리의 이탈리아!

식사를 하고 광장 주변을 어슬렁 거렸습니다. 비둘기 모이를 강매하는 파키스탄인(?)만 제외하면 즐거웠습니다.




다음으로는 San Lorenzo 성당으로 갔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보수 공사중이어서 그 멋지다는 교회의 모자이크를 구경하지 못 했습니다. 책자의 설명으로는 370년 경에 처음 건립되었고 16세기에 대대적인 보수공사와 함께 모자이크도 만들어 졌다는데 이거 구경을 할 수 없으니 정말 아쉽더군요.



아래 사진은 교회 쪽에서 밖을 보고 찍은 것인데 앞에 있는 돌 기둥들이 제가 밀라노에서 본 유일한 로마시대 유적이었습니다. 이 돌기둥 들도 제법 유명한 모양이더군요.


San Lorenzo 성당 다음에는 Sant'Eustorgio 성당으로 갔습니다. 이 성당은 군사사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신성로마제국 황제 바르바로사가 밀라노를 털때 성당의 성물인 동방박사의 유골을 탈취당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뭐, 실제고 그게 동방박사의 유골일 리는 없었겠지만 종교란게 다 그렇죠...


Sant'Eustorgio 성당을 구경한 뒤 이곳을 기점으로 다시 밀라노 중앙역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원래 계획에서는 밀라노와 파비아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음날 베네치아를 구경하려 했는데 중간에 아르덴느 구경을 한 번 한 덕분에 멋진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단 하룻동안 '발가락'만 담그는데 그쳐야 했습니다. 귀국 한 뒤 이탈리아만 3개월 여행했다는 분을 만나서 아주 부러워 하기도 했지요.

왠지 반가운 화교 상점

중간에 어떤 중고차 가게에서는 재미있는 아이템을 하나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최후의 만찬"이 그려진 성 마리아(Santa Maria Delle Grazie) 성당으로 갔습니다. 음. 역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아줌마들로 득시글 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참 앉아서 쉰 다음에 구경했습니다. 크... 그런데 이 어린양은 미적 감각이 제로여서 그런지 막상 유명한 물건을 구경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감흥이 없더군요;;;




마지막으로는 Sforzesco성으로 갔습니다. 시간이 없다 보니 이 멋진 건물은 정말 "밖에서 살짝"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갑자기 아르덴느를 구경하기 위해서 이탈리아 구경을 하루 줄인게 '살짝' 후회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리고 시간이 부족해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생각해 보니 애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걸어다니는 것 보다 낫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물론 뒤늦은 후회였습니다.;;;;;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해서 전에 예약해 놓은 야간열차를 확인한 뒤 바로 베네치아행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기차에 타니 자리가 없어서 베네치아 까지 꼼짝없이 서서 가나 싶었는데 어떤 친절한 승무원이 빈 좌석이 많은 객차를 알려줬습니다. 아아. 이탈리아 만세!


자리를 잡고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베네치아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시내 구경은 포기하고 저녁이나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베네치아역의 물품 보관소는 그야말로 날강도 들이더군요. 시간 단위로 돈을 받아 먹는건 둘째 치고 그야 말로 살인적은 요금이었습니다. 1~2유로면 하루를 맡길수 있는 독일의 무인보관함이 한없이 그리워 졌습니다.


물품보관소에서 삥을 뜯긴뒤(?) 두시간 정도 시내 구경을 했습니다. 물론 밤이라 어디가 어딘지 알수 없었으니 시내 구경이라 하기도 민망했습니다만...



그리고 다시 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적당한 식당 한 곳을 찾아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자 마자 물품보관소의 불친절과 바가지에 대한 반감은 싹 사라지고 이탈리아 만세를 부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Viva Italia!

Viva Italia!

Viva Italia!

Viva Italia!

2008년 6월 15일 일요일

융프라우, 스위스 육군 기갑박물관

바로 전날의 베른 구경은 별 생각없이 걸어다니기만 해서 그런지 편안한 느낌 말고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는데 이날은 날씨 부터 시작해서 아주 멋진 날 이었습니다.

아침일찍 융프라우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 인터라켄 역으로 나왔습니다. 슬금 슬금 해가 밝아오는 모양을 보아하니 이날의 날씨가 아주 좋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인터라켄 역에서 융프라우까지는 그냥 사진만 올리겠습니다. 이곳은 많은 분들이 가 보셨을 테니 설명이 필요없겠지요.




중간에 열차를 갈아타기 위해서 Kleine Scheidegg에서 내렸는데 음... 역시나 한국인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평창에 온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인터라켄과 오쓰(大津)는 무슨 관계일까요?

도착했습니다!

융프라우요흐에 도착해서 전망대로 올라가보니 시간을 내서 한 번 와볼만한 곳은 맞는 것 같았습니다. 온난화로 다 녹아버리기 전에(?) 구경을 해야 나중에 후회가 안 되겠죠.






스위스 국기 구경까지 마치니 내려가는 열차 시간이 빠듯하더군요. 산 위에서 몇 시간 있다가 내려갔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이날 마지막 일정인 툰(Thun)의 스위스 육군 박물관을 구경하려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미인을 낚으려면 비싼 시계는 필수?

내려가는 코스는 조금 다르더군요. 올라올때는 라우터브루넨을 겨쳐 올라왔는데 내려갈 때는 그린델발트를 거쳐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다시 인터라켄에 도착하자 마자 툰으로 가는 기차로 달려갔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탈 수 있었습니다.

스위스의 많은 동네가 그렇듯 툰으로 가는 길도 경치가 일품이었는데 사진 찍을 생각을 미처 못 했습니다. 툰도 호수와 산을 끼고 있는 곳이어서 매우 아름답더군요. 기차역 바로 앞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스위스 육군 박물관에 대해 물어보니 군사시설이기 때문에 해당 부대 지휘관의 방문 허가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다행히도 안내소에서 근무하는 분이 부대 지휘관의 전화번호를 알려 줘서 통화가 가능했습니다.

※ 제가 방문했을 때 기갑박물관이 있는 부대의 지휘관 전화번호는 033-228-43-63 이었습니다.

통화를 해 보니 박물관 자체가 군인들의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군사시설이어서 건물안으로 들어가려면 며칠 전에 허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다행히 전차들은 야외 전시물이어서 간단한 출입절차만 있으면 구경할 수 가 있다고 하더군요. 방문자가 몇 명이냐고 물어보길래 단 한명이라고 하니 잠시 난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탱크 구경하러(...) 한국에서 왔다고 이야기 하니 허가를 해 줬습니다. 통화가 끝나자 마자 바로 택시를 잡아타고 기갑박물관이 있는 Kaserne Dufour로 갔습니다.


막상 도착해 보니 걸어가도 될 거리였습니다. 역에서 몇 분 안 걸리더군요.(아이고 돈 아까워라!) 부대 정문의 초소에서 경비병에게 부대 지휘관과 통화를 했다고 말하니 잠시 기다리라고 한 뒤 부대내의 안내를 해 줄 병사를 불러왔습니다. 아주 인상이 좋은 Sandro Pletscher란 친구가 나오더군요. 어떤 미군 제독(Frank J. Fletcher)과 이름이 비슷하게 들린다니까 아주 좋아했습니다.(;;;;)

툰 기갑박물관의 전시물들 중에는 2차대전 이후에 스위스 정부가 프랑스로 부터 구입한 독일군의 전차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가동 가능한 상태의 물건들만 들여온 탓에 전시물들의 상태가 아주 좋았습니다. 또 스위스 육군이 운용한 마이너한 기갑차량들도 많은 덕에 아주 눈이 즐거웠습니다.

Pz61. 애너미 앳 더 게이트에서 3호전차로 개조되었던 그 놈이죠

스위스가 면허 생산한 Hetzer, G-13

LT vz.38의 수출형인 LTH


이 박물관에서 구경한 물건 중 가장 재미있었던 녀석들은 바로 스위스가 2차대전 중에 개발한 자주포인 Nahkampfkanone 시리즈였습니다. 특히 Nahkampfkanone II는 설계자의 미적감각이 의심스러운 놈이더군요.

Nahkampfkanone I

Nahkampfkanone II

스위스 육군의 개성만점인 기갑차량 외에도 여러 국가의 물건들도 많은게 이 박물관의 장점입니다. 이렇게 구경거리가 많은데 공짜라니 얼마나 좋습니까.



승리의 셔먼! 승리의 셔먼!















중간에 썰렁하니 포 하나가 전시되어 있으니 기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그러나 이 박물관에 온 진짜 목적은 2차 대전 중 사용된 독일 땅크들을 구경하기 위한 것 이었습니다. 대부분 상태들이 좋으니 눈요기를 아주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르노 R-35 전차에 체코제 47밀리 대전차포를 얻은 녀석(4.7cm PaK(t) auf R35)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어 아이템이죠.

허접해 보여도 귀한 몸이라우!



그런데 이 박물관에 들른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던 왕호랭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니! 이럴수가!

호랭이 나와라 오버!

그래서 안내를 맡은 플레처에게 왕호랭이의 소재를 물었습니다.

어린양 : 이봐. 왕호랭이 어디 있어?

플레처 : 나는 공병이라 땅크에 대해선 잘 모르겠는데.

어린양 : !!!(이게 뭔 선문답이냣!!!!!)

신나게 구경 잘 하다가 갑자기 핵심 아이템 하나가 보이지 않으니 섭섭했습니다. 아마 어디 수리를 하러 간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것 참;;;; 코블렌츠 박물관에 갔을 땐 판터가 트리어로 출장을 가더니만 툰에 오니 왕호랭이가 사라졌네요. 다음에 또 오라는 하늘의 계시(?)로 받아들였습니다.

날씨도 좋고 구경도 아주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모든 여행이 이렇게 즐겁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툰에서 기차를 타고 다시 베른으로 돌아와 밀라노행 CIS를 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친절하게 부대 안내를 해 줬던 플레처(Sandro S. Pletscher)군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vielen Dank, Sand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