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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0일 목요일

인스부르크

벼락치기 이탈리아 구경을 마친 뒤 베네치아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다시 뮌헨으로 들어왔습니다. 원래 이날의 목적지는 인스부르크였는데 인스부르크에서 내리면 새벽이라 시간이 좀 애매하더군요. 밤기차에서 잠을 푹 자고 다시 뮌헨에서 첫 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뮌헨에 도착한 뒤 바로 조금 있다가 인스부르크로 가는 기차를 탔습니다. 5년만에 다시 오스트리아로 들어가니 아주 즐거웠습니다. 인스부르크에 가까워 질 수록 경치가 좋아지더군요.


드디어 인스부르크에 도착했습니다. 기차에서 내리자 마자 멋진 산자락과 상쾌한 공기가 반겨주니 기운이 철철 넘쳤습니다.



역에서 내린 다음에 먼저 인터넷 카페를 찾았는데 Global IME를 설치하지 못하게 막아놨더군요. 인터넷 요금이 비싸서 한국의 인터넷 신문 몇 편만 보고 바로 나왔습니다.
첫 번째로는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의 무덤이 있는 Hofkirche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소림사 무승들의 공연(?) 포스터를 발견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밥벌이를 하겠다니 왠지 승려들이 목사보다 백억배는 나아 보이더군요.

돈 많이 버시오!

그리고 거리를 걸으면서 산이 병풍같이 둘러쌌다는 표현은 이럴때 쓴다는걸 느꼈습니다. 어느 곳에서건 산이 눈 안에 가득 차더군요.



Hofkirche로 가는 길에 잠깐 프라들 교회를 들렀습니다. 예전에 인스부르크에 관련된 정보를 찾다가 이 사이트에서 프라들 교회의 사진을 보고 아주 마음에 들어서 꼭 방문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교회안에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정문을 닫아 놨더군요.

여기다 스위스 1프랑 한개 던졌습니다


Hofkirche로 가는 길에 예수회교회도 하나 있더군요.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Hofkirche에 도착했습니다. 이 교회 건물에는 티롤 민속박물관도 함께 있지요. 박물관은 내부 공사중이라 구경하지 못하고 교회 내부만 구경했습니다.


Hofkirche는 위에서도 언급했듯 막시밀리안 1세의 관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물을 보니 엄청나더군요. 특히 관의 각 면에 새겨진 부조들이 압권이었습니다. 막시밀리안 1세의 생전 업적들을 묘사하고 있었는데 주로 전쟁과 관련된 부조가 많더군요. 돈이 넉넉했다면 도록을 구입하고 싶었는데 돈이 없으니....


관의 주변에는 막시밀리안 1세의 조상들을 묘사한 청동상들이 서 있습니다.



청동상들은 모두 지체높은 양반들을 묘사하고 있는데 많은 수가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 재미있는 것을 몇 개 뽑아보면...

클로비스 1세

루돌프 1세

동고트왕 테오도릭

강철의 에른스트(Ernst der Eiserne), 막시밀리안 1세의 할아버지입니다

아더왕;;;;;

청동상들의 흥미로운 점이라면 먼저 청동상의 주인공들 중 일부는 막시밀리안 1세의 치세로 부터 거의 천년 전의 사람이다 보니 갑옷 등을 대충 그럴싸하게 묘사했다는 점 입니다. 대표적인게 동고트왕 테오도릭이죠. 그리고 아더왕 같이 전설의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고대~중세의 통치자들이 자신의 가계를 뻥튀기 하는건 흔한 일이었는데 그래도 아더왕은 약간 뜬금 없었습니다.



※ Hofkirche의 청동상들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십시오.

Hofkirche 구경을 마친 다음에는 인스부르크 시내 구경을 했습니다. 먼저 관광객으로 왔으니 관광객 등골을 빼먹는 기념품 점에 들러주는 것은 기본 센스라 하겠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인스부르크의 명물인 황금지붕(Goldenes Dachl)을 구경했습니다. 인스부르크 시가지의 건물들은 알록달록하게 장식을 잘 해놓아서 예전에 갔던 바드 퇼츠와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황금지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한 방 찍은 뒤 근처의 카페에서 간식을 먹었습니다. 메뉴는 굴라쉬 수프.



그리고 비엔나커피(Wiener Melange)를 한 잔 마셨습니다. 도데체 비엔나커피가 없다는 헛소문은 누가 지어낸 겁니까?


시내 구경을 한 뒤 시계를 보니 대략 오후 세시가 됐습니다. 원래는 암브라스(Ambras)성에 가서 갑옷과 무기를 구경하려고 했는데 일정이 촉박하다 보니 도저히 시간이 안 되겠더군요. 이럴땐 언제나 그렇듯 나중에 또 오라는 하늘의 계시(???)로 받아 들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익숙한 이름...

그래서 역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점심을 빵 한개와 수프로 때워서인가 배가 고프더군요. 역에서 간단히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브라우나우 암 인(Braunau am Inn)으로 가기 위해서 잘즈부르크행 기차를 탔습니다.

그런데...

기차에서 졸다 보니 잘즈부르크를 지나쳐 버렸습니다. 잠에서 깨니 린츠 근처에 와 있더군요. 황급히 린츠 역에서 내리니 브라우나우 암 인 방향으로 가는 마지막 기차가 있었습니다. 브라우나우 암 인은 한국으로 치면 면 소재지 정도의 작은 마을이어서 다시 한번 기차를 갈아 타야 했습니다.


기차를 갈아타고 한 시간 정도 더 가서 브라우나우 암 인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이 기차 종점이더군요.



브라우나우 암 인에 도착하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겨울비 맞는 것을 꽤 좋아하긴 합니다만 약간 피곤한데다 짐이 많으니 마냥 좋지만은 않더군요. 브라우나우 암 인은 아주 작은 동네인데다 야밤이니 모든 가게가 문을 닫고 있었습니다. 계속 걸어서 시내 중심에 도착하니 호텔 간판이 보이더군요.

잇힝~

호텔에 들어가니 마치 영화나 TV에 나올법한 품위 있는 노인 한분이 카운터에 앉아 있었습니다. 겨울이라 손님이 없어서 그런지 아주 반가워 하시더군요. 시골 호텔이라 방값이 매우 쌌습니다. 그리고 욕조가 있다는게 너무 반갑더군요.

2008년 6월 27일 금요일

벼락치기 이탈리아 구경 - 밀라노, 베네치아

툰 기갑박물관 구경을 마친 뒤 다시 베른 중앙역으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제 다음 행선지인 이탈리아로 넘어갈 차례가 됐으니까요.


일단 밀라노로 들어가기 전에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생긴것도 별로에 맛도 별로더군요.


맛없는 피자를 뱃속에 집어 넣은 뒤 밀라노로 가는 CIS를 탔습니다. 그런데 멋진 ICE에 익숙해 져서 그런지 CIS는 뭔가 좀 모자라 보이더군요.


밀라노에 도착하고 바로 제일 싼 호텔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형편없는 시설에도 불구하고 방값은 비쌌는데 과연 관광객의 등골을 빼먹는 이탈리아다 싶었습니다.


대충 씻은 뒤 김윤진이 이탈리아말로 떠드는 로스트 시즌 2를 보고 잤습니다.

이놈이 지난 밤에 잤던 호텔입니다.

다음날 일어나자 마자 두오모 성당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중간에 중앙역을 다시 보게 됐는데 맑은 날씨에 보니 꽤 멋진 건물이더군요. 시설이 허접한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두오모 성당으로 가는 길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걸으면서 계속해서 독일과 비교를 하게 되더군요. 일단 알아보기 어렵게 붙여 놓은 도로표지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호텔에서 대충 한 시간 정도 걸으니 두오모 성당이 나왔습니다.

1차 목적지 도착!

그리고 두오모 광장 근처에서 늦은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크. 역시 먹는것 하나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이탈리아 만세!


승리의 이탈리아! 승리의 이탈리아!

식사를 하고 광장 주변을 어슬렁 거렸습니다. 비둘기 모이를 강매하는 파키스탄인(?)만 제외하면 즐거웠습니다.




다음으로는 San Lorenzo 성당으로 갔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보수 공사중이어서 그 멋지다는 교회의 모자이크를 구경하지 못 했습니다. 책자의 설명으로는 370년 경에 처음 건립되었고 16세기에 대대적인 보수공사와 함께 모자이크도 만들어 졌다는데 이거 구경을 할 수 없으니 정말 아쉽더군요.



아래 사진은 교회 쪽에서 밖을 보고 찍은 것인데 앞에 있는 돌 기둥들이 제가 밀라노에서 본 유일한 로마시대 유적이었습니다. 이 돌기둥 들도 제법 유명한 모양이더군요.


San Lorenzo 성당 다음에는 Sant'Eustorgio 성당으로 갔습니다. 이 성당은 군사사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신성로마제국 황제 바르바로사가 밀라노를 털때 성당의 성물인 동방박사의 유골을 탈취당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뭐, 실제고 그게 동방박사의 유골일 리는 없었겠지만 종교란게 다 그렇죠...


Sant'Eustorgio 성당을 구경한 뒤 이곳을 기점으로 다시 밀라노 중앙역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원래 계획에서는 밀라노와 파비아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음날 베네치아를 구경하려 했는데 중간에 아르덴느 구경을 한 번 한 덕분에 멋진 이탈리아는 그야말로 단 하룻동안 '발가락'만 담그는데 그쳐야 했습니다. 귀국 한 뒤 이탈리아만 3개월 여행했다는 분을 만나서 아주 부러워 하기도 했지요.

왠지 반가운 화교 상점

중간에 어떤 중고차 가게에서는 재미있는 아이템을 하나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최후의 만찬"이 그려진 성 마리아(Santa Maria Delle Grazie) 성당으로 갔습니다. 음. 역시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아줌마들로 득시글 거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한참 앉아서 쉰 다음에 구경했습니다. 크... 그런데 이 어린양은 미적 감각이 제로여서 그런지 막상 유명한 물건을 구경 했음에도 불구하고 별 감흥이 없더군요;;;




마지막으로는 Sforzesco성으로 갔습니다. 시간이 없다 보니 이 멋진 건물은 정말 "밖에서 살짝" 구경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갑자기 아르덴느를 구경하기 위해서 이탈리아 구경을 하루 줄인게 '살짝' 후회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리고 시간이 부족해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생각해 보니 애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게 걸어다니는 것 보다 낫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물론 뒤늦은 후회였습니다.;;;;;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해서 전에 예약해 놓은 야간열차를 확인한 뒤 바로 베네치아행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기차에 타니 자리가 없어서 베네치아 까지 꼼짝없이 서서 가나 싶었는데 어떤 친절한 승무원이 빈 좌석이 많은 객차를 알려줬습니다. 아아. 이탈리아 만세!


자리를 잡고 책을 읽다 보니 어느새 베네치아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날이 이미 저물었으니 시내 구경은 포기하고 저녁이나 먹고 가기로 했습니다.


베네치아역의 물품 보관소는 그야말로 날강도 들이더군요. 시간 단위로 돈을 받아 먹는건 둘째 치고 그야 말로 살인적은 요금이었습니다. 1~2유로면 하루를 맡길수 있는 독일의 무인보관함이 한없이 그리워 졌습니다.


물품보관소에서 삥을 뜯긴뒤(?) 두시간 정도 시내 구경을 했습니다. 물론 밤이라 어디가 어딘지 알수 없었으니 시내 구경이라 하기도 민망했습니다만...



그리고 다시 역으로 돌아오는 길에 적당한 식당 한 곳을 찾아 저녁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음식이 나오자 마자 물품보관소의 불친절과 바가지에 대한 반감은 싹 사라지고 이탈리아 만세를 부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Viva Italia!

Viva Italia!

Viva Italia!

Viva 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