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CGV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CGV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10년 1월 2일 토요일

중앙시네마에서의 에바 序, 破 연속관람

새해 첫 날인 어제는 중앙시네마에서 느긋하게 에반게리온 序와 破를 관람하며 즐겁게 보냈습니다.메가박스에서 破를 개봉할 때 이벤트로 序와 함께 심야상영한 일이 있었는데 그때는 개인 사정으로 그 기회를 놓쳐 아쉽게 생각하던 터였습니다. CGV와 메가박스 등 대부분의 상영관에서 破가 상영중단됨과 동시에 중앙시네마가 에반게리온의 상영을 시작했는데 앞으로 일주일은 상영할 예정이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한 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약간의 불만이라면 중앙시네마에서는 필름으로 상영을 해서 화질이 썩 좋지 않았다는 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디지털 상영으로만 보다가 갑자기 필름으로 보니 화질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더군요. 디지털 상영관에서는 아주 또렷하게 보였던 세부적인 묘사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를들어 아스카가 3호기 실험장에서 미사토와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을 보면 미사토가 3호기를 바라볼 때 아스카가 타고 있는 케이블카가 올라가는 모습이 필름 상영판에서는 알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소소한 재미가 스크린 구석에 묘사된 세부 묘사를 찾아내는 것인데 그 점에서 불합격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살짝 좋지 않은 화질이 상태나쁜 복사판 비디오로 에반게리온을 처음 봤을때 같은 느낌을 줘서 나름대로 즐겁기도 했습니다.

다음으로 약간 이상했던 점은 破를 먼저 상영하고 그 다음에 序를 상영하는 구성을 취했다는 것 입니다. 1월 4일 부터는 序를 먼저 상영하고 破를 다음에 상영하는 방식으로 바뀐다고 하는데 왜 처음부터 이렇게 하지 않았는지는 의문이군요.

잡담하나 더. 새해 첫날을 에바 감상을 하면서 즐겁게 시작했으니 기념삼아 작은 이벤트를 하나 해 볼까 합니다.

2009년 12월 17일 목요일

에바 잡담

영등포 CGV에서 일곱번째로 에반게리온破를 관람했습니다.

다음주에 끝나는 일의 최종보고서 작성을 주말동안 마무리 해야하는지라 금토일은 시간이 안되니 수요일 밤에 보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래는 일을 일찍끝내고 10시30분 것 부터 2회 연속으로 이어서 볼 생각이었는데 마음같이 일이 끝나는게 아니라 12시 50분 것만 보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부터 에반게리온 포스터를 나눠준다는 소식을 듣기는 했는데 아쉽지만 일을 마무리해야 하니 금토일 관람은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심야상영인데도 아기를 데리고 부부동반으로 오신 분이 있던데 연애시절 에반게리온 팬이 되셨던 분들이 아닐까 싶더군요.(아니면 말고요)

일곱번째 관람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10번째 사도가 발령소의 메인스크린을 부수고 들어왔을 때 초호기가 돌진하며 막아내는 부분이었습니다. 사도가 코 앞에 닥친 상황에서 미사토의 표정이 아주 인상 깊더군요. 사도가 돌입하는 장면에서 미사토의 얼굴에 공포+절망+분노 등의 감정을 잘 담아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DVD가 나오면 이 장면을 캡처해서 바탕화면으로 쓸까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바로 직후에 신지가 초호기로 난입해 미사토를 구해냈으니 신지+미사토도 괜찮은 조합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이왕이면 신지 하렘이 좋지만 굳이 한 명 고르라면 지금 같아서는 미사토를 밀겠어요.)

화요일에 보고를 끝내면 2009년의 일은 완전히 종결되니 그 이후에 에바를 더 볼 수있으면 좋겠습니다.

2007년 7월 7일 토요일

검은집

얼마전에 CGV 무료초대권을 몇 장 얻었는데 정작 CGV에는 트랜스포머와 기타 몇 개의 영화가 스크린을 독식하고 있더군요. 트랜스포머도 무료초대권으로 이미 봤기 때문에 몇 개 안 되는 영화 중 아직 안 본 영화를 찾다 보니 결국 "검은집"을 보게 됐습니다.

이 영화는 재미있는 인물이 될 수 있었을 주인공과 살인범을 너무 재미없게 묘사했습니다. 배우들은 열심히 연기했지만 주인공은 너무 착하기만 해서 짜증이 나고 살인범은 조용히 있다가 영화 후반부터 갑자기 미쳐 돌아가 황당합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순간까지 착하기만 한 주인공은 최악입니다. 죽을 위기에 처했는데도 남 걱정이나 하고 자빠졌으니 이런 인간에게 어떻게 감정 이입이 되겠습니까! 주연 배우인 황정민의 연기는 좋았지만 그가 연기하는 인물 자체가 너무 비현실적이었습니다. 살인범을 연기한 유하의 연기도 역시 나쁘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황정민과 마찬가지의 이유로 꽝이었습니다.

쓸데없이 잔인한 신체훼손이 많이 나오는 것도 지겹습니다. 이야기 전개상 납득할 만한 피칠갑장면은 그럭 저럭 봐 줄 수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멀쩡한 사람 눈을 꿰메고 보험금을 받기 위해 두 팔목을 절단하는 장면은 끔찍하다기 보다는 짜증을 돋궜습니다.
영화의 후반부에 펼쳐지는 지하실에서의 대결도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주인공은 아무 이유 없이 살인범을 상대로 도망만 다닙니다! 다리를 저는 30대 여자를 상대로 도망만 다니는 남자 주인공이라니! 게다가 살인범은 격투 와중에 한쪽 눈을 잃고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역시 주인공은 애인을 데리고 도망만 칩니다. 물론 도망조차 제대로 못 가니 구경하는 관객의 입장에서는 부아가 치밀 지경이었습니다. 만약 미저리에 나온 우락 부락한 여자였다면 공감을 해 줄 수 도 있지만 얼굴도 곱상하게 생긴데다 호리호리하고 한 쪽 다리를 절며 또 한 쪽 눈도 없는 여자를 상대로 도망만 다니니 어느 누가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비현실적인 등장인물들의 행태는 제외하더라도 아쉬운 부분은 더 있습니다. 이야기를 주인공과 살인자 두 명을 중심으로 압축했다면 좀 더 좋았을 듯 싶은데 특히 주인공의 애인은 납치되는 것 말고는 별로 쓸 데가 없는 등장인물이었습니다. 애인이 소개시켜준 정신과 의사도 뜬금없이 나왔다가 뜬금없이 시체가 되더군요. 영화의 마지막 장면 또한 별로 필요한 장면 같지는 않았습니다. 나름대로 관객의 등골을 서늘하게 해 주겠다고 넣은 것 같은데 그런 종류의 결말은 다른 영화에서 너무 지겹게 봐 왔습니다.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는 너무 허술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소재는 무난했지만 그것을 잘 다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공짜로 본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