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 13일 토요일

마누라의 실수랍니다.

미국의 1948년 대선은 여론조사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힙니다. 대부분 트루먼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상황을 낙관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하지요. 그래서 트루먼 대통령은 선거자금을 모금할 때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민주당은 대선을 불과 두 달 앞둔 9월 1일에도 재정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였다. 트루먼은 9월 첫 째 주에 선거 자금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서 루이스 존슨(Louis Johnson)을 포함한 80여명의 부유층 당원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초대 받은 당원 중 50명만이 참석한 이 모임에서 트루먼은 필요한 자금이 조달된다면 자신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했다. 그리고 트루먼은 당 재정위원회의 위원장에 지원할 사람은 없는지 물었다. 당연하게도 어느 한 사람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 한 민주당 당원은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선거에 질 것이 거의 확실한 사람을 위해 앞장서서 사람들에게 후원금을 받아내는 어려운 일을 누가 하려고 했겠는가?”

Keith D. McFarland and David L. Roll, Louis Johnson and the Arming of America : The Roosevelt and Truman Years, Indiana University Press, 2005, p.137

결국 트루먼의 절친한 친구인 루이스 존슨이 이 어려운 일을 맡게 됩니다.

그런데…

다들 아시다 시피 트루먼이 이겨 버렸습니다.

내가 이겼지롱!

그러자…

대선이 끝난 다음날부터 루이스 존슨에게 자신의 비서나 부인이 자신의 선거후원금을 ‘깜박하고’ 보내지 않은 것을 ‘이제 막’ 알았다고 하는 개인 기부자들이 대선 이전 날자로 서명한 수표가 쇄도하기 시작했다. ‘해리’에게 자신들이 ‘언제나’ 그를 후원하겠다는 성의를 보이려는 사람들이 뒷북으로 보낸 기부금은 수십만 달러에 달했다. 마가렛 트루먼(Margaret Truman)이 뒤에 회고했듯 트루먼이 선거가 끝난 뒤 워싱턴으로 돌아왔을 때 트루먼 선거캠프의 재정 담당자인 루이스 존슨은 승자의 편에 붙으려는 사람들이 보낸 ‘날자를 앞당겨 쓴’ 엄청난 양의 수표를 받았고 그 액수는 75만 달러에 달했다.

Ibid, p.144

네.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똑같지요;;;;

그리고 문제가 생기면 마누라 탓을 하는 찌질한 남편들은 언제 어느 곳에나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