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가 늘 그래왔듯 썰렁한 이야기나 해볼까 합니다.
미군이 서부유럽에서 본격적으로 독일군과 대규모 기갑전을 벌이면서 미제 전차가 독일군의 전차에 비해 여러모로 열세라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습니다. 물론 이런 현실을 억지로 외면하려 한 패튼과 같은 사람도 있었지만 사실은 사실이지요. 미육군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신형전차의 배치를 서두르게 됩니다. 나중에 M-26으로 불리게 될 이 물건은 상당한 기대를 받았던 모양입니다.
아이젠하워도 M-26에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그는 육군참모총장 마샬(George C. Marshall)에게 보낸 편지에서 미육군의 장비 중 지프와 M-1 소총 말고는 독일군의 무기보다 나은게 없다는 비판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가 신형 T-26을 대량으로 확보하기만 한다면, 특히 강화된 90mm 포를 탑재한 더 최신형의 전차를 가지게 된다면 우리 기갑부대는 기동성과 숫자는 물론 화력 면에서도 우위에 서게 될 것 같소.”
Forrest C. Pogue, George C. Marchall : Organizer of Victory 1943-1945(Viking Press, 1973), p.553
그런데 아이젠하워가 이 편지를 마샬에게 보낸 것은 1945년 3월 12일 이었습니다. 아이젠하워의 희망사항과 달리 미군 기갑부대가 독일 기갑부대를 질적으로 압도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높은 분들은 잘 몰라요
이게 다 셔먼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