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8일 토요일

The American Way of War!?

알맹이 없는 잡담 하나 더.

바로 앞의 ‘창군초기 한국군의 사격군기 문제’라는 글에서는 한국군의 사격 군기 결에 대한 미국 군사고문단의 비판을 다뤘습니다. 뭐, 사격군기 결여는 사실 지휘관들도 경험이 부족하고 사병들도 훈련이 부족한 군대라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긴 합니다만 외국인들의 신랄한 비난은 약간 씁슬하긴 하지요.

한편, 20세기 중반에 한국인이 사격군기가 결여되어 있다고 까대던 미국인들도 100년 전에는 유럽 사람들에게서 마찬가지로 까이고 있었습니다. 남북전쟁이 벌이지자 영국, 프랑스, 프로이센 등 유럽의 열강들은 연방과 남부연합 양측에 관전무관들을 파견해 전술과 군사기술을 관찰했습니다. 뭐,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이 시기 유럽인들은 미국의 아마추어들이 벌이는 전쟁을 다소 낮춰보고 있었다지요.

영국 육군의 플레처(Henry Charles Fletcher) 중령은 연방군의 전투 방식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고 합니다.

“경험이 부족하고 훈련이 덜 된 부대가 그렇듯이 병사들은 총을 많이 쏘지만 몸을 일으켜 세우려 하지 않으며...  이 때문에 먼 거리에서 너무나 많은 화약을 낭비하고 있고... (적에게)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못하고 있다.”1)

이런 견해는 다른 나라의 관전 장교들에게서도 나타납니다. 프로이센 육군의 샤이베르트(Justus Scheibert) 대위도 플레처 중령과 마찬가지로 연방군이 전투시 원거리에서 부터 총을 쏴대며 화약을 낭비하는 경향이 강했다고 비판했습니다.2)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군사이론가였던 헨더슨(G. F. R. Henderson)은 아예 연방군과 남부연합군 양쪽 모두 탄약을 막대하게 낭비했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지요.3)

물론 탄약을 낭비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일이겠습니다만 남북전쟁 당시의 미군, 즉 연방군은 한 가지 점에서는 100년 뒤의 한국군이나 남베트남군 보다 나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1860년대의 미국도 막대한 공업력을 가진 공업국가였다는 점 입니다.



1) Jay Luvaas, The Military Legacy of the Civil War : The European Inheritance(University Press of Kansas, 1988), p.16
2) Jay Luvaas, ibid., p.63
3) Robert H. Scales Jr, Firepower in Limited War(Presidio, 1995), 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