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24일 목요일

2차대전 당시 소련에 수용된 전쟁포로의 사망률

소련의 수용소라면 당장 떠오르는 것은 열악한 생활환경과 가혹한 중노동입니다. 소련의 강제수용소를 다룬 이야기 중 가장 잘 알려진 솔제니친의 수용소군도의 내용만 보더라도 아름다운 모습이라곤 전혀 떠오르지 않지요.

2차대전 당시 소련은 총 3,777,290명의 포로를 잡았다고 합니다.1) 국적별로 세분화 하면 대략 다음과 같았다는군요.



국적
숫자
독일
2,389,560
오스트리아
156,682
헝가리
513,767
루마니아
201,800
이탈리아
48,957
핀란드
2,377
기타
464,147
G. F. Krivosheev, Soviet Casualties and Combat Losses in the Twentieth Century(Greenhill Books, 1997), p.277


그리고 이 중에서 꽤 많은 수의 포로가 고향땅을 밟지 못하고 사망했습니다. 소련 정부가 모든 포로를 송환한 뒤 1956년에 정리한 기록에 따르면 송환된 포로와 사망한 포로의 숫자는 다음과 같았다고 합니다.(집계 방식의 문제인지 위에서 인용한 자료와는 포로 숫자에서 조금 차이가 납니다.)



국적
포로 총계
송환된 포로
사망한 포로
독일
2,388,443
2,031,743
356,687
헝가리
513,766
497,748
54,753
루마니아
187,367
132,755
54,602
오스트리아
156,681
145,790
10,891
이탈리아
48,957
21,274
27,683
폴란드
60,277
57,149
3,127
체코슬로바키아
69,977
65,954
4,023
프랑스
23,136
21,811
1,325
유고슬라비아
21,830
20,354
1,468
네덜란드
4,730
4,530
199
핀란드
2,377
1,974
403
벨기에
2,014
1,833
177
룩셈부르크
1,653
1,560
92
스페인
452
382
70
덴마크
456
421
35
노르웨이
101
83
18
기타
3,989
1,062
2,927
포로 총계
3,486,206
3,006,423
518,480
Stefan Karner, “Die sowjetische Hauptverwaltung für Kriegsgefangene und Internierte. Ein Zwischenbericht” , Vierteljahrshefte für Zeitgeschichte 42-3(1994), s.470.

2차대전이 끝난 직후 소련의 사회경제적 상황은 말 그대로 최악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얼마전 까지 총부리를 들이댔던 나라의 포로들에게 좋은 대접을 해줄 여유가 있을리 없었습니다. 2008년에 썼던 “독일장교 비더만의 소련 포로수용소 생활”이라는 글에서 간단히 다뤘지만 특히 1945~46년 겨울에는 엄청난 숫자의 포로가 사망했습니다. 사정이 조금 나아지는건 1946년 하반기 이후였다고 하지요.

어쨌든 위에서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포로 생활 중 사망한 포로의 비율은 14.9%입니다. 좀 놀라운 것은 유독 이탈리아인 포로만 엄청나게 사망했다는 것 입니다. 생환된 숫자가 사망자 보다 더 적다는게 충격적이지요. 이탈리아 포로의 사망률은 56.5%로 다른 나라를 뛰어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2) 아마도 이탈리아군 포로의 대부분이 1942~43년 겨울 전역에서 생포되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비슷한 시기 스탈린그라드에서 생포된 포로 9만여명 중 겨우 6천여명 만이 살아돌아온 것과 비교할 수 있겠군요.3) 이탈리아가 1943년 항복한 뒤에는 포로의 대우가 개선되었다는 이야기도 있긴 합니다만 일단 사망률 자체가 덜덜덜한 수준이니별로 와닫지는 않는군요.
정작 가장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은 독일군 포로의 사망률은 평균적인 수준입니다. 물론 최악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탈린그라드의 포로들을 제외한다면 말입니다. 여기에 소련이 1945년에 본국으로 끌고 가지 않고 독일 내에서 석방한 포로들을 더한다면 사망률은 조금 더 내려가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



1)  G. F. Krivosheev, Soviet Casualties and Combat Losses in the Twentieth Century(Greenhill Books, 1997), p.277
2) Stefan Karner, “Die sowjetische Hauptverwaltung für Kriegsgefangene und Internierte. Ein Zwischenbericht” , Vierteljahrshefte für Zeitgeschichte 42-3(1994), s.470.
3) Guido Knopp, Die Gefangenen,(Wilhelm Goldmann Verlag, 2005), s.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