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25일 금요일

김구 = 테러리스트??? - (2)

만약 저에게 한국 현대사에서 과대평가된 인물을 몇 명 꼽으라면 저는 김구를 반드시 포함시킬 것 입니다. 김구는 1948년의 남북협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임시정부 시절에는 반대파에 대해 살상을 일삼았고 해방 이후에는 요란하게 반탁투쟁을 벌여 이승만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었죠. 어쨌건 김구는 한국내에서 매우 큰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사실 그가 1948년에 남북협상에 참여한 것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봤을 때 매우 큰 공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하기 어렵습니다만… 김구는 종종 신성시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부정적인 발언을 하기란 참 힘듭니다. 얼마전에는 어떤 외국인이 김구를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지요.

지금도 이러니 과거에는 김구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는게 더욱 힘들었을 것 입니다. 오늘 The Origin of the Korean War를 읽다가 한국어 판과 뉘앙스가 미묘하게 다른 부분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이 부분 입니다.

김구는 테러리스트와 암살문제에 정통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으므로 국내의 치안을 맡는 내무부장에 선임된 것도 논리적 타당성을 지닌다.

Bruce Cummings, 김주환 옮김, 『한국전쟁의 기원 上』, 靑史, 161쪽

원문은 이렇습니다.

Kim Ku’s reputation as a terrorist and assassin no doubt commended him for duty concerning domestic law and order

Bruce Cummings, 『The Origin of the Korean War. Vol 1 : Liberation and the Emergence of Separate Regimes 1945~1947』, 역사비평사, 1981, 2002, p.87

제가 번역했다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김구는 테러와 암살로 명성을 날렸기 때문에 국내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데 적임자라고 천거되었을 것이다.

“김구는 테러리스트와 암살문제에 정통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으므로”는 풍기는 느낌이 뭔가 묘합니다. 김구가 테러나 암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 처럼 읽히거든요. 일부러 불필요한 의역을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냥 직설적으로 '김구는 테러리스트...' 라고 옮기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요?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김구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김구 =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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