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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8월 21일 목요일

이청천 장군의 원대한 "建軍" 구상


지난 글에서는 이박사의 허풍 실력을 다뤘습니다. 이미 제 블로그에서는 이박사에 대한 괴이한 이야기들을 짤막하게 몇 번 다룬바 있습니다. 하나 같이 상식을 벗어난 희한한 이야기들이다 보니 반응도 제법 좋더군요.


그런데 40년대 후반의 조선은 매우 어수선한 곳 이었던지라 이박사가 아니더라도 창의적인 발상을 하는 인물은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중경 임정의 광복군 사령관 이청천(지청천) 장군 되시겠습니다.

1947년 9월에 이청천은 주한미군 사령관 하지 중장에게 한국 정부 수립 이후의 국군 창설에 대해 자신의 구상을 담은 서한을 보냈습니다. 이 서한은 조금 긴 편인데 주한미군 사령부 정보참모부의 주간보고서에 실린 덕에 오늘날 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청천은 하지에게 보낸 편지에서 극동 지역에서 소련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자신이 만든 대동청년단을 주축으로 30만명 규모의 한국군을 창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어차피 구상이니 병력 규모가 좀 많은 것은 봐 줄 만 합니다.

표1. 이청천이 주한미군정에 제안한 미래의 한국군 규모

보병연대
차량화연대
항공연대
부대 숫자
15
2
1
장교
10,200
1,200
1,560
부사관/사병
240,000
30,000
10,200
총계
250,200
31,200
11,760
[표 출처 : “Letter from General Lee ChawngChun to General Hodge”(1947. 9. 18), 『在朝鮮 미군 사령부 주간보고서 – 4(G-2 Weekly Summary, HQ. USAFIK)』, 일월서각, 1986, 87쪽]

그런데 중요한 것은 편지에 포함된 이 30만 규모 한국군에 필요한 장비 목록입니다. 이청천이 제시한 30만 규모 한국군에 필요한 군사장비의 수량은 대략 이랬다고 합니다.

표2. 이청천이 주한미군정에 제안한 미래의 한국군 장비 내역

보병연대
차량화연대
항공연대
소총
173,000
15,000
0
자동소총
58,000
1,000
0
권총
62,500
0
3,500
경기관총
1,700
950
0
중기관총
2,000
200
0
12.7mm 기관총
1,150
130
0
60mm 박격포
1,100
80
0
81mm 박격포
550
50
0
57mm 대전차포
400
130
0
75mm 대전차포
130
20
0
75mm 야포
0
40
0
105mm 야포
420
100
0
155mm 야포
210
30
0
경전차
1,600
220
0
중형전차
270
40
0
차량
30,000
6,000
6,000
정찰기/연락기
60
10
200
전투기
0
0
380
공격기
0
0
230
폭격기
0
0
140
[표 출처 : “Letter from General Lee ChawngChun to General Hodge”(1947. 9. 18), 『在朝鮮 미군 사령부 주간보고서 – 4(G-2 Weekly Summary, HQ. USAFIK)』, 일월서각, 1986, 87쪽
]

다른 것은 둘째치고 30만 규모의 군대에 전차는 2,000대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게다가 공군력의 규모도 장난이 아니지요. 그리고 군 편제도 매우 요상하기 짝이 없습니다. 보병연대와 차량화연대, 그리고 항공연대의 편제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름만 연대고 실제로는 사단 급 편제입니다. 항공연대의 규모도 굉장히 커서 1개 연대에 저 많은 항공기를 몰아넣겠다는 생각을 어떻게 한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봐도 번역상의 실수는 아닌 것 같고;;;;; 일단 저런 요청을 하면 미국이 순순히 저 막대한 양의 장비를 원조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도 의문입니다. 과연 무슨 생각으로 저런 거창한 편지를 보낸건지 궁금하더군요.

이청천이 무슨 생각에서 저런 거창한 제안을 한 것인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이청천은 정규적인 군사경력이 짧았기 때문에 국가정책 단위의 군사적 식견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런 맥락에서 생각하면 저런 무리한 발상을 한 것도 무리는 아닐 것 같습니다. 강대국의 위협이라는 맥락을 고려한다면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말입니다.

※ 예전에 한번 언급했었던 상해 임시정부의 군사편제도 이것과 비슷한 어딘가 엉성한 면을 보여주고 있죠. 아무래도 독립운동한 양반들은 군사적 재능은 별로 없었던 모양입니다.


2008년 4월 25일 금요일

김구 = 테러리스트??? - (2)

만약 저에게 한국 현대사에서 과대평가된 인물을 몇 명 꼽으라면 저는 김구를 반드시 포함시킬 것 입니다. 김구는 1948년의 남북협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긴 하지만 임시정부 시절에는 반대파에 대해 살상을 일삼았고 해방 이후에는 요란하게 반탁투쟁을 벌여 이승만에게 어부지리를 안겨주었죠. 어쨌건 김구는 한국내에서 매우 큰 존경을 받는 인물입니다. 사실 그가 1948년에 남북협상에 참여한 것은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봤을 때 매우 큰 공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높은 평가를 하기 어렵습니다만… 김구는 종종 신성시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 부정적인 발언을 하기란 참 힘듭니다. 얼마전에는 어떤 외국인이 김구를 ‘테러리스트’라고 불렀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지요.

지금도 이러니 과거에는 김구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는게 더욱 힘들었을 것 입니다. 오늘 The Origin of the Korean War를 읽다가 한국어 판과 뉘앙스가 미묘하게 다른 부분 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바로 이 부분 입니다.

김구는 테러리스트와 암살문제에 정통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으므로 국내의 치안을 맡는 내무부장에 선임된 것도 논리적 타당성을 지닌다.

Bruce Cummings, 김주환 옮김, 『한국전쟁의 기원 上』, 靑史, 161쪽

원문은 이렇습니다.

Kim Ku’s reputation as a terrorist and assassin no doubt commended him for duty concerning domestic law and order

Bruce Cummings, 『The Origin of the Korean War. Vol 1 : Liberation and the Emergence of Separate Regimes 1945~1947』, 역사비평사, 1981, 2002, p.87

제가 번역했다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김구는 테러와 암살로 명성을 날렸기 때문에 국내의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데 적임자라고 천거되었을 것이다.

“김구는 테러리스트와 암살문제에 정통한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으므로”는 풍기는 느낌이 뭔가 묘합니다. 김구가 테러나 암살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 처럼 읽히거든요. 일부러 불필요한 의역을 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냥 직설적으로 '김구는 테러리스트...' 라고 옮기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요? 다른 분들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김구가 테러리스트가 아니라고???

김구 = 테러리스트???

2007년 12월 13일 목요일

임시정부의 임시군제에 규정된 독립군의 병과색

임시정부는 1919년 12월 18일에 대한민국육군임시군제를 제정했습니다. 여기에는 군 편제와 계급, 참모조직, 병력 동원 등 다양한 사항이 규정되어 있는데 당연히 복장 규정도 있습니다. 제 5장 14조를 보면 군복의 카라 부분에 병과색을 넣도록 되어 있더군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보병 : 붉은색(紅)
기병 : 남색(藍)
포병 : 회색(灰)
공병 : 자주색(紫)
치중병(輜重兵) : 검은색(黑)
헌병 : 흰색(白)

보병 병과가 붉은 색이었다니. 어쩌면 독립군은 행군속도와 사격속도가 일본군 보다 세 배 빠르게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히히.

2006년 11월 30일 목요일

상해 임시정부의 군사제도에 대한 몇 가지 궁금한 점

상해 임시정부가 1919년에 제정한 대한민국육군임시군제는 여러 모로 흥미롭습니다. 이 법령에 따르면 대한민국육군의 기본 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군단 : 2~6개 여단 : 편제 상 직할대 없음
2. 여단 : 2개 연대 + 1개 기병중대 + 2개 공병중대 + 2개 헌병중대 + 2개 위생대
3. 연대 : 3개 대대 + 1개 기관총 대대(3개 중대) + 1개 폭탄대(중대 급)
4. 대대 : 4개 중대 + 1개 기관총 중대
5. 중대 : 3개 소대
6. 소대 : 3개 분대

일단 임시정부가 편제에 따른 군대는 한번도 가져 본 적이 없다는 점을 제외하고 대한민국육군임시군제에서 흥미로운 점은

1. 기본적으로 4각 편제의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사단이 없다는 점 입니다. 여단은 바로 군단 직할로 편제돼 있습니다.

2. 연대 편제에 딸려 있는 폭탄대 입니다. 아직까지 임시정부의 군사교리에 대한 자료는 발견되지 않아(그리고 아예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대충 감으로 짐작하자면 일종의 전투공병이 아닐까 싶습니다.

3.대대편제의 기관총중대는 정원 50명으로 소대규모라는 점 입니다. 일단 이건 성격상 중기관총을 장비했을 것 같은데 문제는 이런 편제로는 잘 해야 1개 보병중대 당 중기관총 1~2정 정도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겁니다. 어차피 임시정부야 제대로 된 군대를 편성할 능력도 없었으니 편제표 상 기관총 중대를 4개 소대로 해도 큰 문제는 없었을 텐데 말이죠.

4. 분대 정원은 분대장인 하사를 포함 17명이고 소대정원은 소대장 포함 51명 입니다. 즉 대략 이런 편성입니다.

소대장
1분대 : 17명
2분대 : 17명
3분대 : 16명

편제 표에도 1개 소대가 51명 이기 때문에 3분대는 16명으로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거 뭔가 거꾸로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보면 임시 군제에서 부대 편제는 정말 생각나는대로 짠게 아닐까 하는 생각 마저 드는 거죠.

예를 들면 이런 망상이 듭니다.

"1개 분대가 17명이니 1개 소대는 17×3=51명으로 하자. (편제표를 작성한다) 어? 그런데 소대장이 빠졌군. 음 소대장을 넣으면 52명이 되는데 고치기 귀찮은데.. 그래 3 분대는 16명으로 하자"

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5. 군단 사령부 편제를 보면 참모장 1인과 참모관 약간 명을 둔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군단 참모부는 제대로 된 편제를 짜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당장은 임시정부임시군제 말고는 참고할 수 있는 자료를 못 봤으니 상상의 나래는 이 쯤에서 접는게 좋을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