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0일 금요일

김삼웅의 리영희 평전

어제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김삼웅이 쓴 리영희 평전을 봤습니다. 저자를 보고 책의 내용을 대략 짐작할 수 있겠더군요. 한번 읽어 봤는데 역시나였습니다.

김삼웅은 근현대사와 관련해서 많은 인물 평전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양은 많지만 좋은 책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김삼웅의 글 쓰기는 지나치게 단조롭습니다. 일단 인물에 따른 호불호가 너무 명확한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특정한 인물에 대해서는 한없는 애정이 묻어납니다. 한마디로 분량만 많을 뿐 그 수준은 초등학생들에게 읽히는 어린이 위인전에 불과합니다.

리영희 평전도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김삼웅은 리영희에 대해 한없는 애정과 존경을 담아 글을 써나가고 있습니다. 70~80년대 지식인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니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리영희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빼고 나면 뭐가 남는지 의문입니다. 조금 더 객관적인 평전이 되려면 다루고 있는 인물의 한계나 문제점에 대해서도 냉철한 비판이 있어야 하지만 이 책에는 그런 요소가 없습니다.

리영희 교수를 존경하는 분이라면 괜찮겠지만 그 외의 분들에게는 별로 추천할 만한 책이 아닙니다.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리영희 교수에 대한 존경을 강요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굉장히 불쾌했습니다. 이보다는 리영희 교수의 대담식 자서전인 『대화』를 읽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입니다.

댓글 7개:

  1. 공작 등푸른 돼지11:58 오전

    이 글은 페이스북에도 공유해 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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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길 잃은 어린양12:02 오후

    아 그건 좀 그런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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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준님5:10 오후

    1. 김상웅이야 DJ 아들 비리 혐의로 시끌시끌할때 "그 사건은 강남친일파들의 음모"라는 글도 쓰지 않았습니까 ^^ 그 근거로 제시한다고 줄줄히 써 놓는건 "일제의 한국 여성 성학대"실록류였으니까요 ^^;;; 정치적 라인을 잘 타서 나름 성공한 저자로만 봅니다.

    2. 김상웅이 인물 비평말고도 정치비평(수준은 비슷비슷한)부터 위인 평전(히틀러에 대한 오컬트적 소문도 사실처럼 쓴)도 낸건 흑역사지요. 인물과 사상쪽이 아니었으면 출판도 어려울 정도 (서프라이즈 수준)의 글이었습니다.

    3. 리영희에 대한 전기는 강준만도 썼습니다. 리영희의 상업적+ 수준 낮은 버전이라서 그렇지만 리영희를 추구했던 빠심으로는 볼만했지요.

    4.말씀하신데로 임헌영의 대화가 훨씬 낫습니다. 한국전에 대한 서술 차이부터 해서 서로가 이야기를 터 놓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서로간의 한계를 가감없이 드러내거든요. 몇몇 부분에 있어서 리영희의 한계를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실토하는 걸 보면 빠심으로 쓰는 전기보다 진솔한 대화록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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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길 잃은 어린양11:55 오후

    1. 대중적인 유명세와 학문적 수준이 일치하지 않는 가장 좋은 사례 같습니다. 별 볼일 없는 실력으로 독립기념관 관장도 해먹었죠.

    2. 넵. 저도 정말 끔찍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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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좌경학생7:33 오후

    혹시 한시는 안나왔냐. 만약 나왔다면 명문장 어쩌고 했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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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길 잃은 어린양9:02 오후

    리영희 교수의 한시라면 이거 말이냐. ㅋㅋㅋ. 천하의 졸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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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네비아찌11:27 오후

    리영희 영감이 저승에서 수많은 대한민국 원혼들에게 이리뜯기고 저리뜯기고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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