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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1일 월요일

와틀링과 레이놀즈가 평가하는 러시아의 군사적 목표와 역량

지난 2월 중순 RUSI 홈페이지에 올라온 잭 와틀링(Jack Watling)과 닉 레이놀즈(Nick Reynolds)의 칼럼을 번역해 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의 역량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으니 "이거다!" 싶은 설이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만 와틀링과 레이놀즈의 분석은 진지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물론 이 글의 결론도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원조를 해 주어야 한다는 '매우 뻔한' 이야기 입니다. 모두가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운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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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024년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추구할 목표, 그리고 러시아의 역량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막아내려면 기본적으로 러시아가 이루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러시아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그 계획을 달성하기 위한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이해를 하고 있어야 한다. 전쟁이 진행 되는 과정에서 러시아의 승리 공식에 관해 여러가지 설이 나왔었다. 그러나 현재 러시아 수뇌부는 승리를 어떻게 해서 달성할 것인지 명확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글은) 러시아의 의도와 역량을 설명하려고 하며, 러시아가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서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러시아의 전략적 목표들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굴복시킨다는 전략적 목표를 고수하고 있다. 이제 러시아는 승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믿고 있다. 최근 러시아 협상단이 제시한 항복 조건을 보면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군이 점령한 영토를 할양하고 여기에 더해 하르키우, 또는 오데사까지 할양하라는 내용이 있다. 또 나토에 가입해서는 안되며, 우크라이나 정부 수반은 러시아가 동의한 인물을 앉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러시아가 양보했다는 내용은 고작 우크라이나의 남은 지역이 유럽연합에 가입할 수 있다는 것 뿐이다.

 러시아가 이런 결과를 달성하려는 과정은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첫 번째 단계는 우크라이나의 전 전선에 걸쳐 압박을 계속해 우크라이나군의 탄약과 예비 병력을 고갈시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러시아의 정보 기관들은 우크라이나의 협력국들이 군사 원조를 지속하려는 의지를 꺾는 임무를 수행한다. 군사원조가 심각하게 줄어들어서 우크라이나의 탄약 재고가 고갈된다면, 러시아는 전장에서 큰 성과를 얻기 위해 대규모 공세 작전을 (설사 느리게 진행된다 하더라도) 개시할 의도이다. 공세 작전에서 성과를 거두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가 내건 항복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할 수 있다. 러시아군의 병력 보충과 산업 역량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간 계획은 2026년까지 승리를 달성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성공을 거둘 경우 러시아의 목표가 확대되고,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 및 나토와 체결한 모든 중요한 합의사항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러시아가 협상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 해도 그 다음에 우크라이나의 나머지 영토를 물리적으로 점령하거나 과감하게 또 다른 지역에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러시아의 군사적 역량

 2023년 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군은 조직력이 심각하게 와해되어 있었고 규모는 360,000명 가량이었다. 2023년 6월 우크라이나군이 공세를 개시했을때 러시아군은 410,000명 가량으로 증강됐고 조직력도 훨씬 강화됐다. 2023년 여름 기간 중 러시아군은 국경 지대와 점령 지역에 여러개의 훈련 연대를 창설했다. 그리고 바그너 그룹이 반란을 일으킨 뒤에는 군을 통일화 하려 하면서 용병에 의존하던 경향에서 탈피했다. 2024년 초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 작전집단의 규모는 470,000명 규모이다.

 러시아군은 대대급 이상의 제대를 전통적인 소련식 편제로 되돌려 연대, 사단, 제병협동군 순으로 재편했다. 하지만 연대급 이하는 크게 다르다. 대대는 전선대대(Line Battalions)와 돌격대대(Storm Battalions)로 구성되어 소규모로 분산해서 싸우는 중대 집단으로 작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경향은 전장의 환경에 적응한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대규모 부대를 조율할 수 있는 훈련된 장교가 부족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현재 러시아군 초급장교의 상당수는 사병에서 진급해 축약된 간부 훈련 과정을 이수하고 임관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2개월간의 교육만 받고 임관한다.

 러시아군은 꾸준히 많은 손실을 입고 있지만 병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러시아군은 작전을 대규모로 전개하면서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는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 러시아군 부대는 편제의 30% 수준의 손실을 입으면 전투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아 최전선에서 빠져 재편성에 들어간다. 러시아군은 현재 대규모 공세를 하는 대신 영토를 점령하고 고수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군에게 작은 피해를 꾸준히 입히는 소규모 공격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런 방법으로 여러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아직 목표로 한 150만명의 병력을 확보하지는 못 했다. 하지만 현재 러시아군 모병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울 계약병의 85%를 모집했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는 2025년 까지도 현재 수준의 소모를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다.

 러시아군의 전투 장비를 보면 약 4,780문의 야포(이중 20%가 자주포), 1,130문의 다연장로켓포, 2,060대의 전차, 그리고 7,080대의 기타 장갑차량(주로 MT-LB, BMP, BTR)이 있다. 약 290대의 헬리콥터(이 중 110대가 공격헬리콥터)와 310대의 제트기가 이를 지원한다. 이런 무기체계들은 탄약이 부족해서 운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특히 220mm 다연장로켓체계와 들쑥날쑥한 152mm 탄약 보급이 큰 문제다.  고속 제트기와 같은 일부 무기체계는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숙련된 조종사가 많지 않아서 제약이 있다. 러시아 공군의 조종사 손실은 Il-20과 A-50U의 장비 운용요원까지 포함하면 159명인데, 러시아 항공우주군 비행부대의 들쑥날쑥한 비행시간을 고려하면 심각한 역량 손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항공우주군은 꾸준히 상당한 규모의 소티를 하면서 항공기 탑재 무기를 발사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우크라이나군이 꾸준히 상당한 수준의 소모를 강요하는한 러시아군의 질적 수준은 향상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러시아군은 2024년 내내 지속적으로 공격 템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의 산업 역량

 현재 진행중인 작전을 지원할 러시아의 산업 역량을 보자. 러시아는 방위 산업을 상당한 수준으로 동원했다. 기존에 있던 시설의 작업 교대를 늘리고 생산 라인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가동을 중단했던 시설도 다시 가동을 시켰다. 이렇게 해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났다. 예를들면, 러시아는 연간 1,5000대의 전차와 3,000여대의 다양한 기갑차량을 군대에 공급했다. 미사일 생산도 유사하게 늘어났다. 2023년 초 러시아는 9M723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한달에 6발 생산했고 재고량은 50발 수준이었다. 2024년 초가 되자 러시아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매달 대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 사용량은 2023년 여름 이래 꾸준히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9M723 탄도미사일과 9M727 순항미사일을 합치면 재고량도 200발로 늘어났다. Kh-101과 같은 핵심적인 미사일의 재고량도 유사하게 늘어난 것이 관측되었다.

 이런 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산업 생산력은 지속성과 신뢰성 측면에서 심각한 한계에 봉착했다. 예를들어 전차와 기갑차량은 80%가 신규상산이 아니라 기존 재고를 재생해 현대화한 것이다. 현재 비축되어 있는 장비의 숫자를 고려하면 러시아는 2024년 동안에는 생산량을 유지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2025년이 되면 상태가 더 좋지 않은 장비까지 재생해야 할 것이며 2026년 즈음이 되면 비축된 장비를 거의 소모할 것이다. 재생 차량이 줄어들면서 신규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여유 설비는 생기겠지만 러시아군에 공급할 수 있는 장비의 숫자는 심각하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미사일과 같은 러시아군의 복잡한 무기체계는 또 다른 약점이 있다. 이런 무기들은 서방에서 생산한 부품에 의존한다. 러시아는 일관성이 없고 느슨한 서방의 제재를 파고들어 필수적인 부품들을 지속적으로 획득할 수 있었지만 러시아 군수 산업을 겨냥한 일관성 있는 제재는 공급망을 무너트릴 수 있다. 현재의 결함 투성이 제재만으로도 러시아 군수 산업이 치르는 부품 비용은 30%나 증가했다. 그리고 러시아 군수산업은 대체할 부품을 획득하기 위해 투자를 했음에도 부품 공급을 늘리지 못하고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데 급급하다.

 하지만 러시아의 가장 심각한 한계는 탄약 생산인 듯 하다. 러시아 국방부는 2025년에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려는 열망을 현실화 하기 위해 2024년에 400만발의 152mm 포탄과 160만발의 122mm 포탄을 러시아에서 생산하거나 다른 곳에서 획득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의 군수산업계는 2023년에 100만발이었던 152mm 포탄 생산량을 2024년에는 130만발 까지 늘릴 수 있으나 122mm 포탄 생산량은 800,000발에 불과할 것이라고 러시아 국방부에 보고했다. 뿐만아니라 러시아 국방부는 5년 이상의 리드타임을 고려해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고 원자재 조달에 추가 투자를 하지 않는 이상 향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단기적으로 러시아가 지금 남아있는 대부분 상태가 좋지않은 300만발의 비축 탄약을 끌어 써야만 러시아군의 적절한 보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는 탄약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벨라루스, 이란, 북한, 시리아 등과 공급 및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시리아는 완제품 상태의 포탄이 아니라 포탄 껍질만 공급할 수 있을 듯 하다. 북한에서 조달한 약 200만발의 122mm 포탄이 2024년도에는 러시아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2025년에 예상되는 152mm 포탄의 심각한 부족을 벌충할 수는 없다. 러시아의 전체적인 포병 탄약 생산량은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다연장 포탄을 포함해 연간 300만발 정도에서 정체될 듯 하다.


 결 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한다면 러시아의 승리 공식은 타당성이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협력국들이 우크라이나군에 충분한 탄약과 훈련 지원을 계속해 준다면 2024년에 있을 러시아의 공격을 둔화시킬 수 있을것이며 이렇게 되면 러시아는 2025년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다. 러시아가 공세에 필요한 군대의 질적 향상을 이룩하지 못해 2025년에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을 한다면 2026년에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받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2026년 이후에는 소모로 인해 러시아군의 전투력이 물질적인 면에서 악화되고 러시아의 산업도 충분히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러시아의 전망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질 것이다. 러시아의 산업에 타격을 주려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국가들이 러시아의 군수산업 동원 역량을 목표로 하는 조치들을 시행하는데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성과를 감안하더라도 이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

 2025년까지 우크라이나가 저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러시아의 승리 공식이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러시아군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해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질적으로 압도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동원 체계를 구축할 시간과 훈련 체계를 제공해야 한다. 러시아의 입지를 꾸준히 위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서 러시아가 협상을 모색하고,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종전 조건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건 중요하다. 러시아가 추구하는 전쟁의 방향에 따라갈 때가 아니다.


2024년 1월 9일 화요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어떤 논평

 작년 3월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낸 책에 실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평론을 한 편 읽었습니다. 먼저 읽어본 분이 대략적인 내용을 이야기 해 주셨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꽤 재미있군요. 일본식 조롱(?)이라고 할까요? 점잖게 러시아를 조롱하는게 제법 웃깁니다. 제가 읽다가 폭소가 터진 부분을 인용해 봅니다.  


“이번 전쟁은 러시아의 군사력을 다시 생각해보는 데도 매우 흥미로운 계기라고 생각한다. 러시아 참모본부가 매월 <군사사상>이라는 잡지를 내고 있는데, 과거 20년분 정도를 몇 년에 걸쳐 읽어보니,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라이벌은 역시 미국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우크라이나나 조지아 같은 구 소련의 국가가 상대라면 쉽게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전제다.

 특히, 최근 15년 정도 러시아군 내에서 ‘신세대전쟁’ 혹은 ‘신형전쟁’이라는 논의가 매우 활발하다.(이 두 논의는 비슷하면서도 다르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허위정보나 테러, 제한적인 공습 등을 가미하여 상대 국내에서 내란을 일으키면 공적인 전쟁에 의하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논의다. 이러한 비재래적 투쟁 이론은 구 소련 국가가 표적이라고 하지는 않지만, 2008년의 조지아와의 전쟁, 2014년의 첫 번째 우크라이나침공을 계기로 등장한 것이기 때문에 요컨데 구 소련 제국에 대한 개입 전략이라는 성격이 강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전쟁을 시작해보자 이길 수 없다. 허위정보나 사이버전에서 우크라이나는 굴복하지 않았고 전면적인 무력침공에도 불구하고 지지 않고 저항을 계속했다. 이것은 러시아군은 물론 외부 관찰자에게도 예상 외의 전개였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 자신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중략)

 반대로 러시아 측은 있을 것으로 생각했던 실력이 없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러시아가 생각하는 질서가 실현되지 않는 경우 힘을 사용해서라도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그렇기 때문에 불균형한 군사력을 지녀야 한다면서 불필요하게 자신들의 목을 조이고 있다. 개전 이전 이미 러시아의 국방비는 GDP대비 2.6%, 연방예산의 15.1%나 되는 약 3조8천억 루블에 달했는데, 2023년에는 추경을 포함해 5조 루블 이상, GDP 대비 4% 가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광대한 국토를 가지고 있고 천연자원도 풍부하며 엘리트의 교육 수준도 높다. 제국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국가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역시 러시아는 제국이 아니라는 것을 참을 수 없다. 러시아의 우파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이 1997년의 저서 <지정학의 기초>에서 말한 대로 “축소판이라도 좋으니 초대국이 아니면 안 된다”라는 생각에서 아무리 해도 벗어나지 못한다.

 러시아가 그런 환상에서 해방될 때 우리들은 비로소 제대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될 지는 아주 어려운 문제다.


고이즈미 유, ‘일본의 시각에서 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한반도 포커스 2023 : 우크라이나 전쟁의 현재와 미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2023) 107~108쪽.

2023년 10월 3일 화요일

프랑스 싱크탱크 Institut Action Resilience의 러시아 기갑 전력 분석

 프랑스의 싱크탱크인 Institut Action Resilience에서 올해 8월 말에 How many tanks left for Russia now? - Study of Russian Army's tanks stockpile since the beginning of Ukraine's invasion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수많은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특히 러시아군 기갑부대의 형편없는 작전 능력과 막대한 피해, 그리고 현황에 관해서도 많은 보고서가 발표됐습니다. 이 보고서는 우크라이나군의 공세가 시작된 이후 발표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끕니다.  Institut Action Resilience에서는 9월에 이 보고서의 부분 개정판을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서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러시아의 예비 기갑차량 비축기지의 현황과 여기에 비축된 전차의 숫자입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소련이 붕괴한 뒤 러시아가 인계받은 예비 비축기지들은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군은 9개의 예비 전차 비축기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중 다수는 중부군관구와 동부군관구에 있습니다. 중부군관구에는 제349, 1311, 2456, 2544, 6018기지가, 동부군관구에는 제111, 769, 1295기지가 있습니다. 또한 다른 예비 비축기지에도 소량의 기갑차량이 비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에 가까운 서부군관구에는 제22기지 한 개만이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군은 전차를 정비하기 위해 8개의 정비공장을 운영 중 이라고 합니다.(제61, 71, 72, 81, 103, 144, 163, 560공장)

 2022년 전쟁 발발 이전에 러시아군이 비축한 전차는 최대 7,000대 가량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이 중에서 야외에 보관된 차량이 5,538대입니다. 야외에 보관된 차량을 세부적으로 분석해 보면 형식이 확인된 예비차량 중 T-72가 1,945대이고 T-62는 1,239대라고 봅니다. 예비 차량 중 T-72와 T-62의 수량이 큰 차이가 안나는게 인상적입니다. 물론 실내에 보관된 차량과 형식을 알 수 없는 차량도 있으므로 이걸 액면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만 이번 전쟁에서 T-62 같은 고물들이 대량으로 튀어나온 이유를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 전쟁 발발 직전 러시아군의 비축 차량들을 분석해 보면 거의 대부분이 1980년 이전에 생산된 차량들이라고 합니다. 특히 T-72 중 1,100대가 우랄, 또는 A형이라고 하는 군요. B형은 330대 정도라고 평가합니다. T-90 같은 최신 차량은 극소수가 서부군관구의 제22기지에만 보관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이 보고서의 내용 중 흥미로운 부분은 전쟁 발발 이후 비축차량의 감소를 분석한 부분입니다. 가장 많은 차량이 줄어들은 기지는 T-62등의 구식 차량을 보관하던 동부군관구의 제769기지입니다. 전쟁 발발 직전 1,117대의 차량을 야외에 보관하고 있었는데 전쟁 발발 이후인 2023년 4월에는 630대 까지 감소했다고 평가합니다. 역시 T-62와 T-54/55, 소수의 T-80을 보관하고 있던 동부군관구의 제111기지는 전쟁 발발직전 890대에서 전쟁 발발이후 690대로 감소했습니다. 러시아군이 전쟁 초기에 대량의 전차를 상실해 이른 시기 부터 T-54/55와 T-62를 동원하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T-72를 보관하고 있던 기지들도 마찬가지로 비축차량들이 줄어든 징후가 뚜렷하다고 평가합니다.

 러시아군이 비축 차량 재생에 대한 분석도 흥미롭습니다. 예비기지에서 바로 가져온 전차를 재생하는데는 일반적으로 30일에서 최대 60일 가량이 걸린다고 합니다. 예비기지에 보관된 차량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아서입니다. 전쟁 이전의 통계를 보면 제103공장은 3년 동안 92대의 T-72B1을 재생했다고 합니다. 전쟁 발발 이후의 재생 실적은 더 좋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제103공장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1개월에 평균 8대 가량의 전차를 재생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제61공장은 2016년 부터 2019년 까지 약 120대의 T-80BV를 재생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평가하면 이 공장도 현재 제103공장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정부의 목표에 미달한다고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여기에 예산 문제도 있습니다. T-72 한대를 창정비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3천만 루블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T-72B를 T-72B3 사양으로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120만 달러, T-90을 T-90M 사양으로 개량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280만 달러 정도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전쟁 발발 이후 국방예산을 대폭 증액한 상황이라고는 해도 전차를 대량으로 생산/개량하는건 큰 부담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2022년 우랄바곤자보드의 신규 전차 생산을 10대, 구형전차 개량을 174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옴스크트란스마쉬는 구형전차 31대를 개량했다고 평가합니다. 또한  같은 기간 제61, 103, 163공장 세곳을 합쳐 90대에서 최대 180대의 창정비를 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서방의 경제제재와 러시아의 노동력 문제가 있으니 러시아의 생산 역량에 문제가 있을 거라고 보는건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러시아가 전차 생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생산 능력은 다소 증가할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현재 추세가 계속되면 2024~2025년에는 러시아가 연간 최대 390대의 신형 전차를 신규생산/개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여기에 창정비를 한 구식 전차까지 포함하면 상당한 규모가 될 겁니다.

 러시아가 전차를 확보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서 현재 러시아군의 전차 보유량은 전쟁 발발 당시 보다 근소하게 증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2022년 가을 이후 러시아군이 수세로 전환하면서 전차 손실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2023년 8월 말 러시아군이 보유한 전차 중 작전가능한 차량을 3,044대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쟁 발발직전 2,987대의 작전가능한 전차가 있었으므로 아주 근소하게 증가한 셈 입니다. 물론 이중 상당수가 구식인 T-54/55 및 T-62이지만 일단 구식 전차라도 있으면 쓸 수 있습니다.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지요.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3개의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러시아군의 전차 손실이 2022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되는 경우 입니다. 이 경우에는 2025년 1/4분기에 러시아군의 가용 전차 전력이 400~600대 수준으로 감소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이 성공할 경우입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러시아군의 기갑전력이 급속히 감소합니다. 2025년 1/4분기가 되면 러시아군의 가용 전차 전력이 250대 가량으로 급감하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경우에는 방어작전 조차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겠지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반격은 지지부진하고 러시아군 기갑전력도 작년 처럼 큰 피해를 내고 있지는 않습니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전선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경우입니다. 이건 우크라이나에게 비관적인 시나리오입니다. 이 경우 러시아군은 현재의 생산역량으로도 2024년 쯤 되면 상당한 규모의 기갑전력을 확보할 수 있을 거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전선의 교착상태를 보면 세 번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제법 있어 보입니다.  만약 러시아의 전차 생산/재생 역량이 이 보고서에서 예측하는 것 이상으로 높다면 더 희망이 없을 겁니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하는걸 바라는 입장에서 썩 기분이 좋지 않군요.

2023년 4월 23일 일요일

러시아의 전차 생산에 볼베어링 수급이 끼치는 영향

지난 4월 19일 포브스에 아주 재미있는 기사가 한 편 올라왔습니다. 


What’s Perfectly Round, Made Of Metal, And Keeping Russia From Replacing the 2,000 Tanks It’s Lost In Ukraine?


이 기사의 요점은 러시아의 정밀기계공업 수준이 너무 낮아서 전차 생산 및 개량에 필요한 볼베어링 수급이 어렵다는 겁니다. 러시아군이 T-62나 T-55 같은 고철을 끌고나오는 이유도 이런 고물들은 저급한 볼베어링을 사용하기 때문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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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잃은 2,000대의 전차를 보충하는데 필요한 강철로 만들어진 완벽한 구체는 무엇인가?

데이비드 액스(David Axe)


러시아는 현대적인 광학부품이 부족해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전쟁에서 잃어버린 수천대의 전차를 대체할 신형 T-72B3M, T-90M 전차의 신규생산과 구형 T-72, T-80, T-90을 정비하는데 제약을 받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전차 생산 기업들이 부족한건 광학부품 뿐이 아니다. 러시아는 볼베어링도 심하게 부족하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 산업계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화하기 전 까지는 볼베어링을 미국과 유럽에서 수입했었다.

워싱턴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에서 발표한 최근의 연구를 보면 독립 연구자들이 이 문제를 수개월 전 부터 언급해왔다. 전차를 비롯한 현대적인 기갑차량들은 볼베어링이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러시아는 신형 기갑차량을 꾸준히 생산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볼베어링이 없다.

특히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 또 러시아 경제 전체가 철도 수송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한다. 열차 또한 대량의 볼베어링이 필요하다. 러시아는 선택을 해야 한다. 전차를 더 생산하는 대신 철도 교통 체계가 붕괴하도록 두는 것이다. 아니면 철도 교통 체계를 유지하면서 전차 생산 속도를 늦추는 방법도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분석가 맥스 버그만(Max Bergmann), 마리아 스네고바야(Maria Snegovaya), 티나 돌바야(Tina Dolbaia), 닉 펜튼(Nick Fenton), 새무얼 벤데트(Samuel Bendett)는 이 문제를 지적했다. "역사적으로 러시아는 최고급 베어링을 서구 기업에서 수입해 왔다. 예를들어 2020년에 러시아는 4억1900만 달러 상당의 볼베어링을 수입했는데 이 중 55퍼센트가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수입한 것이었다. 러시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독일은 2020년 한해 동안 러시아가 수입한 볼베어링의 17%를 공급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북부, 동부, 남부로 진격해 들어가 전쟁이 확대되고 양측에서 수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우크라이나를 돕는 나라들은 러시아의 전략 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볼베어링 수출은 최우선 순위에 있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분석가들은 이렇게 지적했다.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서구의 베어링 제조기업들은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러시아에 대한 판매를 중단했다."

볼베어링 수출 중단의 영향은 아주 빠르게 나타났다. 중단 조치를 취한지 몇 주 되지도 않아서 러시아의 신형 전차 생산과 구형 전차 정비를 담당하는 스베르들롭스크의 우랄바곤자보드와 시베리아의 옴스크트란스마쉬는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얼마 있지 않아 생산이 재개되기는 했지만 러시아 전차 제조업의 장기적 전망은 매우 나쁘다. 신형전차인 T-72B3M과 T-90M은 신형 광학장비가 필요하지만 이것들은 대개 프랑스에서 수입했다. 프랑스 정부가 제재를 강화하자 러시아 전차생산기업들은 신형 전차의 소스나U 디지털 조준기에 필요한 부품을 얻을 수 없었다.

러시아 정부는 소스나U 조준기 부족분을 러시아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한 아날로그 방식의 1PN96MT-02 조준기로 교체했다. 이 조준기는 소스나U 만큼 정확하지는 않지만 어쨌든 최소한 러시아 전차병들이 우크라이나 전차병들과 교전을 할 수는 있게 했다.

그런데 볼베어링 문제는 러시아 정부가 해결하기에는 더 어려울 수 있다. 소스나U 조준기를  1PN96MT-02 조준기로 교체한 이후에도 우랄바곤자보드와 옴스크트란스마쉬는 곤란한 상황에 있었다. 노동자들이 전차를 거의 생산하거나 정비한 상태에서 부품이 떨어져 버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14개월간 악전고투를 하면서 잃어버린 2,000대의 전차를 대체하는데 애를 먹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러시아군은 전선의 전차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1개월에 최소 150대의 신규 생산, 또는 재생한 전차가 필요하다.

물론 전쟁이 장기화 되기 시작했을때 러시아는 소량의 볼베어링 재고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철도  교통도 비축된 볼베어링을 필요로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으로 보충병력과 장비를 실어나르면서 러시아가 보유한 13,000대의 기관차들은 더 많은 볼베어링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러시아 정부는 전차를 적게 생산할 것이냐 아니면 러시아 전역의 교통망을 마비시킬 것이냐는 선택지 중에서 현명한 선택을 했다. 전차 생산을 줄인 것이다.

우랄바곤자보드와 옴스크트란스마쉬의 활동을 신중하게 분석한 결과 이 두 공장은 매달 몇십대 정도의 신형 전차를 출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형 전차란 새로 생산한 T-72B3M이나 T-90M 또는 기술자들이 장기간 보관되어 있던 것을 가져와 재생한 T-72, T-80, T-90 등이다.

그러니 러시아가 '기술적인 면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1980년대 이래 보관 상태로 썩어가고 있던 1960년대의 골동품 T-62나 1950년대의 골동품 T-55를 다시 끌고나온 이유를 알 수 있다.

구식 전차들은 최신 부품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고 볼베어링도 적게 들어간다. 이런 구식전차들은 장비 상태가 좋은 우크라이나군을 상대로 정면 대결을 하기에는 답이 없지만 최소한 우크라이나군의 발을 묶는 정도는 할 수 있다. 어떤 러시아 당국자는 볼랴 미디어에 이렇게 말했다. "이런 면에서 T-55는 자원을 절약하고 시간을 벌 수 있는 수단입니다."

수백대의 T-62와 T-55가 일시적으로 러시아군의 뚫린 구멍을 메우는 동안 러시아의 산업계는 다른 볼베어링 수급처를 찾아 신형 전차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가장 확실한 대체처는 중국과 말레이시아이다. 하지만 중국제와 말레이시아제 볼베어링은 미국제나 유럽제 베어링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 CSIS의 분석팀이 지적한 것 처럼 질이 떨어지면 치러야 할 댓가가 있다.

"러시아는 서구로 부터 수입하던 베어링의 대체품을 찾아서 전쟁을 계속할 수 있을 정도로 군수 분야의 생산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체품으로 들여온 베어링은 대부분 질이 떨어지는 것들이라 신뢰성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그러니 러시아가 품질 좋은 베어링을 질이 낮은 베어링으로 교체해서 전차 생산을 늘리는데 성공할 수는 있다.  또한 현대적인 디지털광학장비를 질이 떨어지는 아날로그광학장비로 교체했던 것 처럼 말이다. 이렇게 만든 전차를 최신형 전차라고 할 수는 없다.

물론 이렇게 만든 물건들도 껍데기만 보면  T-72B3M이나 T-90M 같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내부를 뜯어보면 성능도 떨어지고 내구도도 낮은 전차일 것이다.

2023년 2월 16일 목요일

밀리터리 밸런스 2023년도 판에서 추정한 러시아군 기갑차량 현황

밀리터리 밸런스 2023년도판이 나왔습니다. 이 책을 구하자 마자 가장 궁금했던 러시아군 기갑차량 숫자에 대한 평가를 살펴봤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러시아군 장비 숫자를 집계하는데 어려움이 많아서 그런지 몇몇 장비들은 항목을 합쳐버렸습니다. 전체적으로 러시아군 기갑차량 숫자의 감소세는 확연합니다. 특히 전차의 감소세가 큽니다.

 

밀리터리 밸런스의 러시아군 전차 추정치

 

차종

2022

2023

증감

육군

T-62

0

150

150

T-72B/BA

650

400

-250

T-72B3

850

500

-350

T-72B3M

530

250

-280

T-80BV/U

310

100

-210

T-80BVM

170

100

-70

T-90A

350

200

-150

T-90M

67

100

33

합계

2,927

1,800

-1,127

해군보병대

T-72B

50

170

-60

T-72B3

150

T-72B3M

30

T-80BV

50

50

-50

T-80BVM

50

합계

330

220

-110

공수군

T-72B3

150

50

-110

T-72B3M

10

합계

160

50

-110

치장물자

T-62

0

5,000

-5,200

T-72, T-72A/B

7,000

T-80B/BV/U

3,000

T-90

200

합계

10,200

5,000

-5,200

전차 총계

13,617

7,070

-6,547

 

러시아군의 전차 숫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치르며 격감한게 확연히 눈에 띕니다. 전쟁 이전에는 러시아군이 치장물자를 합쳐 총 13,617대의 전차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는데 2023년에는 그 숫자가 7,070대로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치장물자로 있는 전차는 1년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상실한 현역 전차를 보충하기 위해 치장물자에서 빠져나간 차량도 많겠지만 러시아군의 치장물자 관리가 엉망이어서 상태가 나쁜 차량은 아예 치장물자 집계에서 빠진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밀리터리 밸런스의 러시아군 보병전투차 추정치

 

차종

2022

2023

증감

육군

BMP-1

450

500

30

BMP-1AM

20

BMP-2

2,900

2,350

-620

BMP-2M

70

BMP-3/3M

640

400

-240

BTR-80A

100

100

0

BTR-82A/AM

1,000

800

-200

합계

5,180

4,150

-1,030

해군보병대

BMP-2

400

300

-100

BMP-3

80

70

-10

BMP-3F

40

40

0

BTR-82A

740

600

-140

합계

1,260

1,010

-250

공수군

BTR-82AM

130

120

-10

BMD-2

1,000

600

-400

BMD-4M

351

250

-101

합계

1,481

970

-511

치장물자

BMP-1

7,000

4,000

-4500

BMP-2

1,500

합계

8,500

4,000

-4,500

보병전투차 총계

16,421

10,130

-6,291

 

 

밀리터리 밸런스의 러시아군 보병수송장갑차 추정치

 

차종

2022

2023

증감

육군

BMO-T

미상

미상

미상

MT-LB

3,500

3,000

-500

MT-LB VM1K

50

50

0

BTR-60

800

800

0

BTR-70

200

200

0

BTR-80

1,500

1,300

-200

타이푼-K 4x4

미상

미상

미상

타이푼-K 6x6

미상

미상

미상

합계

6,050+α

5,350+α

최소 -700

해군보병대

MT-LB

300

250

-50

BTR-80

100

50

-50

합계

400

300

-100

공수군

BTR-D

700

700

0

BTR-MDM

122

100

-22

타이푼-VDV

미상

미상

미상

합계

822+α

800+α

최소 -22

치장물자

MT-LB

2,000

2,000

0

BTR-60/70

4,000

4,000

0

합계

6,000

6,000

0

장갑차 총계

13,272+α

12,350+α

최소 -822

 

밀리터리 밸런스를 집필할 때 어떻게 추산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보병수송 장갑차 숫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과 비교했을 때 그리 많이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이건 좀 이해가 안가는 분석입니다. 전차와 보병전투차가 격감한데 비해 일반 보병수송장갑차는 큰 변동이 없다는 점이 신기합니다. 특히 비축물자 추정치는 이렇다할 변동이 없는데 평가 근거가 무엇인지 의문입니다.

 

러시아 정부가 정확한 통계를 공개하고 있지 않으니 당분간은 이런 추정치에 의존해서 러시아군의 전력을 분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비록 불완전한 추정치 이지만 전반적인 전쟁 양상의 일면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통계입니다.


밀리터리 밸런스에서 추정한 러시아군의 전차 보유량(2014~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