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맥주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맥주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2008년 7월 23일 수요일

1949년 5월 영등포 미군장교클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은?

1949년의 주한미군사고문단 문서들을 읽다 보니 중간에 아주 재미있는 문서 하나가 나왔습니다. 바로 1949년 5월 영등포 미군기지의 장교클럽에서 판매된 물품들의 목록입니다. 이 목록은 클럽의 지배인인 J. C. Harold 상사가 작성하고 클럽 담당 장교인 William R. Alderman 중위가 서명한 것인데 구체적인 내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Officers Club Yong Dung Po Installation Merchandise Inventory


저 내역에 따르면 1949년 5월 클럽에서 가장 많이 팔린 물품은 코카콜라였고 그 다음은 맥주였습니다. 이 두 품목의 판매량이 너무 압도적이어서 다른 물건들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정도입니다. 이 당시 한국 근무는 극도로 인기가 없었고 한국으로 발령나는 장교나 사병들은 거의 대부분 한국 생활을 싫어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많은 장교들은 한국 생활의 고달픔을 콜라나 맥주를 마시고 수다를 떨면서 달랜 모양입니다.

어쨌든 꽤 재미있는 자료입니다. 만약 다른 시기의 자료도 있었다면 더 재미있는 비교가 가능했겠지만 5월 한달치 밖에 못구한게 조금 아쉽군요.

그리고. 어쨌든 결론이 없으면 심심하니 한 마디만 더 하겠습니다.

승리의 코카콜라!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황제폐하의 음주생활


그리고 닉슨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은 닉슨의 좋지 않은 음주 습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가먼트Leonard Garment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닉슨이 자신의 만성적인 불면증에 어떤 방법으로 대처했는가에 대한 비화를 털어놓았다. (닉슨은 잠이 오지 않을 때) 진정제와 술을 마시고 나서 전화로 두서 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는 것이다. 키신저도 종종 자신의 참모들에게 닉슨이 술에 취한 채 흐리멍텅한 상태로 회의나 전화 통화를 한다고 투덜거렸다. 키신저가 닉슨을 조롱한 것 만큼은 아니었지만, 다른 참모들도 닉슨이 술 때문에 문제를 겪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것은 닉슨이 의학적인 알코올 중독(alcoholic) 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술을 마시면 너무 잘 취했다는 것이다. 할더만Harry R. Haldeman은 “(닉슨이) 맥주 한잔만 마셔도 정상적인 연설은 싸구려 술집의 주정뱅이가 주절거리는 것처럼 됐다”고 회고했다. 할더맨과 마찬가지로 에리히만John Ehrlichman은 “닉슨은 피로할 때는 맥주 한잔만 마셔도 맛이 가 버렸다(knock him gallery west)”고 했고 닉슨의 스피치라이터 중 하나였던 프라이스(Ray Price)는 (대통령이) “수면제라도 먹고 나온 것 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러니 외교적 위기 상황에서 술을 한잔 혹은 그 이상 마시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는데 닉슨은 1970년의 캄보디아 침공 때 처럼 자신의 주량 이상으로 술을 마셔 더 난폭해 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Jeffrey Kimball, Nixon’s Vietnam War, (University Press of Kansas, 1998), p.14

이런 이야기들을 접할 때 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인간들도 별 수 없구만 하는 생각과 함께 저런 인간들이 핵공격을 명령할 권한이 있다는 사실에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 핵무기의 등장 이후 60억 인류가 이런 화상들과 함께 60년이 넘게 공존해 왔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