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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3일 토요일

[번역글] 지금이라도 대북 선제타격을 해야 한다

생각난 김에 대북선제공격을 지지하는 칼럼을 하나 더 번역해 봅니다.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론은 대부분 한국이 희생되더라도 미국이 직접 타격을 받는 위협에 처하기 전에 행동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미해군사관학교 기관지 Proceedings에 실린 미해군 예비역 대령 애덤스의 글도 이런 논리를 바탕에 깔고 있습니다. 애덤스는 현역시절 SSN-763, SSGN-729B의 함장을 지냈으며, 7함대 사령부에서 작전기획을 담당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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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앨런 애덤스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은 날이 갈 수록 강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미국을 시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i) 그는 과거 북한의 도발에 대해 화염과 분노라는 말로 경고한 바 있었기에 한국 국회에서의 연설은 많은 외교정책 관계자들을 불안하게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북핵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인해 미국이 북한에 대해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선제 공격을 준비한다는 견해가 확산되고 있다.ii) 하지만 북한의 적대 행위를 미리 막지 못한다면 그 결과도 파괴적이기는 마찬가지다.


합리적인 행위자가 있어야 억제가 가능하다

많은 군 수뇌부와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iii) 이들은 미국의 대북군사행동이 한반도에 파멸적인 전쟁을 불러오고 중국과의 군사적 대립을 격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대안은 미국 정부가 중국으로 하여금 오랜 동맹국인 북한을 자제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외교적 노력이 실패할 경우 합리적인 대안은 미국이 소련에 대해 했던 것 처럼 억제 정책을 쓰라고 주장한다. 이 전문가들은 미국이 북한의 핵폭탄에 위협을 받으며 살아가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을 억제할 수 있느냐는 핵심적인 문제지만 아무도 그 답을 모른다. 문제는 미국이 외교적 해법을 고수해야 한다고 하는 전문가들이 김정은이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한다는 점이다.iv) 이들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억제에 대한 정치학 이론의 기반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저명한 하버드대의 교수 그레이엄 앨리슨은 결정의 엣센스(Essence of Decision)라는 저서에서 억제 전략이 성공하려면 합리적인 정책 결정자들이 존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앨리슨의 이론은 항상 옳았다. 미국의 대북정책의 성패여부는 거의 전적으로 북한 정권의 합리성 여부에 달려있다.

외교적 해결책을 통해 북한의 적대 행위를 억제하자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북한 정부가 비이성적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앨리슨과 다른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합리적이라고 하지만 이 또한 모순적이다.v) 앨리슨은 만약 북한에 국지적인 타격을 가할 경우 김정은은 즉히 한반도에서 자살적인 전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미국에게 군사적으로 맞서는건 합리적인 대응이 아니다.

사실 김정은이 정신나간 뚱보 꼬마’vi)인지 아니면 북한 지배집단이 생각하는 북한의 국익을 위해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행위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 둘 사이의 차이는 결정적이다. 김정은이 어떤 인간인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북한의 도발 행위의 본질을 파악하려면 북한에 대해 국지적인 군사행동을 취한 뒤 그 대응 방식을 보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북한이 도발을 반복하지 못하게 하자

지난 수십년간 북한의 도발에 대해 약한 반응만 했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수수께끼를 이해하는게 갈수록 어려워졌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외교 및 경제적인 채찍과 당근으로 대응하는 동안 북한 정권은 갈수록 공격적이 되었다. 북한을 국지적으로 타격한다면 북한의 핵 개발을 방해하는 한편 북한의 적대 행위에 대한 미국의 인내심이 어디까지 인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1953년 휴전협정 체결이래 북한의 도발은 비슷한 방식으로 되풀이 되어왔다.

-진정성 없는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함
-국제사회는 북한의 표리부동한 제스쳐를 거부함
-북한이 격렬하고 호전적인 위협을 함
-북한이 국지적으로 군사적 적대 행위를 함
-국제사회의 분노가 가라앉고 나면(간혹 국제사회가 북한에 양보할 때도 있음) 같은 방식으로 다시 도발을 계속함

최근 몇년새 북한의 도발 주기는 짧아졌으며 도발 행위도 더욱 호전적이되었다.(한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 격침,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은 어떠한 도발을 하건 간에 미국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고 있다. 북한이 포격과 핵실험 같이 국지적인 적대행위를 한 뒤 호전적인 언동을 내뱉는 행동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은, 북한 정권이 미국의 예방 공격을 막으면서 내부적으로 반미감정을 선동해 정권의 내적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호전적인 행동은 합리적일 뿐 아니라 효율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북한은 미국이 군사 행동을 취할 경우 한반도에 전면전이 발발한다는 신화를 계속 퍼트리면서 미국의 행동을 저지하는 한편 핵폭탄과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왔다.

이제 미국은 그 방법이 합리적이건 아니건 간에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을 중단시킬 전략을 짜야 한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북한 정권이 이런 저런 지연 전술을 통해 시간을 벌고 이를 통해 그들의 오랜 염원을 달성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vii)

키신저도 다른 전문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을 통한 문제 해결을 추구한다. 유감스럽게도 중국은 북한을 억제할 생각이 없거나 또는 그럴 능력이 없는 듯 하다. 또한 중국은 미국과 북한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후원을 그만둘 의도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북한을 국지적으로 타격할 경우 중국이 미국과 전쟁을 할 것이라고도 볼 수 없다.

앨리슨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북한을 공격할 경우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의 덫에 걸릴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새롭게 부상하는 강국이 기존의 패권국을 몰아내기 위해 전쟁을 한다는 주장이다.viii) 하지만 중국은 매우 신중하며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결할 능력이 없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미국이 북한을 국지적으로 타격한다고 해서 중국이 쓸데없이 과민반응을 해 위기를 자초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이 북한의 적대 행위를 제지하지도 못하고 북한의 급속한 핵개발 및 미사일 개발을 막지도 못했다는 사실은 이제 외교적 노력이 소용없음을 보여준다. 북한이 도발할 때 마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황만 악화되었다. 신중한 선제 타격을 감행해 최소한 부분적으로 나마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을 저지해야 할 시점이 왔다.


확전(Escalation)에서 긴장 완화(De-escalation)로의 이행

국지적인 타격은 북한의 특정한 도발에 초점을 맞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북한이 다음번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하려고 발사대에 올리는 순간 타격하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선제타격을 감행하기 위해 동맹국, 특히 남한 및 일본과 신중하게 협의할 필요가 있다. 미리 준비한 전술 및 전략적인 계획에 따라 신중하게 선제타격을 감행한다면 확전을 막을 수 있다.

미국이 선제 타격을 감행할 경우 김정은도 마지못해 무력으로 대응할 생각을 할 수 있다. 김정은이 합리적이라면 선제 공격을 받아도 확전을 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확전을 하는 것은 불확실의 영역이다. 그러므로 북한이 사이버전을 펼치거나 2010년에 천안함을 격침했던 것 처럼 해상에서 적대행위를 취할 것에 대응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선제 타격과 함께 북한의 보복에 대한 대응책을 사전에 준비한다면 미국의 확전에서 긴장 완화로 이행하는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줄 것이다. 미국의 선제 공격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그것이 합리적이건 비합리적이건 간에 미국과 동맹국이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취할 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이 핵무장을 한 북한과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국지적인 타격을 지지해야 한다. 그들의 주장대로 김정은을 억제할 수 있다면 김정은은 미국의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더라도 자신의 귀중한 정권을 지키는 쪽을 택할것이다. 북한이 국지적인 선제타격에 대응해 서울을 포격하고 전면전을 일으킬 정도로 비합리적이라면 차라리 때가 늦기 전에 공격하는 쪽이 낫다. 가까운 장래에 북한이 호놀눌루, 도쿄, 투먼을 타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로 무장하고 나서 전쟁을 하는 것 보다는 전장을 한반도로 국한할 수 있는 지금 전쟁을 하는게 덜 위험하지 않겠는가.


[i] Kevin Liptak, “Trump Tell North Korea: ‘Do Not Try Us,’” CNN Politics, 8 November 2017,www.cnn.com/2017/11/07/politics/president-donald-trump-south-korean-addr...
[ii] Sara Malm, “NATO Warns of ‘Devastating Consequences’ if Trump Carries Out a Military Intervention in North Korea,” 13 October 2017, DailyMail, www.dailymail.co.uk/news/article-4977850/NATO-warns-devastating-consequences-war-Korea.html
[iii] CDR George Capen, U.S. Navy (Ret.), “The United States Should Not Punch First in Korea,”Proceedings Today , 12 September 2017, www.usni.org/magazines/proceedings/2017-09/united-states-should-not-punc... .
[iv] Sandy Fitzgerald, “Former Joint Chiefs Mullen: Trump Rhetoric Limiting Options,” NewsMax, 13 August 2017, www.newsmax.com/Politics/muellen-trump-rhetoric-limits/2017/08/13/id/807... .
[v] Graham Allison, “Thinking the Unthinkable with North Korea,” The New York Times , 30 May 2017,www.nytimes.com/2017/05/30/opinion/north-korea-nuclear-crisis-donald-tru... .
[vi] Mallory Shelbourne, “McCain Calls North Korean Leader a ‘Crazy, Fat Kid,'” The Hill, 22 March 2017, thehill.com/blogs/blog-briefing-room/325338-mccain-calls-north-korean-leader-a-crazy-fat-kid.
[vii] Henry A. Kissinger, “How to Resolve North Korea,” The Wall Street Journal , 11 August 2017,www.wsj.com/articles/how-to-resolve-the-north-korea-crisis-1502489292 .
[viii] Graham Allison, “Can North Korea Drag the U.S. and China into War?” The Atlantic , 11 September 2017, www.theatlantic.com/international/archive/2017/09/north-korea-us-china/5... .

2012년 9월 1일 토요일

새우 싸움에 고래 등 터질(?) 걱정

닉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저우언라이와 나눈 대화랍니다.

저우언라이 : 우리는 조선 문제에 관한 미국의 견해를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물론 미국도 우리의 견해를 알고 있을 것 입니다. 먼저 닉슨 대통령의 공식적인 정책은  미래에 조선에서 군대를 궁극적으로 철수하는 것입니다. 또한 일본 자위대가 남조선에 들어오는 것도 막을 것인데 이것은 극동의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하면 북조선과 남조선의 교류를 촉진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하면 평화로운 재통일을 촉진할 수 있겠습니까? 이 문제는 오랜 시일이 필요할 것 입니다.
닉슨 : 중요한 문제는 우리 양국이 동맹국들이 억제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 입니다. 총리에게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나 알려드리지요. 나는 1953년 부통령이 된 뒤 처음으로 세계 각국을 순방했습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내게 이승만에 대한 매우 긴 구두 훈령을 주었습니다. 이승만은 북진할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승만에게 북진을 해서는 안되며 그렇게 한다면 미국이 그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줘야 했는데 이것은 썩 달가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그 이야기를 하자 이승만이 울었던 기억이 나는군요. 나는 이승만이 북진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물론 나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의 부통령으로서 그의 지시를 이행해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처음 하는 것 입니다.
저우언라이 : 네. 방금 대통령께서 이야기한 이승만의 성격은 우리가 그에 대해서 듣던 것과 같군요.
닉슨 : 무엇이 비슷하다는 것 입니까?
키신저 : 이승만에 대해서 들었던 것입니다.
저우언라이 : 이승만이 정계에서 은퇴하고 몇년 뒤에 말입니다.
닉슨 : 한국인들은 남북을 가리지 않고 정서적으로 충동적인 사람들입니다. 한국인들이 충동성과 호전성 때문에 우리 두 나라를 곤란하게 만들수도 있는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미국과 중국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한반도가 우리 두 나라의 투쟁의 장이 된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고 말도 안될 일입니다. 이미 과거에 그런 선례가 있었으니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 입니다. 나는 총리와 내가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Memorandum of Conversation(1972. 2. 23)”, FOREIGN RELATIONS OF THE UNITED STATES, 1969–1976, VOLUME XVII, CHINA, 1969–1972, (USGPO, 2006), pp.732~733

사실 강대국 입장이 아니더라도 크게 건질 것도 없는 곳에서 일을 벌여 손해보는 것은 피하려는 것이 정상입니다. 특히 저 당시 미국과 중국처럼 소련(!!!) 이라는 공동의 적이 있는 마당에서는 더욱 더 그랬겠지요. 어쨌든 이 당시 양국의 기조는 쭈욱 이어져 내려왔고 현상유지가 되는 상태에서는 우리도 비교적 팔자가 나쁘지 않은 편 이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기존의 판이 흔들릴 기미가 보이고 있지요. 찝찝한 일 입니다.

2007년 6월 16일 토요일

황제폐하의 음주생활


그리고 닉슨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은 닉슨의 좋지 않은 음주 습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가먼트Leonard Garment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닉슨이 자신의 만성적인 불면증에 어떤 방법으로 대처했는가에 대한 비화를 털어놓았다. (닉슨은 잠이 오지 않을 때) 진정제와 술을 마시고 나서 전화로 두서 없는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는 것이다. 키신저도 종종 자신의 참모들에게 닉슨이 술에 취한 채 흐리멍텅한 상태로 회의나 전화 통화를 한다고 투덜거렸다. 키신저가 닉슨을 조롱한 것 만큼은 아니었지만, 다른 참모들도 닉슨이 술 때문에 문제를 겪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것은 닉슨이 의학적인 알코올 중독(alcoholic) 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술을 마시면 너무 잘 취했다는 것이다. 할더만Harry R. Haldeman은 “(닉슨이) 맥주 한잔만 마셔도 정상적인 연설은 싸구려 술집의 주정뱅이가 주절거리는 것처럼 됐다”고 회고했다. 할더맨과 마찬가지로 에리히만John Ehrlichman은 “닉슨은 피로할 때는 맥주 한잔만 마셔도 맛이 가 버렸다(knock him gallery west)”고 했고 닉슨의 스피치라이터 중 하나였던 프라이스(Ray Price)는 (대통령이) “수면제라도 먹고 나온 것 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러니 외교적 위기 상황에서 술을 한잔 혹은 그 이상 마시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는데 닉슨은 1970년의 캄보디아 침공 때 처럼 자신의 주량 이상으로 술을 마셔 더 난폭해 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Jeffrey Kimball, Nixon’s Vietnam War, (University Press of Kansas, 1998), p.14

이런 이야기들을 접할 때 마다 높은 자리에 있는 인간들도 별 수 없구만 하는 생각과 함께 저런 인간들이 핵공격을 명령할 권한이 있다는 사실에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 핵무기의 등장 이후 60억 인류가 이런 화상들과 함께 60년이 넘게 공존해 왔다는 사실이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2006년 11월 21일 화요일

뭔가 궁색한 강대국

닉슨은 브랙퍼스트(Breakfast) 작전 실시 3일전인 3월 13일에 국방장관 레어드(Melvin R. Laird)와 만나 레어드의 남베트남 철군안에 대해 논의했다. 레어드는 휠러(Earl G. Wheeler) 대장과 함께 사이공에서 에이브럼스(Creighton W. Abrams, Jr) 대장 및 MACV 참모진을 만나 철군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막 워싱턴에 도착한 참이었다. 베트남의 미군 지휘관들은 이미 1년 전부터 철군에 대해서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워싱턴으로부터 명확한 지침은 받지 못했고 그에 대한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었다. 베트남에 파견된 장성들은 철군은 북베트남과 상호 철수를 위한 협상의 일환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에이브럼스 대장은 신속한 철군안에 찬성하는 대신 평정작전의 진도, 남베트남군의 강화, 적의 공격 완화 등 세가지 점이 개선돼야 철군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레어드는 이 의견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동의했지만 닉슨 행정부의 집권 초기 내에 철군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에 더 중점을 두고 있었다. 레어드는 에이브럼스에게 “새 행정부에게 주어진 시간이 다하기 전에(재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 3개월, 6개월, 9개월, 기왕이면 3-4개월 안에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어드는 온건파가 아니었고 존슨 행정부 보다 더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선호했지만 그는 무엇보다 미국내의 정치적 동향에 민감했고 워싱턴이나 사이공에서 논의되고 있는 강경책은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레어드는 남베트남에서 군사적 승리를 거두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닉슨의 베트남 정책은 잘해봐야 전쟁의 베트남화를 통해 남베트남군이 미국의 철수에 따른 공백을 메꿀 수 있도록 육성하고 북베트남과 미국의 상호 철군을 이끌어 내는데 그칠 것이었다. 그러나 레어드는 남베트남 군의 전투력을 강화하는 것 보다 지속적으로 작전을 펼치는 MACV의 기본적인 방침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또 북베트남과의 협상이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레어드는 이 점을 고려해 키신저의 협상 진행이나 에이브럼스의 견해와 상관없이 철군 계획을 세우기로 결심했다. 레어드는 1968년 까지만 해도 워싱턴의 그 누구도 고려하지 않고 있던 점진적인 일방적 철군을 기본 방침으로 결정했다. (후략)

Jeffrey Kimball, Nixson's Vietnam War, p.137~138


천자국의 굴욕.

럼즈펠드가 이라크를 쳐들어 갈 때 자신이 저것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생각 했을까?

미국의 베트남화는 결국 돈만 잡아먹은 실패작이 됐다. 오늘 워싱턴포스트에는 이라크군 재건이 뭔가 꼬여가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가 하나 떴다. 이라크는 정치상황도 복잡하게 꼬여버렸으나 베트남보다 더 지독한 진창이라고 해야 하나?

사족 하나 더

위의 기사에서 이 부분은 정말 웃겼다.

Some of the American officers even faulted their own lack of understanding of the task.

"If I had to do it again, I know I'd do it completely different,"

reported Maj. Mike Sullivan, who advised an Iraqi army battalion in 2004.

"I went there with the wrong attitude and I thought I understood Iraq and the history because I had seen PowerPoint slides, but I really didn't."

2006년 4월 30일 일요일

[美利堅史] - 도널드 럼즈펠드 世家 (재탕)

럼즈펠드(Donald H. Rumsfeld)는 일리노이주 사람으로 그의 조부는 덕국사람이라 전한다.

장성하여 프린스턴 서원에서 학업을 닦았는데 그 학문이 깊고 문장이 날카로워 모두가 큰 인물이라 칭찬하였다.

럼즈펠드는 학업을 마치고 수군의 군관이 되었는데 그때가 아이젠하워 2년이다.

아이젠하워 5년, 럼즈펠드는 군역을 마치고 조정에 출사하였다. 럼즈펠드의 인물됨이 강직하고 뜻이 고상하니 많은 사람이 흠모하였다.

케네디 2년, 일리노이 백성들이 럼즈펠드의 덕을 흠모하니 천자가 럼즈펠드를 일리노이 후(侯)에 봉했다.

럼즈펠드는 덕망이 높아 백성들이 우러르니 존슨 황제도 작위를 거듭 내려 그 이름이 더욱 높아졌다.

닉슨 원년, 천자가 럼즈펠드의 학식과 덕망을 높이 사 의랑(議郞)으로 삼았다.

닉슨 5년, 천자가 럼즈펠드를 구라파 칙사(U.S Ambassador to the NATO)로 삼았다. 럼즈펠드가 칙사가 되어 덕국에 가니 그가 가는 길 마다 많은 덕국인들이 나와 엎드려 인사하였다.

"우리같은 번방에서 천자의 사신이 났으니 이 어찌 아니 기쁘리오?"

이때 닉슨 황제가 부덕하여 승상 포드가 천자가 되었다.

포드황제는 평소 럼즈펠드의 학식과 인품을 흠모하여 즉위하자 럼즈펠드를 상서령(Whitehouse Chief of Staff)으로 삼았다.

럼즈펠드가 상서령이 되던 때 조정에는 간악한 무리가 넘쳤고 무리중에 그릇된 도를 따른 자가 많았다.

키신저는 닉슨 황제 때 황제의 총애를 받아 위세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았다.
키신저가 천자의 성총을 흐려 여러 제후들을 제어하지 못하니 천자의 권위가 실추되었다. 이때에 이르러 노서아 왕이 심히 교만하여 참람되이 천자의 의복과 수레를 사용하였고 그 언행이 심히 방자하였다.
뜻 있는 신하들이 이를 분하게 여겼으나 오히려 키신저는 노서아왕을 두둔하였다.

"이제 천하가 화평하여 한 가족과 같은데 어찌 노서아를 핍박하려 하는가?"

럼즈펠드는 상서령이 되어 천자의 권위를 세우는데 힘을 다하였다. 키신저는 교만하여 마음대로 백악궁을 드나들며 천자를 알현했다.
럼즈펠드는 키신저가 천자 앞에서 망령된 말을 담을때 마다 꾸짖어 물리치니 키신저가 이를 심히 분하게 여겼다.

포드 2년. 황제가 럼즈펠드를 태위에 임명하였다.

이때 천병은 10년간 남만과 싸워 토벌하지 못하니 그 위세가 꺾여 여러 제후들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럼즈펠드는 태위가 되어 군사를 조련하고 각종 병장기를 날카롭게 하니 다시 천병의 위엄이 서게 되었다.

레이건 황제도 럼즈펠드를 중용하여 많은 관직을 내렸다.

레이건 4년, 럼즈펠드는 관직에서 물러나 낙향했다.

럼즈펠드가 관직에서 물러나니 많은 선비들이 그 덕을 사모하여 모여들어 가르침을 구하였다.

이때, 레이건 황제는 군사를 조련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니 다시 천병의 위엄이 천하에 떨쳐지고 제후왕들도 천자의 위엄을 두려워 하여 함부로 망동하지 않았다.
드디어 노서아왕 고르바초프도 복속할 뜻을 전하니 천하가 태평하였다.

레이건 8년, 천자가 승상 부시에게 양위했다.

부시 황제도 상황의 뜻을 받아 천자국의 위엄을 세우는 데 힘썼다. 이때 함부로 망동하여 군사를 일으킨 의랍극(依拉克)왕 후세인을 토벌하여 천병의 위엄을 천하에 떨쳤다.

그러나 클린턴이 제위에 오르니 다시금 천하가 어지러워 졌다.

클린턴은 품행이 방자하고 음란함이 극에 달하여 궁에서 궁녀를 희롱하고 음탕한 행위를 그치지 않았다.

이때에 작은 오랑캐들이 다시금 준동하니 천하가 어지러웠고 의랍극왕 후세인도 다시금 교만한 마음을 품었다.

럼즈펠드가 수차례 상소를 올려 후세인을 토벌할 것을 간하였으나 천자는 이를 따르지 아니하였다.

또한 이때 홍건적 수괴 김정일이 군사의 위용을 자랑하며 방자함을 그치지 아니하였으나 클린턴 황제는 군사를 일으키는 것을 두려워 하니 다시금 제후들의 비웃음 거리가 되었다.

부시 주니어가 제위에 오른 뒤 럼즈펠드를 다시금 태위에 명하였다.

럼즈펠드는 먼저 천자에 간하여 후세인을 토벌하는 군사를 일으키니 천병뿐 아니라 충순한 영길리 국왕도 군사를 보내었다.

후세인이 군사를 이끌고 나와 대적했으나 마침내 천병에 사로잡혀 결박당하는 몸이 되었다.

이리하여 홍건적 수괴 김정일도 럼즈펠드를 두려워 하여 함부로 준동을 하지 못하게 되니 다시금 천하가 태평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