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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5월 30일 수요일

어떤 호언장담.....

덩샤오핑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있었던 매우 유명한 일화지요.(이곳에 들러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무슨 일인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덩샤오핑의 미국 방문은 그는 물론 카터에게도 큰 성과였다. 그런데 덩샤오핑은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 우리에게 큰 골치거리를 안겨주었다. 내가 앞서 서술한 바와 같이, 덩샤오핑은 카터 대통령과의 개별적인 회견을 요청했으며 이 회견은 화요일 오후 5시에 열렸다. 우리측에서는 부통령(Walter Mondale)밴스(Cyrus R. Vance), 그리고 내가 참석했으며 덩샤오핑은 부총리(方毅), 외교부장(黃華)과 외교부 부부장(章文晉)을 동반하였다. 회견의 주제는 내가 예상한대로 베트남 문제였다.

우리는 지난 회담을 통해 중국은 소련이 동남아시아에서 활동할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 베트남의 캄보디아 침공을 사주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때문에 베트남의 캄보디아 점령을 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알았다. 중국 지도부는 미국 지도층과 여러차례의 대화를 통해 베트남의 캄보디아 점령은 중국의 안보에 전략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동남아시아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이 전복한 캄보디아의 잔혹한 폴포트 정권은 중국의 가까운 동맹이었으므로 중국은 베트남에 대해 보복을 가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이 오벌 오피스에 모였을 때,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으며 다른 미국측 참석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것과 그것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덩샤오핑이 중국의 입장을 차분하고 단호하게, 그리고 강경하게 설명하는 모습에서는 심각하고 매우 특별한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덩샤오핑은 중국이 소련의 전략적인 계획을 방해하고 “베트남의 야욕을 저지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교훈을 주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덩샤오핑은 이때 어떤 식으로 교훈을 줄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그 범위와 시기가 제한적일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리고 덩샤오핑은 예상되는 소련의 대응과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하여 차분하게 설명했다. 덩샤오핑은 소련의 대응 방식에는 “최악의 경우”도 포함될 것이라고 했으며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게 되더라도 중국은 그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덩샤오핑은 국제무대에서 미국이 “정신적인 지원”을 해주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는 약간의 사전논의를 하긴 했으나 나는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다. 나는 덩샤오핑이 미국에 오기전에 대통령에게 중국이 갈수록 캄보디아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중국이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 행동에 대해 미국이 과도한 경고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나는 대통령이 밴스의 조언에 따라 중국에게 무력을 사용하지 말도록 강한 권고를 할 지 모른다고 걱정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할 경우 중국은 미국이 “종이호랑이”라는 생각을 더 확고히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대통령이 사무적인 태도로 이 문제는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답을 하기 전에 참모들과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대답해서 크게 안도했다.

덩샤오핑은 만약 베트남이 자제하지 않을 경우 중국은 행동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중국이 제한적인 행동을 한 뒤 병력을 신속히 철수하겠다는 것 이었다. 덩샤오핑은 1962년에 있었던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을 예로 들면서 베트남도 같은 방식으로 징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덩샤오핑은 미국의 지지를 기대하지는 않았으며 때로는 어느 한쪽이 어떤 행동을 취할때 다른 한쪽은 그렇게 하는 것을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중국측이 여러가지 대안을 고려한 뒤 설사 소련과의 대결을 초래하더라도 행동을 취하기로 결심한 것이 분명했다. 나는 덩샤오핑의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어조에 감명을 받았다.

Zbigniew Brzenzinski, Power and Principle : Memoirs of the National Security Adviser 1977~1981, (Farrar Straus & Giroux, 1983),  pp.409~410

그리고 베트남이 중국에게 교훈을 줬다는 것은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죠.....

2011년 12월 14일 수요일

브레진스키의 중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

이번의 해경 순직 사건에서 나타난 것 처럼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이 일어날 때 마다 평소에는 대중의 관심 밖에 있던 중국의 위협적인 측면이 드러납니다. 어느 순간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거대해진 이 국가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 것인지는 바로 옆에 붙어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결코 관심을 끊을 수 없는 문제이지요. 여전히 불확실성은 많고 중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엇갈리는 전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물론 제 입장이야 중국이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가 되는 것 이지만 현실주의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의 국력이 신장될 수록 그에 걸맞는 지위를 요구하리라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게 어떠한 것이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 중국의 행태를 봐서는 도저히 우리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군요.

이번과 같은 사건을 접하고 나면 분노의 뒤에 막연한 공포가 밀려오게 됩니다. 저 괴물은 어디까지 나가게 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해야 되는가? 하나같이 막연한 물음이고 그에 대한 답은 더 흐릿합니다. 이럴 때는 중국의 패권국화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에 귀가 솔깃하게 됩니다. 즈비뉴 브레진스키가 15년 전에 했던 예측이 그에 속하는데 약간 인용해 보지요.

그러나 말 그대로 중국이 세계의 중심국가로 부상하리라고 보는 이 진단은 많은 함정을 가진다. 가장 명백한 것은 그러한 진단이 기계적 통계에 의존해 있다는 점이다. 그와 같은 오류는 오래지 않은 과거에 일본이 미국을 대신해서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새로운 대국이 될 수 밖에 없을 것 이라 예측했던 사람들이 이미 범했던 것이다. 그러한 관점은 일본 경제가 지닌 취약성이라는 변수와 정치적 불연속성이라는 변수를 감안하지 못한 것이다. 똑같은 오류가 중국이 필연적으로 세계 강국이 되리라고 주장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들에 의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Z 브레진스키 지음, 『거대한 체스판 : 21세기 미국의 세계 전략과 유라시아』,  (삼인, 2000),  209쪽

과연 미래의 중국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하겠습니까만 살짝 부족한 조국의 국력에 불안감을 느끼는 입장에서 이런 전망에 귀가 솔깃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방금 전 물 한잔 마시러 나갔다가 잠시 보게 된 뉴스에는 이번에 순직한 경찰분의 유가족들이 오열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착잡한 마음과 함께 중국에 대한 분노, 그리고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굉장히 어수선한 밤 입니다.

2008년 9월 23일 화요일

오늘 구입한 책

저녁에 서점에 들렀다가 책을 한 권 샀습니다.


표지가 멋져서(!) 집어들었는데 목차와 본문의 몇몇 부분을 대략 훑어 보니 꽤 재미있어 보이더군요. 돌아오는 버스에서 조금 더 읽었습니다. 대략 훑어 보니 저자가 아시아 문제에 있어서 민족주의의 강화를 가장 우려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한국 부분에서는 노무현 정부 들어 부쩍 높아진 한국의 민족주의 문제가 한-미-일 삼각동맹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꽤 주목하고 있더군요. 대표적으로 2005년에 있었다는, 한국이 미국에게 한미동맹의 가상적으로 '일본'을 넣자고 요구한 민망한 이야기를 언급하고 있었습니다. 헉;;;; 브레진스키의 '거대한 체스판'을 재미있게 읽은 경험이 있는데 이 책은 그 책 보다는 조금 딱딱해도 비슷하게 재미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