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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1일 목요일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Z-2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연재에 앞서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0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0-1

1. 테렌스 주버vs테렌스 홈즈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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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테렌스 주버VS로버트 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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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2-2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2-3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2-4

Z. 테렌스 주버의 단행본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Z-1

S. 번외편 및 기타 사항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S-1



슐리펜 계획에 대한 논쟁 Z-2

이번에 소개할 책은 테렌스 주버의 2004년 작, German War Planning, 1891~1914 : Sources and Interpretations입니다.

이 책은 테렌스 주버가 슐리펜 계획과 관련된 사료들을 영어로 번역해 정리한 자료집입니다. 사료집인 만큼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연재물의 성격상 짤막하게라도 이야기는 하고 넘어가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현재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이 쉽게 접하실 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지요.

German War PlanningInventing the Schlieffen Plan : German War Planning, 1871~1914을 보완하는 자료집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에 실린 사료들은 Inventing the Schlieffen Plan의 구성과 대략 비슷하게 배치되어 있습니다. German War Planning은 대략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1장으로 주버의 주 사료중 하나인 디크만의 연구를 포함한 세 건의 자료가 실려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글은 역시 디크만의 연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는 2~4장 까지로 슐리펜의 전쟁계획과 관계된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장은 슐리펜의 참모부연습으로 1894년, 1901년, 1902년, 1903년의 동부참모부연습과 1904년의 서부참모부연습 등 다섯건의 자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장은 1905년 슐리펜이 실시한 워게임에 대한 논평인데 테렌스 홈즈가 “The Real Thing: A Reply to Terence Zuber’s ‘Terence Holmes Reinvents the Schlieffen Plan’”에서 지적한 것 처럼 일부 내용의 번역에 있어 논란이 있습니다. 4장은 슐리펜의 1905년 비망록인데 이것은 널리 알려진 자료이지요.

세 번째는 5장과 6장으로 몰트케 시기의 전쟁계획과 1차대전 초기 독일군의 실제 작전 수행을 다루고 있습니다. 5장은 1908년의 서부참모부연습을 다루고 있습니다. 6장에는 매우 중요한 사료 두건이 있는데 바로 현존하는 1차대전 초기 독일군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5군과 6군의 부대전개명령Aufmarschanweisung입 니다. 슐리펜계획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주력이었던 1군과 2군의 문서가 필요하지만 이것이 현재 전해지지 않는 만큼 5군과 6군의 문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주버는 논평을 통해 이것들이 슐리펜계획이 허구였다는 증거로 사용고 있긴 합니다만.

네 번째는 주버가 “슐리펜계획이라는 허구가 역사적 사실로 자리잡는 과정”으로 설정한 자료들입니다. 여기에는 7장과 8장이 포함됩니다. 7장은 1919년에 작성된 “1871년 부터 1914년 까지의 양면전쟁에 대한 작전개념의 발전Die Entwicklung des operativen Gedankens im Zweifrontkrieg von 1871 bis 1914”이라는 비밀연구에 대한 빌헬름 그뢰너Wihelm Groener의 논평입니다. 이 연재물의 서두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빌헬름 그뢰너는 테렌스 주버가 ‘슐리펜계획’을 조작한 인물 중 하나로 꼽는 인물입니다. 당연히 이 자료에서 빌헬름 그뢰너는 슐리펜계획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지만 주버는 이 자료가 슐리펜의 전쟁 계획에 대한 그뢰너의 이해 부족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8장은 1919년에서 1929년에 이르는 시기 독일의 전쟁계획에 대해 벌어진 논쟁에 관한 여섯편의 글을 싣고 있습니다. 슐리펜계획에 대한 논쟁을 떠나서 한스 델브뤽이 독일의 전쟁수행에 대해 비판한 1919년의 글 “1914년 독일의 선전포고와 벨기에로의 진격Die deutsche Kriegserklärung 1914 und der Einmarsch in Belgien”은 독일 군사사상의 한축을 차지하는 델브뤽의 견해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글 입니다. 델브뤽의 저작인 Geschichte der Kriegskunst im Rahmen der politischen Geschichte『병법사-정치사의 범주 내에서』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되어 있긴 하지만 근대전쟁을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뛰어난 군사사상가의 근대전쟁에 대한 견해를 보여주는 이 글은 따로 일독할 가치가 있습니다.

저는 전통적인 견해를 지지하는 입장이지만 주버의 논쟁방식은 꽤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German War Planning, 1891~1914 : Sources and Interpretations은 대부분 전통적인 논지를 뒷받침하는 1차사료들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도록 영리하게 재배치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들은 앞으로 다루게 될 게르하르트 그로스Gerhard P. Groß의 “There Was a Schlieffen Plan: Neue Quellen”에서 새로운 사료들을 제시함에 따라 반박을 받게 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