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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9일 토요일

[번역글]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놀랄만한 일도, 도발적인 일도 아니다

어떤 분이 브루킹스 연구소 홈페이지에 실린 조나단 폴락(Jonathan D. Pollack)의 South Korea’s THAAD decision: Neither a surprise nor a provocation(2016. 7. 8)이란 글을 소개해 주셔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꽤 재미있어서 급히 번역을 해 봤습니다. 번역에 대한 지적 환영합니다.




조나단 폴락

미국과 대한민국 정부는 오늘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 말 전력화를 목표로 한반도에 고고도종말단계미사일요격체계(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이하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아직 세부적인 사항들이 많이 남아있지만, 이번 결정은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또한 그 배치 목적도 매우 명백하다. 
공동성명에서 상세하게 밝힌바와 같이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한국의 기간시설과 시민들을 방어하고, 또 한편으로 한미동맹을 뒷받침 하는 핵심적인 군사적 역량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사드가 대한민국이 처한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한 취약성에 대한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여전히 부족한 한국의 방공 및 미사일 방어능력을 보강할 수 있으며, 미국의 훨씬 강력한 방공 및 미사일 방어 능력과도 연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정부는 사드 배치를 가볍게 결정한 것이 아니다. 최근 수년간 한국의 전략문제 전문가들은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격렬하게 논쟁을 벌여왔는데, 한국 군부와 정치 지도층은 이 문제를 매우 신중하게 추진해 왔다. 올해 1월 초 북한이 네 번째 핵실험을 감행하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고 나서야 박근혜 행정부는 사드 미사일 1개 포대를 ‘가능한 조속히’ 배치하기 위한 협의를 시작한다는데 합의했다. 4월 이후로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가속화 하는 것이 명백해 지면서 북한의 행동에 대한 유효한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졌다.  
중국과 러시아는 오늘의 공동성명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는 사드에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 미사일을 탐지하고 요격하여 자국의 억지능력을 무력화 하려는 미국의 사악한 전략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은 사드에 부속된 레이시온의 레이더 체계의 기술적 한계나 개선점을 이것을 제작한 회사가 주장하는 것 이상으로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사드를 배치할 경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핵무기 위협의 감소라는 훨씬 큰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 계획을 확대하고 다각화 했기 때문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결정이 내려지게 된 것이다. 북한이 군사적인 노력에 박차를 가하지 않았다면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방향으로 나갔을지는 극히 의심스럽다. 중국과 러시아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되지만, 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또한 중국은 한국 정부를 모호하게 협박한다면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 계획을 철회할 것이라고 판단하는 듯 하다. 하지만 이것은 미사일 방어를 강화하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다. 중국은 한국 정부의 결정에 불만을 가지고 있으나 이것은 전적으로 모든 적절한 수단을 동원해 핵심적 이익을 지키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주권에 속한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행동하지 않는가. 
한국의 고위 관료들은 중국과의 회견에서 거듭하여 사드 배치는 한국의 핵심적인 국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양보할 수 없는 유일한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왔다. 한국측은 중국의 전략적 형평성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앞으로도 사드 배치 계획이 진전되는 것에 대한 중국의 반응을 염두에 둘 것이다.
동시에 한국과 미국은 사드를 배치하는 목적이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겠다는 뜻이 있음을 중국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 사드는 전적으로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며, 전적으로 남북간의 문제일 것이며, 또한 북한을 제외한 다른 어떤 국가를 겨냥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자국의 세력권에 대한 미국의 군사 전략을 갈수록 우려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한국이 공개적으로 보증을 해도 이를 (최소한 공식적으로는)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자들과 전략 분석가들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원인이 무엇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도 중국의 골칫거리가 아닌가. 
지금 처럼 한반도의 안정을 위태롭게 하는 문제에 대한 은밀하고 비공개적인 대화가 필요한 때도 없었다. 미국과 한국은 이와 같은 대화를 준비해야 한다. 중국이 대화에 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2012년 10월 13일 토요일

후지사키 이치히로 주미일본대사의 강연을 갔다 왔습니다

어제는 NARA에 가지 않고 브루킹스 재단에서 주최하는 주미일본대사 후지사키 이치히로(藤崎 一郎)의 강연을 갔다 왔습니다. 영어 공부도 할 겸, 현재 시끄러운 현안에 대한 일본 외교관의 입장은 어떤가 들어볼 겸 갔는데 생각보다는 조금 심심한 강연이었습니다.

후지사키 이치히로(藤崎 一郎) 주미일본대사

강연제목은 Japan in Asia였습니다. 좀 모범답안 같은 분위기를 풍기긴 했습니다.

후지사키 대사는 주로 경제적인 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요점은 일본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서구에서 바라보는 것 처럼 심각한 위기는 아니라는 것 이었습니다. 일본대사는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미국과 독일의 리더쉽 부재를 일본에 빗댄 이코노미스트를 가지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면서 일본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직업외교관 답게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더군요.

"오바하지 맙시다."
다음으로는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지난 후쿠시마 참사 이후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는 노력이 진행중이며 앞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원래 기대했던 센카쿠 문제라던가 과거사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이야기가 없었고 오키나와의 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도 일본정부의 공식입장을 대변하는 모범답안만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래도 미군 재배치 문제는 나름 재미있더군요. 오키나와의 미군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지역의 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요지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현재 골치가 아픈 후텐마 기지 문제도 간략하게 언급을 했는데 메모를 해 놓지 않아서 기억이 정확하지가 않네요;;;;

나름 재미있었던 부분은 현재 일본 청년들의 도전 정신의 부족을 질타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이건 무슨 일본판 20대 XXX론인가 싶었는데 일본 청년들이 일본에 만족하여 더 큰 세상에 도전하려는 성향이 없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일본 청년들의 시야가 일본 안으로 좁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라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 일본인들의 평균적인 영어 능력 부족에 대해서도 우려했습니다. 일본의 외국어 교육은 실패했다는;;;; 이 이야기를 듣고 있다보니 제 짧은 영어 실력이 생각나서 민망하더군요.

일본대사의 연설이 끝난뒤 사회자의 정리가 있고나서 방청석의 질문이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센카쿠 문제였습니다. 홍콩에서 온 중국인 한명과 타이완 인 두명이 센카쿠 문제를 제기했는데 일본대사는 당연히 일본정부의 공식입장을 설명하고 끝냈습니다. 다소 귀찮아 한다는 느낌도 들더군요. 그리고 필리핀인으로 생각되는 여성 한명이 일본의 군사력을 "억제(Deterrence)"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느냐는 요지로 질문을 했는데 일본대사는 일본의 군사력은 어디까지나 "방어"를 위한 것이지 억제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인 유학생 한명이 위안부 문제와 과거사 문제를 제기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일본정부가 아시아여성기금을 만드는 등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음을 강조하는 판에 박힌 답변을 했습니다.

전반적으로 심심한 강연이었지만 직업외교관의 태도나 화술을 구경하는 재미는 있었습니다. 특히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 자신은 정책입안자가 아니라 옵저버의 위치에 있다고 전제하면서 답변하는게 기억에 남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