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1일 금요일

연개소문=뭇솔리니???

조광(朝光) 창간호를 보다 보니 아주 재미있는 구절이 하나 있더군요.

나당(羅唐)이 백제를 멸하고나서는 다시 마수(馬首)를 고구려에게 돌리어 해마다 평양성을 진공(進攻)했으나 번번이 실패하드니 고구려의 大‘뭇소리니’인 개소문이 죽고 그 제자(諸子) 사이에 권력 사움이 일어나매 기회를 타서 나당이 또다시 출병하야 평양성을 에우니 고구려는 이에 그 칠백년의 빛나는 역사가 막을 마치고 말었다.

문일평(文一平) 掌篇新羅史, 朝光, 창간호, 1935년 11월, 275쪽.

푸하하. 이때는 연개소문=독재자=뭇솔리니 였던 모양입니다. 연개소문을 뭇솔리니에 비교하다니 이 양반은 미래의 국수주의적인 후손들이 두렵지 않았나 봅니다. 조광 창간호에는 이탈리아의 에디오피아 침공에 대한 분석기사도 실려 있습니다. 이때만 하더라도 이탈리아가 그렇게 한심한 나라일 것이라고는 대부분 상상도 못하고 있었으니 연개소문의 강인한 인상을 뭇솔리니와 비교할 법도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