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2일 월요일

북핵 문제에 대한 안드레이 란코프의 최근 글 한편

재미있는 소식을 하나 접했습니다.

이해찬 "현정부 남북대결구도로 대북성과 사라져"

이해찬도 웃기지만 이종석이 북핵문제가 남북관계에서 분리시켜 다룰 수 있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더욱 재미있습니다. 이건 단지 북한 핵문제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최대의 약점이기 때문에 억지로 책임을 모면해 보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군요. 게다가 이종석은 당시 실무 책임자였습니다. 지난 정권 인사들에 대한 정나미가 더 떨어집니다.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노무현 정부 당시 이종석은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고 했었죠.

사실 현 시점에서 북한 핵문제는 굉장히 손 쓰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 매우 불편한데 뭔가 뾰족한 대책은 없어 보이는군요. 손을 쓸 수 있었지도 모르는 시기에 기회를 놓쳐버렸으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책임을 져야 할 인물들은 구차한 변명이나 늘어놓고 있군요.

이런 관점에서 살짝 불편한 글 한편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안드레이 란코프가 지난 3월 7일 포린 폴리시 인터넷판에 기고한 글 “Let North Korea Keep Its Nukes”입니다. 간단히 결론을 이야기하면 지금은 마땅히 취할 수단이 없으니 그냥 시간이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자는 내용입니다.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도록 내버려 두자(Let North Korea Keep Its Nukes)
안드레이 란코프

미국과 북한간의 가장 최근의 협상이 2월 29일 끝났다. 북한측은 미국이 식량 원조를 하는 대가로 자국의 우라늄 농축 계획을 동결하고 장거리 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는데 동의했다.

서방 언론들은 예상했던 대로 핵 문제에 대한 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나타냈고(물론 제한적이고 조건적이긴 했다), 미국 국무부는 협상을 “작은 첫 걸음(modest fist step)”으로 설명했다.

그렇다. 이 협상은 한 “걸음”이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간에 전개되는 끝나지 않을 것 같이 보이는 핵협상에 있어서 첫 번째 걸음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도데체 무엇을 위한 걸음이란 말인가?

미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변함이 없다. 미국이 천명하고 있는 목표는 북한의 핵무장을 완전하고, 되돌릴 수 없으며, 그리고 검증가능한 방식으로 해제하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지난 20여년간 변함 없었다. 그러는 동안 북한은 플루토늄 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고 (물론 그렇게 성공적이지는 못 했지만) 수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실행했으며, 그리고 상당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오늘날 까지도 비핵화는 요원하다.

이건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미국의 정책은 구제불능이라 할 만큼 비현실적이니까.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북한 정권은 힘들여 획득한 핵 능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왜 그래야 하는가?

북한의 핵 능력은 평양의 지도층이 사담 후세인이나 무암마르 카다피와 같은 비참한 운명을 당하지 않도록 보장해 주는 억지력을 제공하고 있다. 아마도 평양의 지도층은 후세인과 카다피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다면 여전히 팔팔하게 권력을 잡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한때 서방의 외교관들은 북한의 당국자들과 소통하면서 카다피가 진행 중에 있던 핵 계획을 포기한 것을 본받아야 할 훌륭한 사례로 들고는 했다. 북한 외교관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았고 그들이 옳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의 입장에서 핵무기는 엄청난 투자였다. 핵무기는 북한이 국제 사회로 부터 후하고 거의 무조건적인 원조를 받아낼 수 있는 핵심 수단이며, 내부적인 정치적 제약으로 인해 제기능을 할 수 없는 북한 경제를 개혁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의 생존에 중요하다.

북한의 핵공갈은 아주 잘 먹혀왔다. 최근의 협상만 봐도 된다. 북한은 핵 개발을 늦추는데 합의하는 대가로 조건없는 대규모의 원조를 얻어냈다. 북한은 핵 무장 능력을 갖추고 있는 덕에 협상을 해서 원조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으므로 비핵화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당근만 쓸모가 없는게 아니다. 채찍도 마찬가지이다. 외부의 압박과 국제 제재는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만들지 못했다. 김씨 정권이 끝난 이후에나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된다면 정권 교체를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군사작전에 필요한 인적, 물적 대가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클 수도 있다.

중국이 제제 체제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므로 제제도 실패할 것이다. 중국이 성실하게 협조한다 하더라도 주로 희생될 것은 북한인들인데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생존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효과적인 제재조치는 북한 정권의 정책 변경을 이끌어내기 보다는 단지 수많은 북한 농민들의 죽음만 가져올 것이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이와 같은 압박이 혁명을 불러올 수 도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백만에서 2백만명이 굶주림으로 죽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 만약 압박이 가해진다면 북한 정권은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척 하면서 또 다시 원조를 얻어내기 시작할 것이며 우리는 계속해서 제자리 걸음을 하게 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의 정부들에게 제재조치란 유권자들에게 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지만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재조치는 완전히 실패했으며 아마도 계속해서 실패할 것이다.

유일한 실질적인 해결책은 미국이 핵을 가진 북한과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 정권이 내재된 무능력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질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북한 외교관들은 그들의 현재 목표가 핵무기를 제한하는 협상을 하는 것이라고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북한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플루토늄과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계속 유지하는 대신 핵 계획을 동결하고, 추가적인 핵무기 생산을 중단하고, 현재 보유하고 있는 투발 수단을 개량하는 것을 멈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정권은 그 댓가로 정기적인 식량원조와 2기의 경수로라는 당근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해결책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 분명하다. 북한은 핵비확산조약에서 탈퇴하여 성공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는 길로 나간 유일한 국가이다. 만약 북한이 처벌을 받지 않고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다른 불량 국가들도 이 길을 따르게 될 것이다.

미국의 많은 정치인들은 북한이 이런 작은 조치를 취하는 것에 경제적인 보상을 해주는 것에 극단적인 불쾌감을 느끼진 않더라도,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러한 행위는 기생충 같은 공갈꾼(parasitic blackmailer)에게 보상을 해 주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정치란 좋은 것과 나쁜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두개의 나쁜 것 중에서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위에서 이야기 한 것과 같은 핵 문제에 대한 타협이 실제로 덜 나쁜 것이 될 수 있다.

미국이 무얼 하던지 간에, 북한의 핵 계획은 최소한 김씨 왕조가 북한의 통치권을 장악하고 있는 동안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북한의 핵 계획은 갈수록 발전하고 위험해 질 것이다. 지난 수년간 북한의 핵 기술자들은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우라늄 계획은 통제하고 억제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서 미국에게 더 높은 가격에 흥정을 할 수가 있으므로 개발에 나섰을 것이다.(실제로 우라늄 계획은 시작 단계에서 부터 가치를 빨리 높일 수 있는 수출 품목으로서, 궁극적으로 미국의 원조와 교환하기 위한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을 것이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만을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고집해 나가다면 우리는 북한의 핵 계획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또한 북한이 시리아와 미얀마에서 벌인 모험에서 드러난 것 처럼 확산될 위험도 존재한다.

조만간에 미국은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은 포기하지 않은 채로 핵 계획을 동결할 뜻을 보이는데 대해서 태도를 누그러뜨리고 정상적인 “보상”을 해 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 공식 발표에서는 궁극적인 비핵화에 대한 공약이 요란하게 강조되기도 할 것이다.

이런 거래가 금방 이루어 지지는 않겠지만, 만약 김씨 일가가 앞으로 10년, 혹은 20년 이상 북한의 권좌에 남아있게 된다면 이렇게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타협을 마지 못해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의 핵 협상은 여기에 참여한 미국측 관계자들이 아직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사실상 이러한 방향으로 나가는 “작은 첫 걸음”이 될 것이다.

2012년 3월 6일 화요일

스타하노프 운동의 성과?

스타하노프 운동의 결과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러시아 인들을 훌륭한 노동자로 만들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러시아 노동자들의 근면함을 자본주의자들도 인정했으니 말입니다.

인력문제는 우리의 큰 걱정거리이고 매우 심각한 문제요. 독일인은 군인으로서 최고이며, 창조적인 일과 조직적인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최고라고 할 수 있소. 이탈리아인들은 좋은 노동자이지만 러시아인들이 이탈리아인들 보다 두 배에서 세 배는 더 일을 잘 하고 있소. 러시아인들은 우리의 손아귀에 있는 최고의 노동력이라 할 수 있소. 러시아인 노동자들을 독일로 데려올수록 우리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오.

1943년 3월 11일, 아돌프 히틀러가 자포로제에 위치한 남부집단군 사령부에서 열린 작전회의에서 주요 지휘관들에게. Eberhard Schwarz, Die Stabilisierung der Ostfront nach Stalingrad, (Munster-Schmodt Verlag, 1985) pp.259~260

그래서 러시아 노동자들은 자본주의 국가에 가서도 마구 착취당했습니다. 음?

2012년 3월 2일 금요일

짜증

선거를 앞두고 서점에 깔리는 몇몇 책을 보니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런 쓰레기들에 따르면 우리는 자애로운 노짱의 통치를 받다가 이명박이 통치하는 지옥에 살게 된 모양이다.  몇년 되지도 않은 시절의 사실에 대한 왜곡과 기만이 넘쳐나는 요즘 꼴을 보다보니 속이 뒤집히지 않을 리가 있겠나.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노무현 귀신을 팔아먹는 쓰레기들에겐 쇼스타코비치의 일갈이 적절할 듯. 휴머니스트라는 단어를 수괴급 노빠로 대체하면 딱 맞겠다.

나는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당신은 왜 이러저러한 서류에 서명했습니까?” 그러나 수백만의 인명이 희생된 백해 운하의 건설을 왜 찬미했는지 말로(Andre Malraux)에게 이유를 물어본 사람이 있었던가? 아니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 정말 유감이다. 사람들이 질문을 더 자주 해야 하는데. 어쨌든 이런 신사들이 대답하는데 장애물은 하나도 없지 않은가. 그때나 지금이나 이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면 저 유명한 휴머니스트 포이트벵거(Lion Feuchtwanger)의 경우는 어떤가? 나는 그가 쓴 책 『1937년의 모스크바』를 읽고 극도로 불쾌했었다. 책이 출판되자 마자 스탈린은 그것을 번역시키고 대규모로 출판하도록 지시했다. 책을 읽으면서 저 찬양받는 휴머니스트에 대한 경멸과 역겨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포이트벵거는 스탈린이 단순한 사람이고 선한 의지가 충만하다고 썼다. 나는 한때 포이트벵거가 눈에 무엇이 씌웠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다시 읽어보니 그 위대한 휴머니스트는 고의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내가 알게 된 사실은 굉장한 것이다.” 그는 선언했다. 그가 알게 되었다는 것은 모스크바에서는 정치 재판이 필요하며 또 훌륭한 재판이라는 것 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런 재판이 민주주의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럴 수가 있을까. 그런 말을 하려면 바보라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 악당이어야 하고 또 유명한 휴머니스트이기도 해야 한다.

그에 비해 명성이 조금도 덜하지 않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의 경우는 또 어떤가.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독재자라는 말에 겁먹지 않는다.” 당연한 일이지. 쇼가 겁낼 필요가 있을까? 그가 살던 영국에는 독재자가 하나도 없었으니까. 영국의 마지막 독재자는 크롬웰이었지 싶다. 쇼는 그냥 독재자를 구경하러 왔을 뿐이다. 소련에서 돌아가는 길에 쇼는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 사람들이 굶주린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모스크바에서만큼 식사를 잘한 곳이 없는데?”
바로 그때 수백만이 굶주리고 있었고 농부 수백만은 이미 굶어 죽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쇼의 말을 듣고 그의 재치와 용기에 환호를 보냈다. 그에 관한 내 입장은 확고하다. 그가 유명한 휴머니스트라고 내 교향곡 제7번의 악보를 보내 주라는 억지 명령도 받았지만 말이다.

또 로망 롤랑의 경우는 어떤가? 그는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이런 유명한 휴머니스트들이 내 음악을 찬양했기 때문에 특히 더 속이 뒤집힌다. 쇼도 그렇고 롤랑도 그렇다. 그는 『멕베스 부인』을 특히 좋아했다. 나는 은하계처럼 빛나는 진실한 문학과 음악 애호가의 스타 군단 중에서도 특히 더 유명한 이 휴머니스트를 만나라는 지시를 받았다. 그러나 나는 가지 않았다. 아프다는 핑계를 댔다.

한 번은 이런 의문에 괴로워 한 적이 있었다. 왜? 왜? 왜 이런 사람들이 전 세계에 거짓말을 하는가? 왜 이런 유명한 휴머니스트들이 우리에 대해, 우리의 생명과 명예와 존엄성에 대해서는 조금도 유념하지 않는가? 그러다가 갑자기 침착해졌다. 우리 생각을 조금도 하지 않겠다면 하지 말라고 해. 지옥에나 가라지.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유명한 휴머니스트로서의 쾌적한 생활이다. 이는 그들을 진지한 사람으로 여길 수 없다는 뜻이다. 내 눈에는 그들이 어린아이나 마찬가지다. 버릇 나쁜 어린이. 푸쉬킨이 흔히 말하듯이 그런 애들은 천차만별이다.
(중략)

여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분명하다. 유명한 휴머니스트들과의 우정이란 있을 수 없다. 우리, 그들과 나는 극단적으로 정반대의 위치에 있다. 그들 누구도 믿지 않는다. 그들 중 어느 누구도 내게 좋은 일을 해 준 적이 없다. 그들이 내게 질문할 권리가 있다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게 할 도덕적 권리도 없고 감히 내게 설교할 수도 없다.
나는 그들의 질문에 한 번도 대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설교는 한 번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나는 흐릿하고 끔찍한 내 인생의 씁쓸한 경험으로 무장되어 있다. 내 제자들이 나의 의심을 물려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분이 씁쓸하다. 내 제자들도 유명한 휴머니스트들을 신뢰하지 않는데, 그런 점에서 그들은 옳다.
정말 불행한 일이다. 제자들이 유명한 휴머니스트 중에서 누구든지 신뢰할 만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면 정말 기뻤을 텐데. 꽃이나 형제애 또는 평등과 자유 아니면 유럽 축구 선수권이나 기타 고상한 주제에 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났더라면. 그러나 그런 휴머니스트란 태어나지도 않았다. 불한당은 지나칠 만큼 많지만 그런 작자들과는 이야기하고 싶은 기분이 아니다. 그들은 몇 푼의 달러나 검은 캐비어 한 통에 당신을 싸구려로 팔아 넘길 것이다.
그래서 우수한 내 제자들이 나의 경험을 본받아 휴머니스트들과의 친교를 삼가는 모습을 보고 서글픈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외로워지지 않도록 개라도 기르라고 진심으로 권한다.
여러분, 휴머니스트들을 믿지 말라. 예언자들도 믿지 말고 유명인사들도 믿지 말라. 그들은 돈 한 푼 때문에 당신을 속일 것이다. 자기 일을 성실하게 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고 그들을 도와 주도록 노력하라. 단번에 전 인류를 구원하려고 애쓰지 말라. 먼저 한 사람을 구하려고 노력하라. 그 편이 훨씬 더 어렵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한 사람을 도와주는 일은 지극히 어렵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때문에 전 인류를 한꺼번에 구하려는 유혹에 빠지는 것 같다. 그러다 보면 불가피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냥 수백만 명만 없애면 모든 인류의 행복이 보장될 것 같이 생각하게 된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 많은 수도 아니다.

솔로몬 볼코프 엮음/김병화 옮김, 『증언 :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회상록』, (이론과 실천, 2001), 336~344쪽

그런데 버나드 쇼는 노무현 귀신을 팔아먹는 쓰레기들과 비교하기엔 좀 과분한 것 같기도 하군.

2012년 2월 27일 월요일

Ring of Fire를 해 봤습니다

지난주 토요일에는 간만에 000000님을 종로에서 만나 보드게임을 했습니다. 제4차 하리코프 전투를 다룬 Ring of Fire라는 게임이었습니다. 이 게임은 처음 해 봤는데 정말 재미있더군요. 한 세턴 정도 넘어가니 재미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몰랐습니다. 몸살기운이 있었는데도 계속 붙들고 있을 만큼 중독성도 있었습니다.

제가 소련군을 선택하고 000000님이 독일군을 골랐는데 실제 역사 보다도 소련군의 졸전이 두드러진 한 판이었습니다.

책을 가져가지 않아서 부대 배치는 임의로 했습니다.

8월 3일 전투 개시 직전의 상황
일단 전투 첫 날 부터 돌파구 하나 제대로 못뚫었습니다. ㅋㅋㅋ

8월 4일의 상황
결국 8월 7일이 되어서야 독일군 제1방어선의 좌익을 겨우 겨우 무너뜨렸습니다만 이미 아군 기동부대의 손실이 경악할 수준이었습니다. ㅋㅋㅋ

8월 7일의 상황
그리고 슬슬 독일군의 기동예비들이 속속 도착하여 아군 기동부대에 막대한 타격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8월 10일의 격전으로 기동부대의 손실이 너무 커져서 일단 기동부대들을 재정비 하기로 하고 전선을 소총병사단들에게 인계하기 시작했습니다.

8월 10일의 상황
일단 아군 전선 좌익에서 돌파도 못하고 놀고 있던 기동부대들을 모조리 소환해서 아흐티르카 방면의 돌파구로 집결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독일군은 지연전을 실시하면서 여유있게 제2방어선으로 후퇴.

8월 12일 게임 종료 당시의 상황

그러나 8월 12일 마지막으로 대공세를 펼치기 전 두통이 심해서 게임을 접었습니다.

아. 그런데 정말 머리 숫자로 밀어붙이는 소련군의 이미지를 잘 구현한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독일 전차의 사격 마다 터져나가는 T-34들 덕분에 게임을 하는 동안 진짜 실컷 웃었습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소련군이 이 정도로 졸전을 했다면 바투틴과 코네프는 시베리아 구경을 했을듯 싶더군요. ㅋㅋㅋ